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 - 말을 알아듣는 꽃, 두 기생의 슬픈 이야기

gnmovie 작성일 16.05.17 14: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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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영화는
치정에 얽힌 두 여인이 치고 받는 얘기가 주는 아니다
그러므로, 개인적 생각이지만,
굳이 페미니즘 시각에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대중이 1944년도의 여자 예술가들이 펼치는 예인끼리의 싸움을 보고 싶다면 그또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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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모차르트를 질투한 나머지
그를 간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살리에르의 경성시대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살리에르라는 지독히 자존감 낮은 우리 모습 한 부분,
그리고 그렇지 않은 정반대에 위치한 사람들이 부대끼면서 벌어지는
인간 사이의 화학적 작용 여기서 예쁜 화면과 노래들은 덤이라 할 수 있다
작위적인 연출과 스토리가 아쉽긴하지만 더불어 유연석의 읭스러운 연기도 (칠봉아 미안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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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보면 한효주는 그저 남친을 빼앗아간 동무를 시기한 나머지 일제시대 부대통령급(?)
경무국장에게 몸을 팔아 복수라는 이름으로 두 사람의 인생을 아작낸 천하의 나쁜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비극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한효주의 질투가 아니다

2년 뒤 결혼하자고 말한 남자,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며 여자에게 꿈을 심어주고
자신의 마음만큼은 절대 변치 않을 거란 맹세를 한 정인의 이별 방식은 너무나도 예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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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가 맡은 정소율이라는 여성에게 심어주었던 꿈도, 사랑의 맹세도 그 어떤 미안한 말 없이
모든 것이 끝났다는 그 어떤 제스추어 없이 어색한 웃음으로 마무리한 그 순간이 비극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다
애초에 자존감이 낮은 그녀에게 그 예의없는 뒤통수는 그녀가 가진 정가에 대한 재능마저 스스로 거추장스럽게 여기게 만들고,
결국 그녀는 친구 서연희의 카피캣으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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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인공 정소율이 자신의 남자도, 꿈도 쟁취한 동무 서연희 조선의 마음을 따라 부르며
창법을 흉내내는 장면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장 가슴아픈 장면이다
애초에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운 기생집의 대모(?)가 그 흉내를 듣고 있는 장면은 그 슬픔을 배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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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빛나는 장점을  타인의 인정 여부에 의해 쓸모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아류로 전락하는 장면
이것은 시대를 초월해도 볼 수 있는 보통 사람의 모습, 비극이기에 더욱 와닿는다
결국 그녀는 경무국장에게 몸을 주는 스스로의 모습조차 창녀라고 말하며 한 순간도 행복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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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자신의 피해의식과 뒤틀린 욕망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사람 탓을 하며 본인의 인생을 갉아먹은 그녀의 삶은
평생을 불행했을 것이라는 마지막 장면 그녀가 그토록 받고 싶어했던 타인의 인정을, 몇 십 년이 지나서야-
본인의 감정과 능력에 솔직해져서야 겨우 받게 되어 스스로 가둔 감옥에서 탈출하게 되는 정소율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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