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는 어떻게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 1인 기업이기도 합니다.
센과 치히로 메이킹 필름에서, 용에게 경단을 먹이는 장면을 설명하면서, 개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도무지 알아듣는 스탭들이 없자 미야자키 하야오는 탄식합니다.
"이것도 모른단 말이야? ........이래서 일본은 안돼........"
제가 보기엔 일본은 안되는 게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러면 안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렇게 탄식만 하고 정신 못차린 결과가 게드전기였으니까요. -_-
이 아리에티를 보면 게드전기와 참 유사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야오의 손이 닿지 않고 다른 사람이 감독하여 원작을 각색한 작품.
그래서인지, 역시 실망스럽습니다.
지브리, 아니, 정확히 말해서 미야자키 하야오 표 애니메이션의 강점은 단 한 가지였습니다.
그것은 '액션'이라는 요소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밖에 보여줄 수 없는, 그러면서도 여타의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독특하고 환상적인 액션의 센스가
바로 하야오 표 애니의 강점이었던 거지요.
그런데, 하야오가 눈여겨 본 애들 치고 이걸 제대로 이해하는 인간들이 없어보입니다.
더더군다나 스토리에 대한 오리지널리티 정신조차 망각한 인간들로까지 보입니다.
바로워즈 원작이 무거운 분위기라고는 하나,
그것을 뒤집어서 원작의 아이디어들과 요소들을 보면 이 애니는 당연히 활극으로 가야 했습니다.
이 바로워즈 원작을 이용해서 미국에서 그렇게 양키센스 듬뿍 담아 만든 TV애니메이션 '바로워즈'도 그런 점들을 봤습니다.
양키센스 바로워즈
그런데 이 마루밑 아리에티는 액션이라고는 고작 나오는 게
인간의 암벽등산이나 트래킹 등등의 스포츠보다도 훨씬 못한 장면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정을 고양시키지 못하는 장면들 뿐이니, 당연히 캐릭터들에 대한 감정이입도 절대 되지 않습니다.
사건이랍시고 나오는 것들은 전부 평이한 것들 뿐이며,
인간 캐릭터들이라고 별로 더 나은 게 없습니다.
특히 악역의 문제가 아주 심각한데, 주인공이 너무 간단히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정도의 악역이라면
그런 따위에 극을 끌어가는 의미가 없다는 아주 단순한 기본조차 망각합니다.
이러다보니 마지막의 이별 장면도 정말 빠져들 수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애니는 두 가지 밖에는 확신시켜주지 못했습니다.
1. 하야오가 정신 안차리고 후계자 안가르치면 지브리도 하야오도 망한다.
2. 스토리는 절대로 오리지널리티로 가라. 원작 각색 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