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엑스맨3

달콤한베지밀 작성일 06.07.13 03: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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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팀버튼의 손을 떠난 배트맨이 조엘 슈마허에 의해 3류 액션영화가 되었듯 엑스맨도 그 꼴이 나면 어떡하나.

브라이언 싱어가 2편을 끝으로 수퍼맨 리메이크를 맡겠다고 했을때 들었던 생각이었다.

물론 브렛 레트너도 러시아위 시리즈를 통해 액션코미디를 꽤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문제는 엑스맨이 그렇게 만만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엑스맨은 원작부터 마블코믹스의 케릭터들 답게 돌연변이 증상으로 인하여 초능력을 갖게되나 그로인하여 생겨나는 정체성의 혼란 인간과의 공존 등 복잡다단한 설정이 들어있는 작품으로

브라이언 싱어는 여기에 현실에서 부딪히는 인종차별에 빗대어 나름의 색채가 분명한 히어로 영화를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이번 작을 마지막으로 끝나게 되는 3편은 과연 어떠할까..

우선 영화는 2편에서 벌어진 진 그레이의 사망 때문에 세이비어 교수를 따르는 선한 편의 엑스맨들이 내부갈등을 겪고 인간들이 돌연변이 증상을 없엘 수 있는 치료제를 발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진 그레이는 원래 엑스맨들 중에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존재로 그로 인한 부작용을 염려한 세이비어 교수가 뇌파를 조종하여 일부능력을 봉인해 두었었다.

그런데 진 그레이와 연인관계였던 스캇(사이클롭스)이 그녀가 죽은 호수에 찾아갔다가 다시 부활한 진그레이에게 죽게 된다.

이는 세이비어 교수가 봉인해 두었던 그녀의 다른 인격인 피닉스로 부활하게 된 것으로 통제불능의 엄청난 물질제어능력으로 엑스맨 기지를 탈출한다.

그리고는 그녀를 막으려는 세이비어교수 역시 죽여버리고 악한 엑스맨들의 대표 메그니토를 따라 가게 되는데...

문제는 이야기의 전개 구조가 피닉스를 중심에 두고 그녀를 진 그레이로 되돌리려는 선한 엑스맨들과 힘을 이용하려는 악한 엑스맨들이 들러리가 되면서 각 케릭터들의 개성 또한 사라져 버린다는 점이다.

울버린이나 스톰, 사이클롭스등이 1.2편에서 충분히 능력을 보여줬다지만 그나마 울버린이 조금 도드라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리고 더구나 새로이 등장하는 아이스맨이나 클로서스 역시 가지고 있는 특수능력으로 약간의 활약을 하지만 전체적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케릭터들을 적절하게 조율하는데는 실패한 듯 보인다.

가장 황당한 것은 여타 엑스맨과는 좀 다른,... 날개를 가지고 태어난 아크엔젤이라는 케릭터가 등장하는데 그 능력으로 기껏 한 것이라고는 옥상에서 떨어지는 자신의 아버지를 구한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전작이 자신들이 가진 능력에 버거워하며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사뭇 진지한 내용이었다면 이번 3편은 그 능력만을 전면에 내세우고는 그것을 뒷받침할 세세한 네러티브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단점인 듯 하다.

뉴욕 맨하탄에 있는 거대한 다리를 메그니토가 들어 올리는 씬이나 마지막 전투에서 폭주한 피닉스가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씬이나 액션의 규모는 커졌지만 이야기의 구조는 무척 앙상하고 단순해졌을 뿐이다.

또한 서로 다른 존재들에 대해 인정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엑스맨 케릭터들간의 사적인 연애감정을 먼저 내세움으로써 그러한 무게감을 많이 희석시켜 버린다.

좌우지간 곧 개봉할 예정이며 미국에서는 다빈치코드를 단번에 몰아냈다는 엑스맨 3편 최후의 전쟁이 얼만큼 흥행에 성공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보다 휠씬 궁금한 것은 브라이언 싱어가 만드는 돌아온 수퍼맨의 고생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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