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방송보다가 우연히 시청하게 됐습니다.
제가 약간 정서불안이라(?) 조금만 지루해도 채널을 자주 돌립니다만 이 영화는 거의 다 봤습니다.
군대라는 동질감 때문인지 몰입감이 상당했습니다.예전 군생활이 생각나더군요.
이 영화의 줄거리는 내무반의 실세인 하정우의 부대에 중학교 친구인 승연이가 신병으로 들어옵니다.
승연이라는 인물의 성격이,조금만 이치에 맞지 않아도 고참한테 바로 따지고 대드는,소위 말하는 아주 이성적인 캐릭터입니다.그러나 이성적이란게 사회에서나 통하지 군대에서는 정상적인 기준,잣대가 될 수 없다는거 다들 아실겁니다.
그런데 승연이라는 인물은 고집대로 행동합니다.이런 승연이를 하정우가 친구라는 동정심에 지켜주다 어느 순간 인내심이 바닥나죠.그리고 하정우의 제대와 함께 승연이 성격도 변하게 됩니다.
자기가 그렇게 싫어하던 고참들처럼 본인도 서서히 변해가면서,결국 바로 아래 후임병이 자살하게 됩니다.
본인탓이라 생각하며 결국 승연이도 자살로 마감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정말 줄거리도 탄탄하고 하정우 및 등장 인물들의 연기력 상당합니다.무엇보다 예전 군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들.
정말 공감하고 옜날 생각나게 하더군요.
참고로 저는 95년 3월 군번입니다.공군이였는데 특박 자주 나올려고 공군 지원했다가 방공포로 배치 받았습니다.
방공포란게 93년 까지만해도 육군 소속이라 제가 갔을때 말년병장 및 중사이상 간부급들은 모두 육군출신으로 무늬만 공군이었습니다.
내무반 문화가 내가 알던 공군의 나름 느슨한 분위기가 아니었죠.정말 공군간거 후회 많이 했습니다.^^(30개월)
극중에 하정우가 승연이를 구타하는 장면을 보고 비슷했던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저보다 두 달 고참인 1월군번이 있었는데 위에 상병 하나가 대학교 친구였습니다.
제가 봤을때 그렇게 잘해주고 그런거 없었는데 고참들의 압력 때문인지 전체 집합때 공개적으로 친구인 1월군번에게 한 마디 하더군요.여기가 사회인줄 아나,똑바로 해라..
1월군번 고참이 벌벌 떨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제가 복무하던때만 해도 이 영화처럼 구타 이런건 없었습니다.뺨정도 때리고,자다가 불려나가서 머리박고 그 외 모든상황이 비슷하네요.
포대라 후에 내무반 현대화 작업으로 특기별로 나뉘기전에는 거의 50명 가까이 한 내무반에서 살았으니 군기가.ㅎㄷㄷ..
여러분들 군생활은 어떠셨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는 바닥(일병 초봉),침상(일병 중간),침상 하단(일병 말에서 상병초),침상 상단(상병초에서 중),그리고 인원판(상병말이나 병장초)
자대 배치받고 한 달간 노란견장 차고 혼자 절대로 못다니게함(내무반 대기상태는 각잡기)
편지는 일병되야지 쓰고,엎드려 쓰는건 상병달고,
책은 상병부터,엎드려 보는건 상병 중간,
전화는 일병부터(이병은 고참 따라서 가능)
침상에 누울수 있는 권한은(취침시간 제외) 상병중간부터
BX(매점)는 일병부터
컵라면은 일병 중간부터 취식,
뽀글이는 상병부터,
헬스장 출입은 일병 말호봉부터,
깔깔이는(내피) 상병말호봉부터 자유롭게 착용
사제 속옷,양말은 상병 말호봉부터
내무반 흡연은 병장부터
바닥시절에 고참이 담배꺼내면 무조건 달려가 재떨이 대령(만약 늦게 줘서 고참이 담뱃재 바닥에 틀면 그날 혼남)
아침,점심,저녘 메뉴 알아와서 고참들에게 금일의 반찬 복창하기.(이것도 보통 바닥때)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정말 저기 날아가는 한마리 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담배 안피는데 재떨이 가져다 주는게 짜증나서 나도 병장되면 피워봐야겠다 생각도 하고(제가 병장되고 재떨이제도 폐지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이등병이나 말년병장이 할 수있는게 모두 같다고 생각하면 정말 군생활 지루 할것 같습니다.
그땐 별 이상한 놈들이 일일이 이런거 정해놨나 했는데 말이죠..
영화 리뷰하다가 이야기가 산으로 갔네요.게시판 성격에 안맞다고 운영자님 뭐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저랑 비슷한 시기 군생활 하신분이나 90년대까지 군생활 궁금했던분들 한번 보세요..정말 옛생각 나게 만드는 잘만든 저예산 영화입니다.
ps)자살한 이병이 위 영화 만든 감독이라네요..비스티보이즈도 저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