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감상문만 벌써 3번째군요< 써 봐도 써 봐도, 딱히 마음에 안 든달까. 제 글이 이 영화의 매력을 잘 표현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이예요ㅠㅠ 그래도 요즘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계열의 할리우드 하이틴 로맨스 영화에 끌리기 시작하는 시점이라서요. (이 영화는 하이틴 로맨스로 분류할 순 없겠지만ㄷㄷㄷ)
갓 브라운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 앤드리아(= 앤디) 삭스의 꿈은 글을 쓰는 것이다. 오랫동안 동경해 온 잡지 뉴요커의 기자가 되길 바라면서, 세계적인 패션잡지사 런웨이로 면접을 보러가는 그녀. 그 곳의 편집장인 미란다 프리스틀리의 어시스턴트로 1년만 일해도 원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앤드리아는 심중을 알 수 없는 미란다와 직접 대면한 후 그녀의 어시스턴트로 취직한다.
그러나 앤드리아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첫 직장생활의 즐거움과 동료들과의 발랄한 우정이 아니다. 화려함으로 번쩍거리는 현란한 패션계와 냉정한 상사와 동료들에게서 오는 멸시 뿐이다. 미란다의 무리한 요구를 따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앤디는 점점 지쳐간다.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앤드리아를 빤히 바라보는 미란다. 남들은 상상도 못 할 권력을 누리면서 모두에게 존경받는 미란다는, 남들이, 특히 자신의 어시스턴트인 앤드리아의 실수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미란다는 최선을 다했다는 앤디에게, "아니, 당신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 당신이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어?"라고 경멸하는 어조로 말한다.
미란다에게 꾸중을 들은 뒤 앤드리아는 달라지기로 결심한다. 일단 자신의 패션부터 런웨이에 맞춰야겠다고 결심한 그녀는, 나이젤이라는 사람에게 가서 옷을 골라달라고 부탁한다. 나이젤은 패션감각 제로에 촌스러웠던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련된 뉴요커로 바꾸어놓는다. 이제 선임 어시스턴트 에밀리나 다른 어떤 사람도 앤드리아를 비웃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런웨이에서 미란다 프리스틀리의 어시스턴트로 살아가는 삶에 적응한다.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하루종일 발을 동동 구르는 것도, 아침마다 스타벅스로 라떼 심부름을 갖다오는 것도 받아들인다. 그녀가 포기해야 하는 것은 가족, 친구들, 애인과의 시간과 따뜻한 고칼로리 수프, 여유있는 생활의 즐거움. 대가로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최상류층의 세계에 직접 섞일 수 있는 권한과 온갖 명품들, 명사들과의 교류다.
그녀는 디자이너가 연 파티에서 크리스천 콜린스워스라는 유명한 작가를 만나게 된다. 매너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그는 앤드리아에게 관심을 보이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말한다.
어느 날 미란다가 또다시 무리한 요구를 해 온다. 다음날 출판될 예정인 해리포터 시리즈 4권인 불의 잔을, 자신의 쌍둥이 딸들이 읽고 싶어하니 구해오라는 것. 출판되지도 않은 책을 구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발을 동동 구르던 앤드리아는 크리스천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고, 결국에는 해리포터 두 권을 얻어낸다. 미란다도 자신의 요구에 최선을 다해 응하는 앤드리아를 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남자친구인 네이트의 생일 날, 앤드리아는 갑작스럽게 파티에 따라오라는 미란다의 지시를 받는다. 에밀리와 함께 파티에 참석한 그녀는 명사들의 사진과 이름을 죄다 외우라는 과제를 받는다. 명사들이 다가왔을 때, 미란다가 그들의 이름을 물어보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 곳에서 나름대로 공을 세우고, 크리스천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앤디.
서둘러서 돌아오지만 이미 생일파티는 끝난 후다. 앤디는 네이트도 친구들도 자신에게 멀어졌음을 직감한다. 그녀는 네이트에게 자신이 뭘 어떻게 할 수 있었냐고, 너무 바빠서 눈 깜짝할 시간도 없었다고, 지난 몇 개월간 똑같이 반복했던 변명을 늘어놓는다. 두 커플은 다툰다. 달라진 여자친구를 조금은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네이트가 하는 말.
"주방보조나 하는 내가 누굴 탓하겠어.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초심을 잃지 말란 소리야. 처음에는 런웨이의 여자들을 욕하더니, 결국 너도 똑같이 변했잖아."
파리에서 크리스천 콜린스워스와 재회한 앤드리아는 그와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그의 호텔 방에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으면서 그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미란다가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는 것. 그 자리는 프랑스 런웨이 편집장 자리에 앉아있는, 재클린이라는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에게 갈 거라는 것이다. 붙잡는 크리스천을 매몰차게 뿌리친 앤디는 미란다에게 달려가 횡설수설한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앤드리아는 파리에 와서 보았던 상사의 인간적인 면모를 떠올렸던 것일까. 너무 바쁜 일상에 시달리다가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된 미란다가, 벌써 몇 번째일지 모를 이혼을 또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애들한테 정말 못할 짓이야."라고 멍하니 말하는 모습을 본 후, 악마같았던 상사 미란다 프리스틀리에게도 인간적인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녀의 마음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그러나 미란다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앤드리아의 말을 잘라버리고, 발표회장으로 향한다
미란다의 발표에서, 앤드리아는 큰 충격을 입게 된다. 그 발표는, 미란다의 퇴임 소식이 아니라 재클린이 파리의 수석 디자이너로 가게 되었다는 발표였던 것이다. 나이젤이 당연히 자신이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자리가 재클린에게 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앤드리아는 크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나이젤의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미란다는 처음으로 앤드리아에게 일 외에 다른 것에 대해 말을 건넨다.
"넌 어떻게 보면 나를 닮았어. 사람들의 심중을 궤뚫어 볼 줄도 알고, 본인을 위한 선택을 할 줄도 알지."
"아니오, 편집장님. 저는 편집장님을 닮지 않았어요. 편집장님이 나이젤에게 하신 일.. 저는 그런 일을 할 수 없거든요."
"벌써 했잖아, 에밀리한테. 너는 분명 널 위해 선택했어. 그건 네가 이런 삶을 원했다는 뜻이지."
"저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아요."
"웃기지마, 누구나 이런 삶을 원해. 누구나 다 우리처럼 되기를 원해."
그들이 리무진에서 내리자, 많은 기자들이 일제히 그녀에게 달려든다. 셔터 세례를 받으면서 어시스턴트인 앤드리아를 찾는 미란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앤드리아는 이미 미란다의 곁을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대로 차에서 나온 그녀는, 자신을 찾는 미란다의 번호가 찍힌 휴대폰을 분수대에 던져버린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은, 이런 삶, 화려하지만 거짓된 삶, 누군가를 쓰러뜨려야만 하는 냉정한 삶이 아님을 알기에. 깨달았기에 나온 것이다. 런웨이라는 황금 새장에서, 미란다 프리스틀리라는 화려하지만 외로운
미란다의 어시스턴트를 그만둔 앤드리아는, 다시 촌스러운 옷차림과 발랄한 성격으로 돌아온다. 안 좋게 헤어졌던 남자친구와 다시 마주 본 앤디는, 네이트가 요리사로 취직했다는 소식을 듣고 머뭇거린다. 두 커플은 다시 맺어진다.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이고, 앤디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이리라. 앤드리아는 한 잡지사에 면접을 보러간다. 런웨이에서 일하셨다면서요? 연락을 받았습니다만..이라고 운을 떼는 직원을 보며 앤드리아는 당황한다. 미란다가 자신이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나간 것에 대해 안 좋게 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다. "미란다가 직접 말했습니다. 그녀는 내게 큰 실망을 안겨 준 어시스턴트다. 그렇지만 그녀를 채용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멍청이다. 일을 잘했음에 틀림이 없군요."
런웨이의 일상은 똑같다. 목발을 짚고 절뚝거리면서도 새로 온 어시스턴트에게 텃세를 부리는 에밀리(그녀는 새 어시스턴트에게 "넌 전임 반만 따라가도 성공한 거야"라고 쏘아붙인다)와, 여전한 권력을 누리는 미란다.. 미란다도 똑같다.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런웨이를 지나치던 앤드리아는 차에 타는 미란다를 보게 된다. 약간 경직된 자세로 목례를 하는 앤디. 미란다는 가볍게 그녀를 무시하고, 앤디는 이제 저 쪽의 삶은, 내 인생과는 관계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그러나 미란다는 앤디를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녀는 유리창을 통해 주시하고 있다. 앤드리아를, 자신의 꿈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란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는 미소를 싹 거두고 운전석을 향해 퉁명스럽게 묻는다.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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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로렌 와이스버거의 소설, 주연은 앤 헤서웨이와 메릴 스트립- 꽤 재미있는 영화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소설이 더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화려'하답니다. 파리의 풍경들과 상류층의 파티, 온갖 명품들을 걸치고 등장하는 패션쇼가 얼마나 화려한지 몰라요. 책에서와는 달리 미란다를 인간미 있는 인물로 그렸지만요.
그리고 또 책이랑 다른 점! 남자친구의 직업과 결말. 책에서 남자친구의 이름은 알렉스이고 학교 선생을 맡고 있는 바른 생활 사나이였죠. 마지막엔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고요. 책에서는 일을 그만둘 때도 더 통쾌하게랄까.. 좀 신랄하게 그만뒀지만(웃음) 책을 안 읽으신 분께 스포일러가 될 까봐 더 이상은 쉿 하겠습니다.
또 놀랐던 것은 책에 비해 친구 릴리의 비중이 무척 적다는 거였어요. 음.. 어쨌든. 저렇게 힘들게 일하고 명품을 얻을 수 있다면, 난 아무리 희생당해도 상관없어!! 앤드리아가 일과 사랑 모두를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이 좀 아쉬웠던 저였습니다. 남자친구가 좀 더 이해를 해 주지 않는 것도 불만스러웠어요. 아직 저는 직장생활과 어른들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