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녀석들(Hot Fuzz>스포일러 상당히 많음.

아자가올 작성일 07.06.23 02: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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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영화를 보지않으신분은 이 글을 보시면 '뜨거운 녀석들'의 재미가 상당히 반감될 것 이라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제 주위에도 영화리뷰 게시판 처럼 '뜨거운 녀석들'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 한데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마치 어릴때 한번씩 받아봤던 과자 종합선물 세트3호 같은 영화랄까요?

워킹 타이틀에서 만든 코미디라서 기대했었는데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제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해서 만들었다기에 더욱 기다렸죠.

 

 

영화는 각종 장르를 버무리고 뒤범벅 합니다. 그런데 그 범벅이 꽤나 맛깔스럽습니다.

우선 오프닝은 굉장히 감각적으로 시작합니다. 흔히들 New Britain Movie라고 불리우는 영화들의

오프닝을 그대로 차용해옵니다.

(아마 대니보일의 '트레인 스포팅' 이나 가이리치 감독의 '스내치' , '락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같은영화들의

오프닝을 떠올리시면 이해하시기 빠르실겁니다.)

 

 

거친 카메라 워크와 마치 MTV에서의

뮤직비디오 한편을 연상시키는듯한 과감한 편집등은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를 사용해서 빠르다 못해 현란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편집은 영화 초반의 주인공의 배경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죠.

 

 

주인공인 니콜라스가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오며 성장해온 삶을 굉장히 압축해서

단시간에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인공의 배경은 전통적인 블럭버스터 영화의 남성주인공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오죠. 일밖에 모르는 일중독자이기 때문에 아내와 헤어진다는 설정까지도요,

 

 

그 다음 부터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인 '장르의 혼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집니다.

그 첫번째 장르가 바로 휴먼 드라마 입니다. 일단 설정은 톰 크루즈 주연의 '제리 맥과이어' 같은 영화들과

굉장히 흡사합니다. 런던이란 대도시에서 잘나가던 경찰이 동료들의 시기에 의해

시골로 좌천당하고 거기서 자신의 상처와 문제점을 알아간다는 내용이죠.  

워낙에 잠잠하고 별로 시선을 끌만한 사건이 터지지않기에 어쩌면 지루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다음부터 펼쳐질 영화의 잔재미에 대한 지뢰들이

깔려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마치 낚시할때 바늘에 꿰인 미끼를 던져주기 전에 밑밥을 먼저 던져주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 던져진 밑밥을 바탕으로 관객들이 걸려들기 시작하는건 바로 

이어 지는 장르인 디텍티브 무비 입니다.

조용하던 마을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주인공은 그 사건들이 하나의 연관성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됩고 그것을 파헤친 직후

대형마트의 사장을 그 범인으로 지목하게 됩니다.  

대형마트 사장을 범인으로 지목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매우 익숙하실 텐데요, 

이러한 과정은 아가사 크리스틴의 추리소설 전집 이라던지

예전 어린시절,일요일 아침마다 챙겨보던 '제시카의 추리극장'(? 제목이 정확하게 기억이..-_-)을

관객으로 하여금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사장에게 있어야할 중요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고(본의 아니게 쓰다보니 예전에 유행하던 개그가 되어버렸네요..-_-)

 영화의 다음 장르인 반전 스릴러가 시작되어 집니다.

 

 

사장의 권유로(이 부분에서 경찰서장이 비밀집단의 수장이란 복선을 깔게 됩니다.)

 집으로 가서 쉬게 된 니콜라스는

마트의 이상한 발음을 가진 덩치가 큰 종업원의 습격을 받게 되고 비밀집단의 근원지를 찾아갑니다.

(그 종업원을  쓰러뜨린 후에 사장으로 부터 온 전화에서

Yharp라고 대답하다가 후에 부정적인 대답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잠시 머뭇하더니

Nhorp 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어찌나 웃기던지 영화 볼때도 한참 웃다가

오늘 낮에도 길걷다가 뜬금없이 그 장면이 떠올라서 혼자 피식대는데

같이 가던 친구들이 자꾸 왜 웃냐고 물어봐서 당황스러웠습니다..-_-)

 그 근원지에서 모든 사건들이 마을 사람 공동의 음모에서

비롯된 사실이란걸 알게되는데 도망가는 도중 그 동안 깔려있던 모든 복선들이 연쇄폭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여기서 이 영화는 수많은 허접한 반전 스릴러 영화들을 꼬집습니다.

쓸데없이 플래쉬백이나 펑펑 터뜨리면서 마지막 반전을 위한

무리한 스토리 전개를 하는것보다 알찬 복선 몇개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것이

훨씬 효과적이란걸 보여주기라도 하는듯이 말이죠.

 

 

런던으로 도망가는 도중 뭔가를 깨달은 듯한 니콜라스는

자신이 직접 해결할 것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장비를 준비합니다.

락카 스프레이를 잔뜩 사고(이 장면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바로 코만도에서 코만도가

마지막 결전을 하기전에 검은색 위장용 락카스프레이를 검은 천가방에 가득 채우죠..-_-)

 증거실에 있던 무기들을 챙겨서  드디어 액션영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리고 대놓고 다른 액션영화들을 차용하기 시작하죠. 이쑤시개를 질겅이는 모습은

영웅본색의 주윤발인데  백마를 타고 장총을 뒷가방에 쑤셔놓은 채로 거리로 들어가는 모습은

마카레나 웨스턴 무비의 젊은시절 클린트 이스트우드네요.

 그리고 마치 데스페라도(혹은 엘 마리아치) 처럼 적들을향해 사정없이 총질하면서

영화는 막바지를 향해 치닫습니다. 나쁜녀석들의 두 주인공 처럼 말이죠.

 

 

이 영화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코미디라고 장르가 단정지어졌기 때문에

이 영화를 코미디 라고 생각하시고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절대 코미디 영화는 아닙니다. 단지 에피소드간에

위트있는 요소가 워낙에 뛰어날 뿐이지 코미디라고 장르를 국한시키기에는

다른 요소들이 워낙에 강합니다. '나쁜 녀석들'에서 마틴로렌스의 순간순간 입담때문에

'나쁜녀석들'이 코미디가 되지는 않듯이 말이죠.

 

 

이 영화에는 순간순간 번뜩이는 재치가 정말 뛰어납니다.

'폭풍속으로'를 굉장히 좋아하는 주인공이 그 장면을 그대로 따온다는지,

마지막 미니어쳐 마을 사이에서 니콜라스와 마트 사장이 결투하는 장면에서는

예전 80년대 괴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점들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떠오른 영화가 있는데 바로 '황혼에서 새벽까지' 입니다.

그 당시 비평면에서는 별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었지만 관객에게 재미를 주는데 매우 충실한 영화였었는데요,

 범죄물에서 시작해서 좀비호러로 끝맺음을 하던 그 정신없던 영화 이상으로

'뜨거운 녀석들'은 저를 정신없게 만들어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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