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천. 한국 무협의 역사를 새로 쓴다니 어쩌니... 하며 광고 때리고 선전하던 영화. 원래는 안볼려고 했던 영화이지만, 송년특집인지 먼지로 보여준 '라스트 사무라이'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기대하며, 보러 갔지요.
결과는 대실망. 무엇이라 꼬집어 말해야 하는데 일단...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세계관 자체가 억지라고 말해야 하는지...
퇴마무사인 이곽(정우성)과 소화(김태희)의 사랑.. 아니 애정전선이라 말해야 하나.. 과거의 회상장면을 보여주긴 보여주는데, 왜 이들이 그토록 사랑하고 또 슬퍼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모랄까... 김밥에 단무지가 안들어있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적어도 무협이라면, 화려한 검무는 못할망정 뇌려타곤이라도 보여줘야 하는데 그냥 여기도 쳉쳉쳉 저기도 쳉쳉쳉 장면은 모션 취하면 CG. 싸우는 소리 들리면 잘생긴 얼굴보여주고, 이쁜 얼굴 보여주다 끝나고 차라리 마네킹을 가지고 싸움 시키는게 나았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예산도 절감되겠다... 중국무협영화를 보면 배우들이 힘들게 연습해서 검무보여주고 전체화면으로 싸우는 모습보여주고 하나못해 검을 CG를 써서 이기어검으로 날아가게 한다면 그 검을 막는냐고 모션이라도 화려하게 취해주는데, 이건 그냥 소리만 들리는 정도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이니... 차라리 라스트 사무라이의 격전씬이 훨 재미다고 해야 하겠네요. 아니지 요새 재미있게 보고 있는 대조영의 액션씬이 훨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영화보는 방법은 1. 아무 정보도 없이 간다. 2. 맘에 들면 본다. 3. 아무 생각없이 본다. 4. 그 영화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한다.(제목이든 내용이든) 5. 중요장면이라고 생각되는 점을 생각한다.
대충 이렇습니다. 근데 중천은 사전 정보없이 볼수가 없으며, 아무 생각없이 보기엔 내용의 연관성을 찾기도 힘들고 중요장면이 무엇인지 알수도 없으며 중천이란 제목에 맞게 49일간 영혼이 머무는 그 세계자체가 중요한 것도 아니죠.
그냥 악인으로 나오는 반추(허준호)는 왜 세상을 바꾸려 하는지조차 의도된 것이 없이 세상을 바꾸려 하며, 세상을 바꾸려 할때 필요한 것을 싸그리 무시하며 독불장군안하무인의 결정체를 보여주죠. 하다못해 역모를 꿰하더라도 '민중을 위하여'라는 명목이 있는데 영화에서 반추는 그냥 맘에 안드니 바꾸겠다는 심보인 거죠.
세계관 자체가 너무 큰데, 그것을 단 한편의 영화에 압축하려다 보니 삭제시킨게 많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성형님과 태희누님의 얼굴빨로 밀고 나갈려고 했던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세계관이 크다면 시리즈로 내놓던지...쩝... 연관성과 옥의티를 찾자면 도무지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영화더군요.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감독이 정해놓은 중천의 세계관과 인간관계등 소설 한권짜리 구조물을 먼저 보고서 이해를 해야 할 것이라 생각이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