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1을 보면서 들었던 궁금증이 있었는데, 만약 감독이 샘 레이미였다면 어떻게 처리했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2차 대전 활약상은 초반 최소한으로 할애하고 현대에 넘어와서 액션신을 최대한 담았겠지?' 라는 결론으로 끝나곤 했습니다.
(신념 하나로 전쟁을 견뎌낸 캡)
그러나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2차대전을 겪은 스티븐 로저스의 모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후에 나올 '어벤져스'에서 왜 캡틴이 그들 중 리더를 맡아야하는지 대신 설명을 해줄 것이기도 했고요.
스티븐 로저스는 조국에 대한 충성과 믿음으로 똘똘 뭉친 영웅입니다. 그는 쉽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뛰어난 전략가이자 전술가입니다. 상황을 미리 대비하고, 후에 벌어질 전투에서 훌륭하게 팀을 이끌죠.
그리고 이것은 퍼스트 어벤져에서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보여줍니다. 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렸죠. 아니, 대부분이 실망한 것 같더군요. (솔직히 저도 팬심으로 본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의 사나이, 스티븐 로저스는 현대로 넘어옵니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굽히지 않은 신념과 충성도 현대에 넘어오면서는 그 경계가 모호해졌죠.
나타샤 로마노프, 일명 블랙 위도우는 바로 그런 상황의 대표적인 캐릭터입니다. 한때 러시아 특수요원 출신으로 각종 무술과 신체강화까지 받은 그녀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후회와 정의를 실현하고자 쉴드에 협력하죠. 한 때 적이었던 그녀는 쉴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원이 됩니다. 그리고 항상 충직하고 믿음직스럽게 맡은 임무를 다하죠. (설정상으로는 할머니인데...영화속 설정에서는 그저 특수요원 정도인듯?)
윈터 솔져를 보면서 처음에 든 생각은 '아, 시빌워는 없겠구나'였습니다.
시빌워를 겪으면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국가에 정면으로 맞서는 캡틴의 모습이 바로 이 윈터솔져에서 그대로 나타났으니까요. (하기사 시빌워를 벌일만큼 나올 영웅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있지만요.)
캡틴은 자신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두다리를 땅에 박고 굳건히 맞서는 캐릭터이죠. 그것이 자신의 조국이라 할지라도.
그런 점은 '닉 퓨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닉 퓨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에 비해 캡틴은 항상 옳은 길만으로 가려고 애쓰죠.
독립된 영웅이자 캡틴의 사이드 킥과 같은 존재인 '팔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항상 캡틴과 팔콘은 페어를 이루며 작전을 수행하곤 했는데 이번 작품을 빌어서 팔콘의 존재가 영화화 되었군요. (옆에 앉은 처자들이 '팔콘이 누구야?'라고 할 정도로 국내에선 인지도가 크지 않았지요.)
더불어서, 마블 빠가 아닌 일반적인 영화로만 보더라도 이 영화는 재밌습니다. 그것이 캡틴아메리카라 더더욱 그렇지요.
예를 들어 다른 첩보액션물을 볼때마다 '헐 사람이 저게 가능해?'라고 하는 부분을 캡틴이 해내면 쉽게 수긍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는 히어로니까요. 10가지의 영웅마다 모두 다른 장르로 펼쳐지는 마블의 영웅들이기에 캡틴 아메리카는 캡틴만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도 했죠.
(다 필요없고 방패차지와 던져받기를 이용한 액션을 본 것 만으로도 이미 대만족!)
다시 어벤져스로 돌아오면 예전의 그 신념과 두뇌로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역할이 되겠지만, 독립된 영화에서 더 재밌고 멋진 장면을 연출해내었으니, 좋은 시나리오나 떡밥만 있으면 3편 고고고!라고 기대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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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다 필요없고 스칼렛 요한슨 짱짱!!!! (토니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라면 블랙위도우=스칼렛 요한슨 이 되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