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몇 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람객들이(여기 분들 포함) 킹콩을 매우 감명깊게 보신 듯합니다..
특수효과 및 사건의 긴장감, 그리고 야수와 인간의 사랑(?)까지.
워낙 잼께 봤다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잔뜩 기대하고 봤습니다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생각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음..이건 사실 영화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요..
우선 특수효과나 킹콩 및 여러 괴수들의 묘사, 그리고 이들의 액션에 있어서는 역시 엄청난 박진감과 재미를 주더군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과 아~주 매끄럽게 처리된 각종 캐릭터들이 그야말로 살아있는 듯, 진짜 모험을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티라노와 킹콩의 3:1 대결.. 그리고 큼지막한 벌레들과의...으으
이런 건 정말 보면서 심장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멋지더군요..
그러나, 영화의 다른 면에서는 이만큼의 만족감을 얻기 힘들었습니다. 일단 줄거리...줄거리는 어차피 고전 영화의 리메이크라 크게 다를건 없죠...다들 아시는 바로 그 줄거리..
사건의 인과관계라든가 동기 부여 등... 그런 곁다리 살이 조금 더 붙었을 뿐 기둥 줄거리는 뭐 다들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리고 이 줄거리가 영화의 신선도를 조금 떨어뜨리죠.. 킹콩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봤다면. 꽤 재미있는 줄거리입니다만.. 워낙 알려지고, 되풀이된 내용..게다가 1930년대의 상상력은 지금 시점으로 봤을때 아무리 화면이나 곁다리 살로 꾸며준다 해도 뭔가 2% 부족한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특히, 킹콩과 여주인공의 사랑(?)에서.. 이걸 과연 사랑이라고 불러야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기가 약하죠..
처음에 그냥 납치(?)로 만난 둘은 약 이틀에 걸친 시간 동안 서로 재롱 떨기/공룡으로부터 지켜주기/함께 노을을 쳐다보기 등의 몇 안되는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서로에게 이끌립니다.. 그러나, 호감을 갖는 정도라면 모를까,, 목숨을 버릴 정도까지 애절해져버린 킹콩의 감정은 왠지 너무 성급합니다;;;
사람으로 친다 해도,, 그렇게 빠르게 사랑에 빠잔다면 뭔가 조금 더 명확한 동기를 보여줘야 할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사랑을 느끼기엔 뭔가 부족합니다.)
또한 그냥 킹콩이 짐승으로써 느끼는 감정이라면 더더욱 이렇게 쉽게 빠져들 수 없습니다. 원시림에서 약육강식에 의존해 살아온 야수가 귀여운 재롱(?)을 조금 보았다고 쉽게 마음을 연다는것도...좀 그렇네요...^^;;
이러나저러나 결국 목숨을 버릴 정도로 애절한 사랑이라는 표현은 조금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냥 다만,, 킹콩이 여주인공에 대해 "나는 이 생물이 마음에 들었다. 지켜주고 싶다" 라고 느끼고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에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 또한, 그냥 지켜주다 보니까 어찌어찌 목숨까지 잃게 되었다..는 그런 상황이 되버린 것이지
킹콩이 굳이 "여주인공을 지키려는 일념하에, 사람을 상대로 뻔히 죽을 것을 아는 싸움을 걸었다" 는 식의 해석은 역시 잘 안맞는 것 같습니다.
뭐, 어쨌든, 영화가 재미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3시간동안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임은 저도 동감!!합니다. 그러나..
영화의 해석에 있어서 킹콩과 여주인공의 사랑에 지나친 비중과 확대해석을 하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는 것이 제 의견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