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레슬러 를 보고 (줄거리 있음 - 스포주의)

힘내라지성 작성일 09.03.14 19: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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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 주연의 더 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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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cgv에서 더레슬러 를 보고 왔습니다.


약은게....1회 조조외에는 상영하지 않더군요. ㄷㄷㄷ

 

요즘 멀티플렉스의 상영방식을 보면 좀 불만스럽습니다....

 

 

 

 


이 영화는 한 퇴물 프로레슬러의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 프로레슬링이 인기절정의 스포츠였던 시절


그는 프로레슬러로서 전*를 구가하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부와 명예를 누렸죠.

 

 

 

 


그리고 20년이 지나... 프로레슬링은 한물간 스포츠로 떨어지고


그의 인생도 그와 같이 영락했습니다.


그는 레슬링 외의 모든 인생을 실패했습니다. 그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도 못했고


재산도 많이 모아놓지 못했죠.


가족이라고는 딸 하나 있는데 어렸을때에 애정을 쏟지 못한 나머지


딸도 그를 증오하고 외면합니다.


컨테이너로 된 집을 빌려서 자고 레슬링 경기가 없으면 동네마트에서


잡일 아르바이트를 해서 근근히 먹고 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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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프로레슬링 챔피언이 이제는 동네 마트 잡부...)

 

 

 

 


그에게 '유이'한 낙은 스트립클럽에서 내심 짝사랑하는


한물간 스트리퍼 케시디를 보는 것과


(그마저 케시디는 그를 손님으로서 맞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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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케시디도 막장임....늙어서 퇴물 스트립퍼로 취급받는 그녀를 바라봐주는건 같은 퇴물 랜디뿐)

 

 

 


까마득한 후배 레슬러들과 짜고치는 레슬링 경기에서 옛 명성을 추억하는 일 뿐입니다.


그는 늙은 몸을 이끌고서 자신의 나이에 버거운 레슬링 경기를 하면서 근근히 연명하는데


약물의 힘에 의존하죠.

 

 

 

 

 

 

그리고 어느날 경기후 정신을 잃고 쓰러지죠....


이어지는 의사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


그는 더이상 레슬러로서 살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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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수술을 받은 그는 다시는 링 위에 오르지 못할 나약한 노인네가 되고만다...)

 

 

그는 결국 과거 라이벌 아야톨라와의 20년만의 재경기 이벤트를 취소하고


은퇴합니다.

 


그는 레슬러로서 살아오면서 놓쳐왔던 것들을 추스리려고 하죠.


자신의 사랑 팸에게 어설픈 구애를 하고(퇴짜)


오래전에 헤어진 딸에게 찾아가서 외로움을 호소하며 자신을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울먹입니다.


그리고 일반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동네마트에서 열심히 일을 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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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등을 돌렸던 딸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랜디....그런 그의 진실한 모습이

 

냉담한 딸의 태도를 변화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평범한 노년을 사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관계가 다시 좋아졌던 딸과 결정적으로 틀어지는 사건이 생기고 의절을 당합니다.


팸에게는 확실한 퇴짜를 맞고 결국 좌절하죠.


동네마트에서는 결국 사고를 치고 일을 그만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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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던 랜디.... 그러나 핸드폰을 들고 다니지 않은 것이 큰 화를 불러오고 말았으니...)

 

 

 


결국 그는 다시 링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자신을 자신일 수 있게 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걸고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던집니다.

 

 


그는 링 위에서만이 자기자신일 수 있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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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링 밖에서는 인생막장이지만 링 위에서는 언제나 랜디 더 램이야!)

 

 

 

 


영화를 보면서 인상깊은 점 몇가지

 

 

1. 팸과 래니 : 팸은 팸, 래니는 래니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팸은 자신을 스트립클럽 닉네임인 케시디로 부를 때 몹시 기분나빠하고


반면에 래니는 자신의 본명인 로빈 보다는 레슬러로서의 이름인 '랜디 더 램'으로 불리고 싶어합니다.


팸은 한물간 스트리퍼로서 자신의 모습보다는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자신이 더 마음에 들었던거고


그게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고 여긴거죠.


반면 래니는 자신의 본명인 로빈을 숨기고 싶어하죠. 몇차례나 자신을 '랜디'라고 부르라고 하는 장면이


강조가 됩니다.

 

 

 

 


2. 콜오브듀티4와 닌텐도


래니가 한물간 시대에 뒤쳐진 인물임을 강조하는 장면 중 하나가


동네 꼬마에게 닌텐도 게임을 하자고 래니가 제안을 하죠.

 

그리고 정말 낡디낡은 레슬링 게임을 둘이서 합니다.


- - 그러나 최신 게임에 익숙한 꼬마에게 닌텐도 게임이 성에 찰 리 만무...


꼬마는 시대에 뒤쳐진 랜디에게 최신게임 '콜오브듀티4'라는 게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래도 그녀석....예의바르게 한 게임은 해주고 쿨하게 사라졌던...

 

 

 

 


3. 왕년의 섹시스타 미키루크의 충격적인 변신, 그리고 배우로서의 재발견

 


제가 미키루크의 연기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근 10년전에 나온 영화인


'더블팀'에서 였습니다. 그 영화에서 미키루크는 악역으로 등장했었죠.


당시만 해도 미키루크는 오똑한 콧날과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매가 인상적인


배우였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기존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배역으로


나와서 아주 충격적이었습니다.

 

미키루크의 캐스팅은 요 근래 보기드문 명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또한 영락한 왕년의 섹시스타라고 할 수 있죠. 뭐 랜디보다야 막장이겠습니까?


그는 완전히 '랜디 더 램'을 빙의한듯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줍니다. 마치 그 자신이


영락한 레슬러인양 말이죠.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미키루크가 랜디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랜디가 랜디를 연기하는, 혹은 미키루크가 미키루크를 연기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고 봤습니다.

 

 

카리스마와 독기를 뺀 지금의 모습에서


미키루크라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봤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4. 그래... 내 인생 이제 막장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랜디의 인생은 막장 그 자체입니다.


한때 잘나갔던 시절의 추억을 움켜잡고 그는 허세 가득한 인생을 살죠.


마치 국어시간에 배웠던 화랑의 후예 '황진사'를 연상케 합니다.


컨테이너 방세를 내지 못해서 자신의 봉고차에서 잠을 청하는 주제에


스트립클럽에 가서 팸에게는 있는 허세 없는 허세를 다 부리죠.


뭐든 1980년대가 좋았다고 지껄여대면서 21세기를 살아갈 준비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핸드폰도 없음...= = 이게 나중에 큰 화를 불러일으킴)


약물에 의존하면서 야위어가는 근육을 유지하려고 하고 한물간 주제에


경기에서는 늘 승자로 설정됩니다. (그걸 웃으면서 져주는 젊은 놈들도 참 착하다는 - -;;;)

 

 

 

 

이런 막장인생, 혹은 한물간 히어로를 다룬 헐리웃 영화에서


전형적인 헐리웃의 패턴은 어찌어찌 이 막장인생을 다시금 황금기로 올려놓곤 합니다.


록키 4의 록키가 그러했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그러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주먹이 운다'도 이와 비슷한 패턴을 택했죠.


이런 한물간 히어로가 다시금 눈물겨운 투쟁을 통해서 과거의 영광을 조금이나마


재현해내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정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감동하게 되죠.

 

 


그래! 인간은 맘만 먹으면 뭐든 해낼 수 있어!

 

 

 


그러나 '더레슬러'는 이와는 조금 다른 방식을 택합니다.


랜디는 마지막에 링에 오르면서 자신이 얼마나 막장인지를 관객들 앞에서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그래 맞아- 나 인생 막장임!


자신이 한때의 영광에 취해서 얼마나 인생을 막 살았고 그래서 지금은 얼마나 초라한 인생을


살고 있는지....얼마나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내가 얼마나 막장인지!


또하나의 가족인, 자신을 프로레슬링 영웅 랜디로 살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관객들 앞에서


(이게 얼마나 와닿던지 나까지 고맙게 여겨지더라는 - -)


마지막으로 랜디 더 램의 경기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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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을 던져....아니 인생을 던지는 랜디의 몸부림)

 

 

 

 

 

 

(아 쉽라 마지막 랜디의 울먹울먹하는 관객들에게 하는 연설에서 눈시울이 그냥 콱...)

 

 


비록 많은 상영관에서 상영중인 영화는 아니지만


범람하고 있는 수준이하의 영화들(드-곤볼?) 속에서 건진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이상 '더 레슬러 리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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