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우수함
[스포일러 있을수도??????]
만화든 영화든, 요즘 일본에서 뭔가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펼치는 것은 어딘가 서로 닮아 있는 듯 하다.
바로 일상.
한국이 거대담론(과거사,정치,페미니즘,색깔론 등)에 휘말려 있다고 한 다면,
일본은 현실과 일상에 대해 잔잔하게 응시한다고나 할까.
과거 '시가테라' 라는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를 읽고 나서 받은 느낌을,
조제,호랑이,그리고 물고기들 이라는 영화에서 다시 느꼈다.
사람은 일상에서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얻기 위해 극장에 들어선다.
그래서 영화들은 대부분,현실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사람들과 사건들을
보여주곤 하고,그래야 영화는 히트치기 마련이었다.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중, 그렇지 않았던게 있었던가?
그러나 요즘의 일본영화들은 그저 현실을 보여주려 할 뿐이다.
그리고 그 궁극이라 할만한게 이 영화 [조제,호랑이,물고기]다...
현실적으로는 도무지 성취되기 어려운 사랑, 바로 장애인과 킹카의 연애.
보통 영화에서라면 장애인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 서로 사랑하고 결합한다는
해피엔딩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솔직히 현실에서는 정말로 장애인과 멋진 이성이 결합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데도,
이 영화는 현실보다 훨씬 현실적이려고 한다.
온갖 여자를 휘어잡고 돌아다니던 바람둥이 킹카가 값싼 동정심에서 장애인 여성과 연애질을 벌여 보지만, 결국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를 못해 버리고 떠난다는
이 이야기는,그저 삶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 음식 처럼 너무 담백해서 씁쓸하다.
장애인인 여자주인공이 밀어줄 사람이 필요없는 휠체어를 구입하여,혼자 요리하며
쓸쓸하지만 굳세게 다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결국 이 영화가 보여주는
진짜 삶 속의 사랑이다.
결국 조건이 충족될 때,거기서 사랑을 덧칠하게 마련인 인간이라는 동물을
바람둥이 남자주인공은 유감 없이 보여준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든 조건이 좋은 옛날 킹카 애인에게 돌아가는 모습.....
솔직히 이 장면이 나오기 전에,조제(장애인여자)로부터 달아나는 바람둥이를 보면서
나는 속으로 " 저 새끼 결국 우에노 주리(킹카애인역)에게 돌아가는 구만.." 하고 생각했다.
근데 정말로 우에노 주리 한테 가더라.음... 역시 리얼리티...
조제와 함께 살아갈 자신은 없으면서,조제를 버리고 떠나는 자신이 혐오스러움은 견딜 수 없는 바람둥이 새끼.....
뭐..... 잔잔하고 아름다운 영화였다.영상도 나쁘지 않다.
벌써 일본영화의 수준은 이 정도 까지 되는 건가....놀랐다.
물론,영화,소설,게임,만화,애니 등이 완전히 상호 의존성을 띄고 결합하여,
상부상조 하고 있는 일본문화의 위력이 발휘되고 있음을 느낀다.
근데 우에노 주리 진짜 키크고 늘씬하더라...
히로스에 료코 처럼 일찍 결혼해서 뭐,베드신 같은거 안보여줄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흠.... 노다메 같은 바보캐릭터에서 다른 배역으로도 얼마든지 넘어가는게 가능할 여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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