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누구나 나름의 고민이 있구나

이민석 작성일 07.01.01 15: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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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영화를 다 본후 여운이 참 오래가더군요. 관객 스스로 답을 찾도록 만드는 점이 이 영화의 힘이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으면서 지루하지 않게 편집의 묘미를 잘 살렸더군요.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구요.

영화를 다 본후 떠오른 생각은 세상은 결코 나 혼자만 사는 곳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더군요. 나의 작은 행동 하나가 어떤식으로든 타인에게 좋게든 나쁘게든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들이 각 나라별로 여러명 등장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같은 감독의 예전 작품인 '아모레 페로스'를 무척 인상깊게 본 저로서는 이 영화도 어느정도 기대를 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감독 특유의 옴니버스식으로 여러가지를 세세하면서도 의미있게 보여주려 애쓴 흔적이 보였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멋진 차, 이쁜 마눌, 멋진 남편, 대궐같은 집 , 전세계를 여행하며 평생 써도 남을 정도의 돈...이런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라도 삶의 권태와 지루함,자잘한 사건 등 그 나름의 고통은 땔래야 땔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면에 제3세계의 못살고 잘 못먹는 사람들도 그 나름의 문화를 지켜가며 소박하게 사는 모습에서 삶의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도 있구요. 정말 세상은 이런 것을 볼때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경에 사람들이 바벨탑을 쌓으려는데 신이 인간의 언어를 여럿으로 만들어 의사소통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죠. 결국 하늘을 찌를듯 높은 탑을 쌓으려는 인간의 이상은 이러한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해 고통속으로 빠지게 되죠.

때로 인생은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삶의 바벨탑(행복)을 쌓으려 해도 도저히 어찌할수 없는 순간이 있나 봅니다. 또한 자신의 이해가 걸린 선택이나 갈등의 상황에서 사람의 내면의 모습이 어떻게 극단적으로 나타날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더군요.

주인공들 각자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평소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나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며 열등감이나 우월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구상에는 나보다 못살고 가난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해피엔딩도 아닌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결말도 아닌 오픈된 끝맺음으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작품성면에서 왠만한 블럭버스터보다 훨씬 멋진 영화입니다. 초강추합니다.

P.S. 영화 후반부 트레몰로 기법의 기타선율이 감동의 안습이더군요. O.S.T. 발매되면 꼭 사고 싶어젔다는...

2007년(64회) 미국 골든글러브 최우수영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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