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없는 것들

식반 작성일 06.11.01 0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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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어중간


아주 재기발랄한 경고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고적부터 인간의 호기심은 막을 수 없다 그랬나?...
판도라의 상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내눈으로 확인하고 싶은게 사람맘인가부다.
기어이 무슨맛인지 먹어보고 판단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는데, 이건 정말...

완전 " 쒯 따 빡! " 스런 영화였어!!!

요목조목 구석구석 핀포인트까지 지적해줬었던 웃어야할 부분에서 웃음이 안터지고 울어야할 부분에서 코끝이 찡~해지지 않는 아이러니함이 보는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어버리더라.

코믹과 감동, 사회성 짙은 풍자적 메세지까지 품어안으려고 했던걸까?
애초에 혀짧은 자발성 벙어리가 반드시 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 예의 없는 것들만 골라서 청소한다는 코믹반 감동반인 범벅스런 컨셉이 균형을 잡지 못한 채 군대 고문관이 제식훈련에서 왼발과 왼손이 같이 올라가고 오른발과 오른손이 같이 올라가는 아주 웃지못할 걸음걸이를 해나가는 것 같은 모양새를 지켜봐야하는 것이 너무 괴롭더라.
그리고, 특별출연이라하기엔 과다할 정도의 분량과 비중으로 등장한 김민준은 왜그래?
"다모" 장성백의 대사톤 그대로드만! 현실감없는 캐릭터들의 집합이라는 것에 크게 일조한 김민준은 영화의 재미를 아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데 큰 책임이 있다고 봐.
말도 안되는 첫사랑 코드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감명받고 삘받았던 부분들만 짜집기해보려고 한거 아닐까?
나무들에만 신경쓰려고 하다보니 전체적인 숲의 조경을 망쳐버린 것 같아...
그럼 나무들은 괜찮았냐고?
당연히 "쒯 따 빡!" 이었지~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듯한 캐릭터들이 개연성이 거의 없는 상황들 속에서 삐그덕거리는 학예발표회같은 이 촌극을 내가 겪었다는 것이 너무 억울해...

그래도 킬라 총대장의 대사 몇마디들은 간간히 웃음이 나오게는 하더라...
순전히 그 양반 보는 재미로 봤어.

아...호기심과의 싸움에서 이겼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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