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는 어른 임나미가 엄마, 아내로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른 임나미는 엄마, 아내로서 보통의 삶을 이어나가는데, 우연히 병원에 입원한 고등학교 시절 친구 하춘화를 만나게 된다. 얼마의 삶을 살지 못한다는 춘화에게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부탁을 받게 되고, 고등학교 시절의‘써니’ 멤버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단순히 친구들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라던가, ‘만나게 되어 반갑다’ 라는 상투적인 내용이라면, 이토록 호평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어렸을 적을 회상하고 실제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어른의 모습을 조명한데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치 현실 속에서 7080세대들을 비춰주는 듯 한 어른의 모습인 써니들에게서 애환과 고통이 절절히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영화에서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어린 복희가 술집에서 일하는 어른 복희가 되었을 때 느껴지는 슬픔들을 관객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 영화 후반에 나오는 어린 나미가 어른 나미에게 보내는 영상에서 가장 절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진부한 소재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짝사랑했던 오빠, 써니라는 이름의 칠공주 이야기들은 주변에서도 흔히들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흔히 있었던 일이었기에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꼭 7080세대가 아니더라도 본인들에게도 하나씩은 있었던 추억일 수 있기에 더욱 공감가지 않았을까?
영화의 후반부에서 춘화가 유산으로 친구들의 소망을 이루어 주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억지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춘화가 어느 기업의 사장이더라도 친구에게 출판사를 맡긴다던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어느 누가 그럴 수 있을까? 하지만 전반적인 스토리상으로 보았을 때, 어렸을 적 친구들의 소망을 이루어주었다는 면에서는 굉장히 훈훈하게 마무리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감독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 받았으면 한다.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는 당연하지만, 현실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잊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서, 이 메시지를 품에 안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