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텍사스] 길 위의 망각들(영화에 대한 노출성 있음!)

hnefog 작성일 07.04.01 00: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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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막막한 황야를 끊임없이 걸어야 했는가?

 

과거의 모든 길로부터의 도주, 자신도 잊어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조차 잊어야했던 한 남자의 치유의 여정.

 

아이다호 때부터 길이라는 단어는 왠지 낯설지 않은 단어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때부터 모든 로드무비가 내 영화처럼 느껴졌고 결국 파리, 텍사스라는 영화와 만나게 되었다.

 

로드무비의 거장 빔벤더스, 그가 보여준 사랑은 가슴 시릴정도로 푸른 과거의 아픈 추억이었다. 결국 부분적인 치유만을 안겨준 채 사라져간 트래비스의 등이 아직도 라이쿠더의 무거운 기타선율과 함께 마음에 남아 견딜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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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감상 펌(http://blog.naver.com/hipuplee)

 

# 트래비스는 계속 걷고 있다. 빨간 모자를 쓰고 무작정 앞만 보고 걷는다.

 

아내와 아들을 떠난 그는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 했다. 그는 자신의 심정을 말해줄 수 있는 말을 잃었다. 그리고 차츰 과거의 기억을 잊었다. 가장 먼저 잊혀진 것은 아픈 추억이었고, 그 다음 친구들과 가족들이었다.

 

그 시간이 4년...트래비스는 결국 자신마저 지워버리려 했다.

 

그러나 도망치려 해도...현실에서 벗어나려해도...결국 4년전의 과거, 아니 현재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망각의 여행, 자신을 버리려 했던 여행을 끝내고 지워버렸다고 믿었던 아픈 과거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그 다음 그를 기다린 것은 자신으로인해 상처받은 가족들에게 4년동안의 일글과 자신이 겪었던 아픔, 고통을 얘기하는 일이었다. 그것이 치유요...자신이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는 사랑하는 아들과 아내에게 4년동안의 아픈추억을 모두 말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모습을 분명히 봐야했고...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정상으로 되돌려놓아야 했다.

 

그리고 나서야 트래비스는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됐다.

 

# 트래비스 : 헌터야. 아빠다. 내가 아빠란 걸 보여주고 싶었어. 넌 그걸 가능하게 해줬지.

하지만 무엇보다 바라던 것은 실현되지 않았어. 이제야 알게 됐다. 넌 엄마와 함께 있어야 된다는 걸.

 

그걸 갈라놓은 건 나고 내겐 둘을 다시 합치게 할 의무가 있어. 너와 함께 머물 수 없는 건 과거를 치유할 수 없어서야.

그게 진실이야. 그 일들을 기억조차 못하겠다.
일종의 공백 같아. 그것이 날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내몰고 있어. 그리고 이젠 두렵이 않아. 또 다시 떠돌면서 무슨 일을 겪게 될지 말이야. 더욱 두려운 건 그것에 맞설 용기도 없다는 거지. 사랑한다. 내 목숨보다도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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