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지마요 님의 지적과 관련한 글

NEOKIDS 작성일 08.07.08 12: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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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 다 좋은데 디지털상영관에서 확인한 결과 특수효과가 실망스러웠다니... 대단한 안목을 갖고계시네요.. 아무도 따라   오지못하는 헐리우드 영화 CG를... 단지 디지털상영관에서 영화한편 본 것만으로 CG의 티를 발견하셨다니.. 디워보시면서   는 엄청 눈아프셨겠네요 (디워 까는건 아님 -_-) ----   라는 지적을 제 핸콕 리뷰에서 해주셨기에.   한 번 또 땡기는 주제라서 끄적끄적 거려봅니다. 껄껄껄~     4개월동안, 이런 것들과 관련해서 국비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물론 진짜 업종에 근무하는 전문가님들 앞에서야 불도저 앞   에서 삽질하는 촌극이겠지만, 그래도 그 시간동안 배운 깜냥에서 설명드려 볼께요.     1. 디지털상영관에서 확인한 핸콕의 특수효과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     보통 이런 화면을 2K급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상영관 권고기준이 보통 2K이상이고 4K까지도 가능하죠.   풀 HD의 해상도는 (1920×1080) 이렇습니다. 2K가 이 수준이고 4K가 (4096×2160)까지 올라가죠.   그럼 이런 영상에서 사람 자체를 그대로 실사배경과 합성하는 것이 과연 말 그대로 쉬울까, 이런 질문이 도출되는데,   이건 아직 도전의 과정이죠. 핸콕은 그 도전의 과정에서 나온 것일 뿐입니다. 2K급 영상에서 아직까지 사람과 실제 배경과의   합성을 그럴싸하게 한 건 없습니다.   그럼 트랜스포머가 있잖느냐,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죠. 트랜스포머는 배경까지 전부 그린스크린에 CG처리를 한 것이기   때문에 광원효과를 잘 맞춰주면 어느 정도의 효과가 나옵니다. 하지만 실사 배경을 촬영한 상태에서 여기에 사람의 실제 움직   임을 그린스크린화 한 후 그 실사촬영과 사람의 움직임을 같이 집어넣다 보면 어느 정도 핀트가 어긋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좌표를 집어넣고 그 좌표대로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들을 보면서 합성하는 유틸의 편의도 있습니다만, 그건 카메라가 고   정된 샷을 보여줄 때의 이야기고, 핸콕의 나는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막 따라가잖아요. 이것을 어떻게든 해결해 보기 위해서   핸콕에서는 카메라의 핀트가 사람의 핀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식으로 휘저어 놓습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자연스런 화면을   추출해내기는 상당히 어렵죠.        여기에 빛의 문제까지 끼어듭니다. 광원에 따라서 색은 천차만별로 바뀝니다. 아무리 자연광 아래서 그린스크린질을 했더라   도 그 자연광의 각도가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느낌은 엄청나게 변하죠. 그런 부분에서, 핸콕은 광원과 그 광원들에서 나오는   색감까지는 완벽히 컨트롤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핸콕이 도로를 박차는 모습들이나 차도에서 강도들을 쫒는 부분들에서 티가 났지요. 거기에 하나 더, 핸콕의 착지장면이나 다   른 여타의 도로 부서지는 장면에서도, 다른 님이 올려주신 사진 하나에서 티가 나지만 그 도로가 부서진 조각들을 명밀하게   표현하지 못했죠.   2K급의 화면이라면 적어도 모래알갱이들 정도는 카메라 앞으로 튀어주든가 했어야 더 실감이 났을 법한데, 일단 부서지는 큰   덩어리의 질감조차도 약간 엉성한 정도입니다.     이런 까다로운 부분들을 없애기 위해서 아예 모든 걸 CG로 발라버리고 사람까지 만들어 넣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바로 스   파이더맨 3 이었죠. 스파이더맨이 날아가는 장면의 화면 안 그 모든 것들이 전부 CG였대능거.   (사족으로 재미있는 한 가지 팁. 스파이더맨3에서 스파이더맨이 철골구조물 위에서 업샷으로 샌드맨과의 크기를 대비해 보여   주는 짧은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철골구조물 밑을 보시면 판때기처럼 덜덜 떨리는 게 보일거에요. 철골구조물 겉판이 그   렇게 떨릴 수는 없는데, 이건 유틸로 랜더링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버그랩니다. ㅋㅋㅋㅋㅋ)     그런 면에서, 핸콕의 도전정신이야 높이 사줄만 하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쵸큼 실망스러웠다고 하는 겁니다.     2.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는 헐리우드 CG?     글쎄요.   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장이 달라요. 왜냐, 이건 철저하게 돈질이거든요.     아, 물론 돈질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그건 사람의 능력이죠. 사람의 능력상으로만 따지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에 못지 않   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주변 여건이라는 거죠.     자, 2K급 영상에 대한 콤포지션(합성), CG모델링과 맵핑, 배경 매트페인팅과 아트, 애니메이팅 등등. 이걸 누가 더 많이 해보   고 있을까요. 누가 더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그만큼 돈을 많이 쓰고 있을까요.       일감이 많다는 건 그만큼의 사람 능력과 잔머리의 향상을 가져오게 하죠. 또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업계 내에서 부단   한 노력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즈니와 픽사의 교육기관이라든가, 수많은 상업미술 관련 교육과정들이 그렇죠.     매트페인팅만 해도 헐리우드는 이미 예전 영화때부터 해오던 겁니다. 벤허 같은 경우가 극단인데, 아예 콜롯세움 일부까지 전   부 매트페인팅으로 발라버린 영상이고, 그게 아직도 대단하군, 할 정도면 정말 그림빨로 엄청나게 버틴 명작이죠.   거기에 한 가지 더 첨부하는 매트페인팅의 명작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까지. 매트페인팅 하나만 놓고 봐도 이렇게 일할 수   있는 인력의 차이가 나죠. 하지만 일단 대중예술의 미술 계통에서, 한국사람이 능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다만 일할 곳이 많이 없는 겁니다.     한국영화에서 컴포지션은 늘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감이 그렇게 많지 않고, 그럼 인건비와 제작비는 상승되죠. 그럼 그만   큼 영화에서 하고픈 컴포지션이 줄어드는 겁니다. 끽해 전체 영상 합쳐서 10-15분 정도의, 그것도 컴포지션 한 번 들어가는게   뭐해봐야 수 초 정도의 컴포지션을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쏟아붓는 노력은 가히 놀랍죠.   하지만 2K급 영상에서 한 번 들어가면 최장 5-10분의 컴포지션과 랜더링 결과를 보려고 큰 부서 사무실 크기 공간 정도의 창   고에서 몇십 대의 컴을 돌려 빠르게 결과를 뽑고 있는 헐리우드와 상대가 될까요. 그런 일감이 1년에 100여편 쏟아내는 중에   서 적어도 50-60개의 작품에서 쏟아지고 있는데 상대가 될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미술에 좀 자신이 있고 컨셉 등에 자신있다 싶으면 영어 배워서 미국으로 가는게 훨씬 좋은 길이라고도   하더군요. 일본과는 좀 틀린데, 일본은 거의 애니메이션 일이고 게임컨셉 정도가 있으며 상하관계가 상당히 경직되어 있고 답   답하다는 부분을 말하더군요. (세가가 게임업에서 이런 방식 고수하다 홀딱 망했죠)   이런 식으로 고정된 일을 하다보면 영미계의 일감과는 감각이 틀려지는데다 결정적으로 그다지 많은 돈을 벌지도 못한대요.   아, 물론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지 않고서는 말이죠.     반면 조지 루카스의 스카이워커 농장. 일하는 건 존내 빡십니다. 숙소도 농장 안이기 때문에 자다 일어나서 계속 컨셉질이죠.   바로바로 브레인스토밍도 해야 하고. 하다가 못하면 계약직이기 때문에 바로 잘리고. 루카스가 딱 보고 있는 가운데서 이건   어때? 하고 즉석에서 그림 그려 보여줬는데 표정 영 뜨악하다 싶으면 그럼 이건 어때? 하면서 바로 컨셉을 또 그려서 보여주   기도 하고. 컨셉으로 캐릭터나 아키텍쳐, 오브젝트 정해지면 모델링 하기 전에 스컬핑으로 찰흙모형 만드는 건 기본이고. 그   런 가운데서 한국 사람들이 상당수가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즉, 능력은 안딸린다 이겁니다. 돈과 인프라가 딸려서 그렇지. 껄껄껄~     이프놀이이지만, 우리나라가 헐리우드 정도로 특수효과에 돈이 돌고, 그 결과 인력구성면에서 자체교육시킬 수 있는 영미권   유틸이 아닌 자체 유틸과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고, 미술 교육 받은 계통의 사람들이 돈 된다 하면서 뛰어들어주고, 그러면   서 특수효과 영화 제대로 만들어져 떼돈 버는 사이클과 인프라가 구성되면 헐리웃은 배울려고 고개 숙이고 들어와야 될 걸   요. 훗껄껄껄~     3. 디 워, 미국에서 실망스런 결과를 안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     전 디워의 특수효과 결과 자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기 싫어요. 왜냐면 그동안 노력했던 그 인력들의 감각과 노고만이라도   정말 칭찬은 해주고 싶기 때문이죠. 원더풀데이즈에서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지만요.   디워의 문제는 심형래 본인이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기, 황금가지, 2002) 이 서적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죠.     (44P 중 일부) 컴퓨터 합성 영상은 영화를 향한 저주도, 그렇다고 해결책도 아니다. 이것은 다만 이야기의 팔레트에 새로운 색   상을 한 가지 더한 것일 뿐이다. 컴퓨터 합성 영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것도 상당히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표   현할 수 있게 해준다. 포레스트 검프나 맨 인 블랙 (전 여기에 트랜스포머를 추가) 에서처럼 컴퓨터 합성 영상이 상당히 강력   한 이야기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 특수 효과 자체는 그것 자체에 주의를 끌지 않은 채 이야기의 뒤로 가려지면서 한순간을 훨   씬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상업적인 작가는 특수 효과의 볼거리에만 빠진 나머지 오래 남는 작품은 보이는 영상 너   머에 존재하는, 충실한 내용을 갖춘 인간적 진실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내지 못한다.     (105p 중 일부) 작가가 창작해 내는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은 모두 관객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나는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믿는다'고. 작가의 열정적인 신념이 대본 속의 매 순간순간마다 들어차있지 않으면 독자들은 금세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눈치   챈다.     전, 솔직히 디워의 패인은 요 두 지적에 압축되어 있다고 봅니다.   심형래가 말한 스파이더맨 시리즈. 그것의 원작을 보면,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하고 있고, 그것   이 구성을 만들어내면서, 마지막까지는 막장으로 가더라도 사랑할 수 있는 작품이 되어가는 거죠. 작품 자체의 힘을 우습게   여기고 과거 80년대 정도의 구성만을 생각한 결과, 심형래가 작가로써 쓸 수 있는 시나리오는 거기까지였다고 봅니다. 그리   고 그걸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애저녁에 눈치챈 거죠.   그는 솔직히 그걸 영화로 만들기 전에, 글로 한 번 써봤어야 했습니다. 소설이라도 뭐라도 좋으니까 말이죠. 그럼 자연스럽게   뭔가 구축이 될 것이고, 단지 시각적인 면만 생각하지 않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자, 그럼 시각적인 면에서도 제작구조가 어떻더냐,   인프라가 없는 가운데 능력이 좀 있다 싶으면 빚을 내서라도 사람을 끌어 옵니다. 그리고 먼저 필름마켓 같은데서 조금 완성   된 영상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으죠. 그리고는 투자를 받거나 선판매를 해서 돈을 만듭니다.   이건 한국영화 어느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오기도 했던 방식이죠. 그런데 인프라가 없으니 사람을 끌어와도 일처리가 쉽지 않   고, 모형을 만들어도 시간은 많이 걸리고, CG는 적은 인력으로 구성하려니 한참 걸리고, 거기다 랜더링할 비싼 컴 등등등 돈   들어갈 구석은 많고. 그럼 또 어디서 투자 받아와야 되고. 빚은 늘어가니 마음은 급해지고, 그만큼 작업독촉이나 스케쥴링은   달려가야만 하고. 그래서 또 수정본 내놓고, 또 마켓 가서 선판매나 투자 받아오고.   이러는 새 그 안에서 만약 뭔가 관점들이 틀려져서 작업인원들끼리 한 번 싸우기라도 하면 그만큼 작업스케쥴 지체되고. 그러   다 새로운 사람 또 데려오면 그동안 했던 것들에 적응기간이나 혹은 아예 다시 만들어야 할 시간 필요하고.     디워가 그렇게 오래 걸린 건, 원더풀 데이즈가 만들어졌던 구조와 비슷합니다. 원더풀데이즈의 메이킹을 보면, 프리프로덕션   이 많이 없었던 상태에서 무작정 일을 벌리고는 계속 사람들을 새로 받거나 감독 한 사람이 쓸데없는 데까지 전부 신경 일일   이 쓰면서 심지어는 그 때까지 그려왔던 동화들 전부 날려버리고 새로 하고, 더욱 놀랍게는 만드는 돈을 투자받은 것 외에도   감독 자신이 돈 번 것까지 꼴아박으면서 진행을 해왔다는 사실에서 이미 패인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던 겁니다.     일본은 이런 걸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바꾸었죠. 물론 그들의 입김이 안닿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에 필요한 재원이나 기타 수   급방안들을 이런 위원회가 챙기게 하고, 실질적인 제작에만 신경쓰면 된다는 방식이었고, 애니메이션 클램프X 극장판에서는   이런 방안이 어느 정도 실패한 면도 있지만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되어 아직도 그렇게 흐름이 움직이고 있죠.     이 모든 이야기의 구조는 결국 한 단어로 낙착됩니다.   프리프로덕션.     픽사의 경우는 프리프로덕션만 1년-1년반을 거칩니다. 그리고 제작 들어가서 랜더링 끝내고 편집하는 기간까지 또 1년-1년   이상을 잡죠. 이런 팀이 픽사 안에서 2-4개가 꾸려집니다. 프리프로덕션에서 안된다? 버리는 거죠. 과감하게. 애니메이션 만   드는 데만도 이런데, 영화?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짧은 기간 안에 결과를 보기 위해서 달려가는 산업   인데, 그만큼 프리프로덕션에 철저해질 수밖에 없겠죠.   (다만 그래도 영화에서 쓰레기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건, 그 프리프로덕션에서 정해졌던 걸 자꾸 지 명예 때문에 택흘 놓는 색   휘들이 있어 그런 겁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쟈니 네모닉, 우리나라 영화명으로 코드명J라는 거였죠. 원작을 살리려던 노   력을 흥행을 위해서 캐박살을 내놓은 예)     그럼 여기서 질문.   왜 픽사와 헐리웃 영화사들은 그렇게 할까요?     그건 관객들이 닳고 닳아서, 조금이라도 위에서 지적한 내용상 안맞게 굴러간다 싶으면 차버리기 때문인 거죠. 한 해 120-170   편 사이의 영화를 만들고, 또 그 안에서도 영화를 보는 눈이 다양하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이 어느 정도 동의를 해주는가에 관   련되어 흥행이 결정되는데, 디워는 결국 아니었단 거.   그래놓고 스파이더맨도 그런데 디워를 왜 까냐 이런 말하면 그건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경우죠.   감독이란 직업이 돈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돈을 끌어모으는 자가 되지는 말아야 하는데, 작품에만 신경써   야 했는데.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 만들때 들어가는 엄청난 제작비에 식겁한 제작자 투자자들과 싸워가면서 결국 승리를   이끌어낸 게 흥행대박과 명작 그 결과인데,     왜 스타워즈가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명칭까지 획득하게 된 건지, 왜 반지의 제왕 영화가 특수효과와 특수분장 치장임에도 명   작 대우를 받는지, 왜 스파이더맨이 멋진 액션 장면은 특수효과 도배질인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는지,     이런 것들을 하나도 분석 안했기에 자신있게 나올 수 있는 발언이었던 거죠.   껄껄껄~   써놓고 보니 엄청난 압박이......2만자 제한도 막 걸려버리네요~여기까지 봐주신 분들에게는 무한감사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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