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홍콩 느와르물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코흘리개시절에 영웅본색,첩혈쌍웅,천녀유혼을 본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런 제가 이 영화를 친구의 추천으로 별 생각없이 보고나서 엄청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냥 서로의 역할이 바뀐다는 설정이 재미있을 것같아 봤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격정적인 감동을 주더군여. 표면적으로 경찰이지만 조직의 일원인 것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람과 경찰이지만 조직원으로 신분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람. 이런 모진 운명속에서 두 사람은 더 이상 이용가치를 상실하고 서로가 총부리를 겨누며 믿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생존이 목적인 사람에겐 눈에 보이는게 없게 되지여. 삶은 때로는 자신의 선택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같은 상황이 있나 봅니다.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찾아 발버둥쳐보지만 권력과 조직의 뜻에 따라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주인공이 너무 불쌍하더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