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저는 예전에 영화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추격자' 때문이었습니다.
별 정보없이 들어갔다가 다리 힘이 풀릴 정도의 쇼크를 받고 나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단 한편의 영화가 이런 저에게 호된 가르침을 주었는데...
그게 바로 미스트였습니다.
전 이 영화를 그 큰 영화관에서 단 둘이 봤거든요?
'와 공포영화를 두명이서 보다니 정말 무섭겠구나!'
근데 왠걸요. 공포영화라고 하기엔 뭔가 20% 부족한겁니다.
괴물이 나오는 영화라고 하기에도 부족하고.
그래서 전 이 영화를 안좋게 평했는데...
나중에 어떤 지인분이 감상포인트를 '공포가 아니라 사람들이 변해가는 과정이 포인트지'라고 짚어주어서 다시보니...
정말 무섭고 재밌는 영화더군요.
결국 영화의 포인트를 잘못잡고 간 것이 감상에 흠을 주었던겁니다.
그런데, 그게 제 잘못이었을까요?
아니요. 그때 당시 미스트는 분명 '공포영화'처럼 홍보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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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고질라로 돌아와봅시다.
이 영화는 고질라가 나와서 깽판치는 영화같죠?
홍보도 그렇게했고, 리부트 전의 영화도 괴물이 나와서 다 때려부수고 깽판치다가 인간이 승리하는 영화였잖아요.
괴수영화!
자, 그런 기대감을 갖고 이 영화를 보러가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아 씨바 낚였어. 뭐야 이게.'
그래서 포인트를 다시 짚어봤습니다.
이 영화는 괴수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재난영화'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자면, 히어로물에 나오는 일반 개미들의 영화입니다.
히어로들이 나와서 빌런이랑 치고박고 싸우는 근처에 있는 개미들은 어떻게 손 쓸 방도가 없는 재난이겠죠?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인간이 손 쓸 수 없는 재난에 대한 과정과 반응을 인간들의 시점에서 그린 영화.
그러니 재난 영화인거죠.
재난 영화에 재난이 초반부터 나와서 주구장창 등장하면
아무래도 그 위협도나 임팩트가 줄어들겠죠?
같은 이유로 여기 고질라도 그 등장씬이나 활약도가 좀 적습니다.
히어로는 분명 고질라지만, 이 영화는 개미들의 시점에서 그린 영화니까요.
만약 투모로우나 트위스터같은 재난영화를 접하셨다면, 혹은 클로버필드를 보셨다면 이해하실겁니다.
그러니 '고질라'라는 제목은 고질라라는 재난을 지칭하는 것이지, 고질라가 깽판치는 영화가 아닌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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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밌게 봤습니당.
아주 쾌적하게 말이죠.(시작 2분전)
엑스맨에 밀린건가, 고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