사토라레 이렇게 감동적인 영화일줄은 몰랐다

최백 작성일 05.11.19 00: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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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수차례 울궈먹기로 소개하던 일본 영화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고 또 다른 영화는 '사토라레'였다.

영화정보프로그램은 소량의 스포일러 성 멘트를 포함하고 있어 되도록 안볼려고 노력하다만 밥먹다가 우연히 채널을 돌리면 항상 사토라레를 소개하고 있었다. 적어도 다섯 번은 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이 영화가 방송사의 눈에 띄게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웬지 마음이 끌리지 않아 보는 단계까지 다가가진 않았다.

그렇게 질질 끌다가 몇일전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게 되었다. 역시 영화정보프로그램에서 눈 비비고 소개한 작품이다. 뭐 별거 있겠나? 소개해 준대로 나왔겠지 하고 봤는데... 예상을 깨고 난 그만 울어버렸다.

난 그제서야 영화정보프로그램이 (적어도 멜로코너에서 만큼은) 스포일러 성 멘트를 자제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런 마음으로 사토라레를 보게 되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사토라레란 일본 전역에 존재하는 일곱 명의 천재들로 그들 모두 아이큐 평균이 180이 넘는다. 그들 모두는 첫번째 케이스를 제외하고 다섯 명이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박사 과학자 등으로 성공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사토라레의 가장 큰 특징이 사토라레의 마음이 사념파로 퍼져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이 전달된다는 것이었다. 사토라레는 자신이 사토라레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며 알게 되는 순간 강한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고 하여 정부가 이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영화의 시작은 비행기의 추락사고서부터 시작된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출동한 자위대원들이 잔해더미에서 한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구조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의 목소리가 아닌 사념파였던 것이다. 비행기 사고 현장에서 일곱번째 사토라레가 발견되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현재에 이른다.

정부는 일본 어느 현에 노인에게 사토라레를 맡기고 그 현 사람들에게 사토라레 보호법에 동참하도록 요구한다. 대가는 현에 커다란 이득으로 돌아가고 사람들은 이 사토라레, 켄이치가 자신이 사토라레인 것을 모르도록 조심스럽게 연기한다.

트루먼 쇼를 보신 분들이라면 상황이 어떨지 이해가 갈 것이다.

이 현에 한 여성 감찰관이 파견되는데, 그녀는 정신과 담당으로 사토라레와 주변 상황을 정부에 보고하는 임무를 띄고 있다. 그녀, 요코과 켄이치의 만남. 요코는 켄이치의 주변에서 켄이치의 상황을 관찰해가며 그의 행동의 특성을 보고해 올린다. 그러던 중 요코는 켄이치가 동료 메구미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요코는 메구미가 사토라레와는 사귈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된다.

한편, 위원회는 요코의 보고(켄이치의 짝사랑)를 받고 켄이치를 인재로 키우기 위해 짝사랑이라는 감정을 무너뜨리기로 결정하여 보고를 올린 요코에게 임무를 부여한다. 바로 축제를 통해 메구미에게 훌륭한 애인을 보여주어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 것이었다. 켄이치는 메구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반지를 준비하지만 그녀가 병원에서 반지는 의사가 착용해선 안된다며 거절했던 사실을 떠올린다. 그러나 메구미는 가짜 애인이 준 반지를 켄이치가 멀찌감치 보는 앞에서 끼워버리고 켄이치는 좌절하고만다. 이를 본 요코가 켄이치를 위로하고 켄이치의 감정은 엉뚱하게도 요코에게 향하고 만다.

영화는 초반부에 코미디라는 장르를 약간 엉성하게 이어나가면서 지루하게 드러냈다. 그렇게 지루하다기엔 또 무리인게 전개와 인간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깔끔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후반부로 넘어가선 스토리에서 설명한 것 처럼 사토라레인 켄이치의 사랑이 아닌 켄이치 자신의 자아 문제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에게 병이 생기면서 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요코는 그런 사토라레에게서 사토라레의 외로움과 그 역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정부가 내릴 켄이치에 대한 조치를 막으려 애쓴다. 이 과정이 매우 흥미로우며 끝에 다다라선 눈물샘이 넘치도록 슬프고 감동이 요동을 친다.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 앞의 지루함을 문제삼지 않을 정도로 후반부의 감동은 매우 훌륭하다. 사토라레가 자신이 누구인가 아는지 모르는 지에 대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사토라레 켄이치를 정성스레 키워준 할머니의 병과 그의 자아가 충돌하면서 감동의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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