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개봉되기 전, 왜 시빌워가 캡틴아메리카의 부제로 나올까-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결론은, 거봐 내가 그랬잖아!!!(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감상 후 읽어주세요) 1.예상했었다.그래서 그정도의 기대치를 가졌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이라는건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거의 빠짐없이(앤트맨은 빼고) 영화관에 가서 봤었지만영화관에서 두번 본 영화는 없었다. 하지만 이건 두번 봐야겠다. 숨은 뜻을 찾거나 이스터에그를 찾으려는게 아니라,그냥 영화 자체가 재미있다. 2.전체적인 영화의 흐름이 상당히 괜찮다.늘어진다 싶을 때쯤 조이고, 너무 조인다 싶을 때쯤 늘어준다.몰아칠땐 화끈하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유발되는 웃음. 마블은 확실히 전략을 잘 짰다. 마블이 깔아놓은 선로들이 이어져서 여기까지 한번에 쭉 내달린 느낌이었다. 또, '신캐릭을 소개하려면 이렇게'라고 몸소 시범까지 보여주셨다. 디씨는 여러모로 반성해야한다.(방향성 자체는 응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뱃대슈는 못만진 영화라는게 사견이다.) 3.원작의 감당할 수 없을만큼 거대한 흐름을잘 만져서 영화판으로 옮겼다. 단순히 스탠포드건 때문에 원작 시빌워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 이전에도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폭발사건으로 터져버린 것으니. 이 흐름을 영화판에서도 잘 유지한다. 밑밥을 깔아두고, 기폭제를 터뜨린다. 4.마블이 쌓아왔던 성이 얼마나 공고했는가는,등록법안에 대해 각자 다르지만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모두 자신만의 사정을 갖고 움직인다.캐릭터의 방향성이 이해되지 않는다?어쩔 수 없다. 이건 시리즈물이니까.이해가 안된다면 전편을 봐야한다. 더이상 친절한 마블은 없고, 그이상 친절을 요구할수도 없다. 5.많은 캐릭터들이 움직이는데도 필사적으로 균형점을 찾는다. 주연인 스티브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배경 흐름에서,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이 자신만의 매력을 드러낸다.심지어 새로 참전했음에도 '내 매력은 이러한 것'이라며 뽐낸다. 6.그래, 인정하자.스파이더맨의 참전은 조금 어거지였다. 배경 설명을 한번에 퉁치려다보니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화면 안에서 살아움직이는 스파이더맨을 위해서는 충분히 감안할만 했다. 블랙팬서조차도 딱 한편만에 자신의 세계관을 제대로 끌고왔다. 영화 안에서 파이팅스타일이 같은 히어로가 있었나?심지어 비슷한 슈트무브를 하는 워머신과 아이언맨조차도 달랐다. 개개인의 다른 싸움방식을 한대 잘 버무렸다는게 놀랍다. 7.어떤 감상을 들어보니 '이게 과연 시빌워일까'라는 평을 했다.한 팀으로 이루어진, 전투력이 비범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단체가서로 찢겨서 싸우고, 떨어져나갔다. 이게 과연 내전이 아니고 뭘까. 오죽하면 '와 저러고 캡아랑 아연맨이 다시 팀업할 수 있나'라는 걱정까지 나왔으니. 8.토니는 아연맨1,2,3과 어벤져스1,2를 겪고도 아직 더 고통을 받아야하는건지. 원작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성숙하고, 참을성이 강한거다. 토니는 언제까지 고통받아야하나. 9.시빌워가 아니라 캡틴아메리카에 주목해야한다. 우리가 저스티스의 시작보다 배트맨v슈퍼맨에 집중했었듯이. 하지만, 그냥 시빌워에 집중해도 나쁘지는 않다.다만 이 영화는 캡틴아메리카 위주로 흘러갈 뿐. 10.부모를 써먹으려면 이렇게 써먹어라.지능캐를 써먹으려면 이렇게 써먹어라.캐릭터를 안착시키려면 이렇게 안착시켜라.히어로들의 분배를 하려면 이렇게 해라. 이미 멀리 앞서있는 마블의 친절한 조언이다. DC가 과연 이 장점들을 흡수해서 어떻게 자기 식으로 발전시킬지는 두고봐야한다.좀 더 어른스럽게, 무겁게 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그걸 누가 꿰느냐는 문제다. 무거운게 꼭 지루하다는 법은 없다. 내 배대슈를 돌려줘 --- 덧.내가 들은 곳만 오렌지를 포함해서 다섯군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