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워 잡상.

케이즈 작성일 16.04.28 18: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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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스포가 내포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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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잡상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1.캡아 심경이 이해 안간다. 토니는 왜 그래?
왜 그러냐고?
각자 개인 타이틀을 통해서 그동안 주구장창 자기 심경을 쏟을땐 대체 뭘 보고이제와서 그러면 어떡하나.
반지의 제왕 3편을 보면서 '그러니까 애초에 다들 모여서 반지뽀개러 가면 되지 뭐하러 전쟁함?'라는 충공깽 발언을 한 여고생을 만난 느낌이다.(실화임)
2.퍼스트 어벤져, 윈터 솔져의 배경에 가려서 못봤다면 누구 잘못인가.애국심으로 가득찬 인간이 군인의 신분으로 전쟁에 참여하여 동료의 희생을 통해 승리를 이끌어냈고,자신과 동료의 희생으로 평화가 찾아왔다고 믿었건만 그 뿌리에는 자신의 숙적인 하이드라가 있었다는 스토리를 보면서무슨 생각을 했나?
스티브 로저스는 개인의 신분으로 임무를 나간 적이 없다.언제나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었다.전쟁때는 군대에, 현대에는 쉴드에.
단체에 오래 소속되어서 그 밑에서 싸워봤기에단체의 위험성 또한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어벤져스가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그의 노선을 벗어나는 일은 아니다.
버키는 2차대전때부터, 혹은 그 전부터 우정을 나누고 전우애를 나눈 동료였다.현대로 넘어와서 새로운 삶에 적응했다해도 그의 기억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그가 사랑하던 페기가 떠나간 마당에, 기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동료, 친구가 잡히면 어떻게 될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심지어는 버키가 확실하다는 확증이 사진뿐인데도 사살명령이 떨어졌는데-물론 당연한 처사지만)캡틴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3.아이언맨1부터 3까지 토니는 늘 혼자였다.혼자 무기를 개발했고, 혼자 테스트를 했고, 혼자 적과 싸웠다.나타샤가 도움을 주긴 했어도, 워머신이 도움을 주긴 했어도기본적인 것은 혼자 일을 벌이고 혼자 수습하는 것을 반복했다.
어벤져스2에 이르러서는 자신의 오만과 독선이 울트론을 만들어내었고,소코비아의 참사를 만들어냈다.
개인의 능력이 통제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뼈아프게 잘 알고 있었다.희생자 엄마의 일갈은 그저 그것들의 재확인이었을 뿐이다.
때문에 합의문에 누구보다 먼저 사인을 한 것은 당연했다.
그는 단체를 경험한 적이 없었고, 구속되어본적이 없었지만자유와 방종 사이에 능력을 방치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만큼음 확실히 알았으니까.
4.그래서, 둘은 대립한다.버키가 끼어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둘은 서로 경험의 종류가 달랐다.근본적으로 둘은 다른 인간이었다.버키는 그저 캡틴이 더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었을 뿐이다.
캡틴은 더 큰 위협을 막겠다며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간다.토니는 자신의 선택에 한치의 의문을 품지않고 나아간다.
만약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가 절친의 부상과 동료들의 감옥행이라는 결과로 나올거라는걸 알고 있었다면,아니, 호크아이의 말처럼 그 결과를 무시하지 않았다면 좀 더 나은 결과로 나아갈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토니는 자신의 선택을 굽힌다.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한다.자료는 다른 이야기다. 만약 밀고 나가기로 했다면, 오히려 둘을 체포한 다음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의 선택이 오판이었음을 인정하고 다시 옛 동지와 합치려는 순간,제모의 궁극적인 계획을 이루기 위한 조건이 완성된다.
5.아이러니하다.항상 단체에 소속되었던 캡틴은 영화 내내 그 위험성을 의식하며 버키를 빼돌리다가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토니를 막아서며 그마저도 단체의 희생양임을 내세운다.
항상 홀로 섰던 토니는 힘의 두려움을 의식하며 관리를 주장하다가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개인적인 감정으로 관리를 넘어 살인을 저지르려한다.
그리고 결국 끝에 끝까지 가고 나서야 둘은 서로의 방식으로 떨어져나간다.
관리보다는 개인의 신념을 주장했던 캡틴은 자신들의 동료를 구출하여 와칸다로 도피하고,자유보다는 관리를 주장했던 토니는 반쪽만 남은 어벤져스 맨션을 쓸쓸하게 지킨다.
6.시빌워 한편에 담겨있는 내용이 아니다.마블이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놓았던 공든탑 위에 이 이야기를 올려놓은 것이다.
제모는 영화 내내 제국의 몰락을 이야기 했다.제국은 어떻게 몰락하는가?만약 복수심만을 위해 윈터솔져들을 풀어놓았다면,어쩌면 성공했을 수도 있다.허나 제국이 제국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은 외세의 침입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외세의 침략보다도 무서운 것 - 그것은 내부분열이다.
제모는 이것들이 자신의 계획이었음을 밝힌다.힘도 뭣도 없지만, 캡틴이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어벤져스의 가장 큰 약점을 건드렸다.
혹자는 실패했다 말하지만, 적어도 제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연 내분이 일어난 팀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규합되고 다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을까?
7.그럼에도 불구하고.캡틴은 자신의 선택이 옳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토니에게 보낸 편지는 화해의 제스쳐였으니.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모든 일이 일어나고 정신적으로 휩쓸렸음에도토니는 그것들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이 캡틴쪽에 있지 않음을 이해했다.
그것이 서로의 화해를 의미하지는 않겠지만,적어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했다.
캡틴은 언제나 토니가 필요할때 달려오겠다고 약속했고,토니는 캡틴의 일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했다.
9.적어도 일곱편의 영화 위에 세워진 탑이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수는 없다.
아, 물론 진행되는 과정에 '에이 저건 좀 그렇지'하는 장면이 있었다는건 공감한다.그래도, 이건 마블이 쌓아온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앞으로 다른 어떤 영화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

윈터솔져에서 이어지는 이 영화는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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