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좀 걸으면서 인생이야기나 좀 합세-텐텐

아자가올 작성일 09.02.02 22: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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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중심 인물은 하늘하래 피붙이 라고는 알 길없는 후미야다. 그리고 그에게 빚을 받아내려 했던 후쿠야마.

그리고 다시 거기에 두명을 더 하자면 후쿠야마와 한때 결혼식장 하객 대행일을 하며 부부역할을 했던 마키코와 이 마키코의 언니의 딸인 후후미.(그러고 보니 후氏一家다) 이들의 관계가 조금 복잡한가?

복잡하게 생각 할 필요 없다. 이들은 그냥 남이다. 

도쿄라는 대도시의 하늘아래 살아간다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완전 남이다. 

이런 인물들로 이제 텐텐은 본격 인생이야기를 시작한다. 

 

후미야는 영국 유학을 다녀온 큰아들을 맡고 후쿠야마는 스리랑카를 다녀온 마도로스가 된다. 

급조한 티가 역력히 나는 옹색한 가족의 탄생이지만 감독은 사실이 탄로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감독이 진정 이야기 하고저 하는것은 숨가쁜 현대 사회속 점점 의미가 바래져가는 가족의 의미이다.

어차피 가족이란 집단은 피붙이라는 연결고리를 제외한다면

같은 지붕안에서 살아가는 남이 아닌가.

이러한 '남'들 사이에서 후미야는 별것 아닌 마요네즈에 의도된 소란을 피우고, 

곧 다가올'오야'의 부재에 눈물을 흘리게 되며

이렇게 새로운 대안가족의 탄생은

놀이공원에서 후쿠야마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며 즐거워 하는 어린 후미야의 모습과 오버랩 되며 그 정점을 이룬다.

그리고 쓸모없는 청춘을 한시라도 빨리 소모하려는듯 줄담배를 빡빡 피워대던

후미야의 모습은 볼 수 없다.

 

텐텐은 일본영화다.과장된 연기, 건조한 분위기, 한장의 소소한 엽서같은 프레임과 

현실 비현실의 경계에 놓인 듯한 캐릭터까지.

금발머리 코 큰 백인들이 열대우림 기후를 배경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한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 했을것이다.

이 영화 일본영화다. 

그리고 일본영화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되는 한가지.

인생이야기. 

예전 오스 야스지로, 혹은 그 전 일본 감독들 부터 시작 되었을지 모르는 

자신들의 일관된 주제인 인생에 대하여 이 영화 역시 이야기 한다.

천상 일본영화다.

 

산책과 인생은 닮은점이 있다.

매일 똑같은 길을 걷고 지루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사실 전혀 똑같지 않다는 것이다.

당신이 매일 걷는 산책로는 조금씩 세월에 따라 닳아가고 있으며, 그 닳아가는 산책로 위로 당신도 닳아가고 있다. 

산책로 위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초등학교 첫사랑, 

때때로 그 위에서 만나는 기이한 인물들까지 그 산책로는 후미야의 그 여정 처럼 

의외로 매일 다른 모습으로 당신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감독은 그 지나온길을 조금은 찬찬히 낮은 눈길로 자세히 들여다 보길 권한다.

물론 이 영화의 끝이 허무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후쿠야마가 후미야의 친부인지? 후쿠야마의 부인은 정말 죽은것인가? 후쿠야마의 진짜 부인은 누구지? 

후미야는 이제 백만엔으로 뭘하지? 왜 이런 결말들을 시원하게 안 풀어주는거야? 

사실 이런건 감독의 의도함이다.

무슨말이지 모르겠걸랑 당신이 얼마를 살아왔건 당신의 인생을 한번 뒤돌아 보라. 허무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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