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오브헤븐(감독판)에 대한 잡담 및 감상

hnefog 작성일 07.03.24 23: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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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감춰야할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의롭지 못하다는 이야기이다.

 

작은 악에 지혜를 일깨워야만 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네 심장이 죽음과 맞대어 박약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불쌍한 일이다.

 

죽음에 두려워할 마음이 있다면 생의 의지는 남아있는 것.

 

쓰레기의 향취를 품기며 세상의 밤에 키스하는 자들이여

 

들리지 않는 신의 목소리 앞에 고개 숙여야 한다.

 

모래섬 사이로 어두운 그림자 드리우며 나타나는 형체.

 

용기가 있다면 달려가 싸울 찌어다.

 

자비로운 세상을 꿈꾸며 약자를 돕고 선행을 하는 일

 

그것은 용기있는 자들의 이름이자 평화의 이름이다.

 

무너져내리는 성 위에서 모래를 뱉고 가슴을 편다면 분명 길은 열려있을테니, 돌진하여라.

 

심장이 타오르고 타올라 잿더미만 남을때까지....

 

나와 함께 하겠나?

 

 

 

리들리 스콧이라는 감독은 유난히 애착이 가는 감독 같습니다.  그가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기도 하지만 그의 영화에는

 

독특한 자신만의 경험이 녹아있는 느낌때문이랄까요? 킹덤오브헤븐을 봤습니다. 제가 워낙 중세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영화 자체가 잘 만들어진 영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영화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생동

 

하는 듯한 인물들의 감정,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잘 짜여진 스토리플롯, 아름다운 음악, 멋진 영상, 좋은 주제의식 정도면 충

 

분히 만족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를 아신다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

 

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발리언이 영지 이벨린을 보건 할 때 백성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든지(이 때 올란도 블룸은 정말 매력적

 

이더군요.) 영화 중간의 막간이라든지 영웅에 대한 시각이라든지....이렇게 선대 감독이 후대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그것

 

이 영화 선진기술이 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좋은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참 보기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즈음 영웅들에

 

대한 영화가 많이 나오는데 킹덤오브헤븐에서는 한 영웅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그리면서 영웅의 탄생, 권력의 계승, 소명을 이

 

루는 과정까지를 잘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보통의 인간이 큰 일을 이루기까지를 담담하게 잘 연기한 올랜도 블룸의 연기도

 

마음에 들구요.

 

 

 

영화의 배경은 예루살렘인데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승천한 곳이죠. 왠지 예술적인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멋진 배경들이 있

 

습니다. 신에게 가장 가까운 성지라 하지만 이곳에는 성지를 둘러싼 인간들의 분쟁만이 가득하군요. 그런 일면을 비판하면서

 

발리언은 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합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당시 이스라엘의 위선과 잘못된 율법들을 비판하셨던 것처

 

럼 말이죠. 몇몇 대사에서 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듯한 기미가 보이기도 하는데 진정한 종교의 의미를 생각하기 위한 것들이

 

라 생각합니다. 저는 리들리 스콧은 아니더라도 극작가라든지 영화의 일원 누군가 분명한 종교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

 

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신성한 느낌에 대해서는 처리를 할 수 가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예루살렘의 왕은 문둥병자입니다.

 

문둥병자는 이스라엘에서 죄인이라고 생각되어져왔으며 낮은 계급에 속합니다. 그런 자가 왕의 신분이라는 것은 기존의 계급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프리가 아들인 발리언에게 왕을 지키라고 말하고 왕에 대한 충성심 같은 것들이

 

표현되는 것은 계급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라할 수 있겠네요. 시대적 배경을 그린 만큼 그런 부분에서 벗어날 수 는

 

없었겠지요.  조금 모순된 일이긴 하네요.

 

 

 

영화 300과 킹덤오브헤븐은 비교감상 측면에서 그것도 꽤 좋은 일인것 같습니다. 두 영화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

 

고 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는 공통점이 있죠. 300이 허구 80% 사실 20%정도라고 하면 킹덤오브헤븐은 50%대50%정

 

도라고 봅니다. 300의 영상은 고전명화들처럼 비장하고 미술적인 이미지라고 하면 킹덤오브헤븐은 밝고 활기차며 경건한 느

 

낌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300은  소규모적인 촬영에 CG를 사용한 장면이  많다면 킹덤오브헤븐 넓은 관점에서 보는

 

대규모 촬영에 물량과 사람들이 제대로 투입된 영화같네요. 서사적인 측면에서는 킹덤이 감독판에 시간까지 제한이 별로 없

 

으니 우세한 것 같고, 플롯의 구성은 둘 다 뛰어난 것 같습니다. 흥미와 흥행성은 300이 우세한 것 같고 킹덤오브헤븐(감독판)

 

은 정말 DVD로 집에서 보는 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중간에 좀 쉬기도 하구요. 예전 벤허같은 영화들은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

 

하고 흥행했는데 요즘 그러한 긴 러닝타임은 조금 무리인듯 합니다. 그런 것들이 영화의 제약이 된다니 조금 안타까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극장판과 감독판의 엄청난 차이가 이 러닝타임에서 발생하는 것이죠. 인물들은 킹덤오브헤븐이 워낙 쟁쟁한 캐

 

스팅이 많아서 우세한것 같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킹덤오브 헤븐이 심리적 상태를 서술하는데 유리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

 

때문인지 나은것같네요. 리암니슨(고프리 역)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역사적 배경을 담아내는 것도 300은 논픽션의 비

 

율이 크기 때문에 킹덤오브 헤븐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작가주의에서는 리들리스콧이 보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더

 

잘 표현 했다고 생각합니다. 잭스나이더는 흥행과 원작을 생각하다보니 조금 그렇지 못했겠죠.

 

 

 

아직도 하늘의 왕국(Kingdom of Heaven)은 오지 못했군요. 봉건적 질서와 인간의 불합리한 일들은 사라졌지만 종교적 갈등

 

들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악습으로 내려져 오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일들과는 다르게 인간의 무지함은 많은 것

 

들 악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랍인들은 스스로를 죄인이라 부르며 오늘도 칼과 코란을 들고 모스크를 향해 기도하는 억압의 세

 

상에 살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은 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잊은 채 흐려져 타협을 하고 약탈을 하고 있습니다. 아랍인들은 그

 

런 일들에 분노해 또 테러를 하고 있고 그런 일들에 분노해 또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이 공격을 합니다. 십자군원정과 살라딘

 

의 시대로부터 십수세기가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엇이 선이라 말하기는 힘듭니다. 우린 본성이 가지는

 

악의 한계선 안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예루살렘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

 

이 필요한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신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겠죠. 그렇다면 모든 것은 갖춰져 있

 

습니다. 당신에게도 소명이라는 원대한 계획이 있기 때문이죠. 의미없는 전쟁(nothing)은 멈추고 평화(all)을 가져와야 합니

 

다. 그렇다면 언젠가 하늘의 왕국은 도래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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