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 고증은 모르겠고.

케이즈 작성일 14.07.30 19: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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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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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덕후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 어디 고증이 제대로 되었나 살펴볼까?'

저같은 경우에는 마블쪽 히어로 영화들이 그럴 것이고,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특히 이순신을 깊이 연구하신) 분들은 이런 영화가 그렇겠지요.

저야 뭐 그냥 수박 겉핥기 정도로만 알고 있는 짤막짤막한 단편이라
(그나마도 인터넷과 역사스페셜로 대충 주워듣고 스쳐본 이야기들)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라고 할만큼의 지식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역사적으로 저게 맞는지 틀린지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파악할 수 없었고
큰 틀에서 '오옹'하고 본거죠.
'모르는게 자랑이냐'라고 한다면야 뭐 할말은 없지만,
그래서 모르는 부분에서는 발을 스윽 빼겠습니다.

2.
그런데 보다보면 고증을 생각하기 이전에 확 몰입되어버리는 부분이 생깁니다.
물론 후반부 해전씬에서 그랬죠.
실제로 사망자가 몇명이었고, 부상자가 몇명이었고, 어땠고 간에
정말 처절할 정도로 버티는 장면을 보면서 '풋, 고증이나 제대로 한거야?'라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냥 최민식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대장선에 탄 인물들을 보면서 확 불타올랐습니다.
뭐 이건 그냥 내가 단순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3.
순전히 재미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여러가지 극적인 장치를 잘 해놨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반에 간단한 설명으로 이순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넘기는데
아무래도 원인과 과정과 결과가 이미 정해져있는 역사를 다루는 영화가 가지는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게 전반부를 스킵하다보니 자연스레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기까지 좀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지만,
적어도 알아야 할 인물들은 빠른 호흡으로 쉽게쉽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아 저녀석은 활을 잘 쏘는구나.' '아 저녀석은 총을 잘 쏘는구나.' '아 저녀석은 배신 때리겠구나.'
'아 저녀석이 막판 보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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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이 막판 보스구나!!)

'아 저녀석은 나중에 죽으면서 한 건 하겠구나.'
(...)

인물 파악이 크게 어렵지 않으니 구태여 부연 설명이 없어도 빠른 호흡으로 갈 수 있었...
있었...
을텐데...

뭔가 호흡이 느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 호흡으로 갈만한 부분을 늘여서 조금 흐름을 깨는 부분이.

보통 그런 장면에서는 몰입이 되어야 할텐데
오히려 '아 여기가 감독이 원하는 몰입지점이구나'라고 생각해버리게 되더군요.
실제로 앞,좌,우의 아녀자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딴짓을 하게 되는 부분들도 그런 부분들이고...
(핸드폰 좀 그만 쳐보라고.)

4.
진구까지야 그렇다고 치는데,
이정현이 나온건 모르고 있었던 상태라 좀 놀랐습니다.
그런데 굳이 나와야할 필요가 있었나...싶기도 하고.

연기가 안좋았다는건 아닙니다.
그냥 굳이 그런 캐릭터가 필요했나,라는 것.
(국산 영화에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필수인가여.)

그리고 최종병기 활 때도 그러더니
왜 굳이 쓸데없는 막판 거대한 CG로 쌓아놓은 점수를 까먹는지.
어차피 다 끝난 뒤라 방해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좀...

5.
결론?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근데 저는 대부분 재밌게 봐서여.
저의 영화감상평 따위는 사실 별 도움이 못된다죠.

그런데 후속작이 나온다면 보러갈 것 같긴 합니다.

---

덧.
그나저나 스크린에서 보는 최민식은 정말 좋네요.
좀 더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9월에 루시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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