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미스터 브룩스 '당신에게는 마샬이 살고 있는가?'

이름가르트 작성일 07.08.27 1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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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스러운 남편이며 다정한 아버지, 건실한 사업가이자 자선가인 브룩스는 남부러울 것 없는 능력있는 가장이지

 

만 그에게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알아서는 안될 또 하나의 얼굴이 숨어있다.

 

 

 브룩스의 또 다른 인격인 '마샬', 반쯤 벗겨진 머리에 음흉한 눈빛의 그는 살인 중독을 끊지못하는 욕구를 브룩

 

스의 그림자 뒤에서 달콤한 말로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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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거부하려는 거야, 얼?"

 

 

 

 


 영화는 범인 브룩스와 형사 앳우드(데미무어) 이 두 인물의 관점에서 진행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와

 

는 달리 쫓고 쫓겨야할 두 주인공의 접점은 소소한 실마리 외에는 주어지 않습니다. 

 

 브룩스는 동반자 마샬과의 대립과 스미스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갈등 및 변화가 주된 반면에 앳우드는 골치아픈

 

이혼소송에 이은 탈옥와의 긴장감 있는 액션이 상당히 대조적으로 그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극 전개에 있

 

어서는 수동적이며 화는 스토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브룩스의 행보가 중심이 되어 보여집니다. 극중에선 이같

 

이 부수적인 서브플롯이 다수 등장해 메인스토리를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별개의 출발선에서 시작

 

한 이야기들은 결코 주인공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이것이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전개를 잘 잡아주게 됩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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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알이 머리를 관통한 시체들을 로맨틱하고 애정 넘치는 포즈로 꾸며놓는 연쇄살인마. 그의 범행 현장에는 어김없이 희생자의 피묻은 엄지손가락 지문이 남아있다.

 

 '엄지살인마'

 

 주인공 브룩스가 가지고 있는 충동의 이름이다. 증거하나 남기지 않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수많은 희생자를 유린했던 그를 경찰과 관계당국은 종적조차 잡지못하고 있다.

 

 

 

 

 

 브룩스와 마샬은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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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적 인격인 마샬은 냉정하고 지능적이며 욕망에 충실하지만 자신과 브룩스의 존재을 위해서는 날카로운 충고

 

를 아끼지 않습니다. 브룩스는 마샬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을 찾으며 기도를 읊조리지만 때로는 그의 말

 

귀를 기울이기도 하는 곤궁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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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걸 숨기고 있어, 훨씬 큰 거."

 

"그렇게 생각해?"

 

"나는 알아, 자네도 알고."

 


 

 

 브룩스는 어두운 또하나의 인격인 마샬의 꼬임에서 벗어나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지만 마샬은 내면의 욕구를

 

슬그머니 비추기만 할 뿐 그의 사회활동과 사생활을 방해하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양면의 이중성인 두 인격은 서로

 

를 배제하고 차단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토의를 하고 치밀어오르는 살인중독을 협조하며 해소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영상매체에서 보여주는 이중인격에 대한 소재와는 사뭇다른 구조일 것인데, 서로를 지배하기 위한 광기

 

가 아닌 다른 인성과 논리를 가지고 하나의 개체로서 살인중독이란 병에걸린 삶을 위해 두 인격이 공존하는 모

 

이채롭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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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은 극초반 마샬이 브룩스을 부추기고 충동질하는 부분에서 브룩스의 악한 내면의 발화라고 생각하게끔 장치

 

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브룩스는 마샬에게 의지하며 조언을 구하고 마샬은 브룩스의 위기와 좌절의 순간 냉

 

정한 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과 경고를 찔러 넣습니다. 비록 두 인격은 동일한 인지능력은 지닌 것이나 다름없

 

지만 언제나 한발 먼저 생각하고 뒤에서 냉철하게 상황을 정리해주는 마샬은 브룩스에게 있어 뛰어난 조력자이자

 

믿음직스러운 친구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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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터 브룩스에서는 꽤 다양한 코드가 숨어 있습니다. 스미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현대사회인의 불편한 본성

 

에 대한 이야기나 브룩스의 편린이었던 충동과 본능의 유전, 브룩스가 동경해 마지않던 앳우드의 바른 인간의 됨됨

 

이까지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생각할 수 있게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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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치아픈 퍼즐없이 잘 짜여진 스릴러물, 여러분께 '미스터 브룩스'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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