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세월과 함께.
어떤 리스트의 탈취를 막으려는 본드가 혼전 속 임무 도중 아군의 사격에 의해 추락하고,
매력적인 뮤직비디오와 같았던 오프닝을 지나 영화가 시작됩니다.
임무는 실패했고, 리스트는 적의 손에 넘어갔으며, 본드는 사망처리 되었습니다.
본국에서는 MI6의 존속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M 본인 또한 그녀를 노리는 총구에 그대로 노출되게 됩니다.
더이상 그림자 속에서 활동하는 기관이 필요없게 된 지금,
세월의 흐름 앞에 존재가치에 대한 의문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 지금.
세상을 떠나 살던 본드가 다시 돌아옵니다.
?새로움과 노련함. 둘이 가진 특성의 대립.
?그러나 다시 돌아온 그에게 그의 자리는 없었고
그가 떠난 시간만큼, 그리고 활동했던 시간만큼의 세월은 그의 능력을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예전만 못하는 능력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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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007시리즈를 계속 보지 않고서
007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007은 한 작품으로 평가되기엔 너무 긴 세월동안 유지된 명성이 있으니까.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 이번 작품은 그동안의 명성을 최대한 정성껏 담아내려했던 영화다.
그러니 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은 딱 두 부류라고 생각된다.
007의 명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007을 너무 많이 사랑하고 있어서 눈에 차지 않았거나.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소장하고 싶은 영화였다.
영화 내내 '오 쩐다! 역시 영화는 이래야해!'라는 감정은 전-혀 없었지만
세월의 무게를 담아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 시리면서 소장하고 싶었다.
같이 보신 분은 마지막에 눈물까지 글썽이셨다.
어떤 부분에서 눈물이 글썽거렸는지는 비밀이지만,
이분에게 007은 그만큼 특별한 영화였다는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최첨단 무기와 멋드러진 액션을 선보이는 본드는 없다.
상처입고 체력은 저하되고 무기 또한 올드한 본드만 있을 뿐.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