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2015)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도록 정해져있다?
다른 이의 소개팅 상대를 가로채어 진짜 사랑을 찾게 된 영화
벤 팔머 감독의 '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입니다.
장기간의 연애가 끝난 후
새로운 남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던 낸시(레이크 벨).
예고없이 튀어나오는 난감한 말들과
약간은 괴짜스러운 그녀의 성격은 그녀가 솔로인데 한 몫 함과 동시에
기차에서 처음만난 제시카(오펠리아 로비본드)의 심기를 건드려놓지요.
제시카는 잠든 그녀 앞에 자기개발 서적을 두고 내리고
그녀가 남긴 문구에 화가 난 낸시는 급히 그녀를 쫓아갑니다.
하지만 놓쳐버린 그녀.
헌데 런던시계탑 밑에서 왠 남자가 그녀에게 말을 겁니다.
책을 들고 있는 낸시가 자신의 소개팅녀 제시카인 줄 안 거죠.
잭(사이먼 페그)의 오해에 당황한 낸시는 자신은 제시카가 아니라고 말하려 하지만
호기심인지, 호감인지, 그저 재미였는지..
낸시는 그냥 소개팅녀 제시카 행세를 하게 되지요.
괴짜도 이런 괴짜가 없다 생각했지만
이런 괴짜가 또 있더군요.
낸시와 잭은 공통점도 많고 통하는 것도 많습니다.
급속도로 친해져만 가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좋아하는 여자를 향한 사이먼 페그의 저 눈빛에.. 설레지 않긴 힘들것 같네요.
볼링장에서 볼링을 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몽타주는
유쾌하고, 귀여우면서도, 서로에게 깊어져 가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어 줍니다.
순탄한 것만 같던 둘 사이는
갑자기 나타난 그녀 동창(이라 쓰고 스토커 라고 읽는) 션(로리 키니어)의 방해로 금이가고
잭은 낸시가 제시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지요.
좀 전까지만 해도 서로에 대한 호감을 발사하던 눈빛과 입술이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바뀌는대는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이젠 정말 끝!.. 이라 외치고팠는데
술집에 놓고 온 잭의 가방과 그 속의 노트 때문에 다시 둘은 술집으로 향합니다.
그것도 차를 탄 잭과 철인3종 경기의 탈을 쓴 낸시의 대결구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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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술집에서 현재 이혼소송중인 잭의 곧 전부인&불륜남과 딱! 마주치게 되고
이번엔 잭이 낸시를 여자친구라 소개하며 이용하지요.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바람핀 부인은 당당하고 잭은 찌질하기만 하네요.
그래서 낸시는 그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그 와중에도 전부인 커플이 없을 땐 서로에 대해 분석하고 화내고 비판하기 바쁜 두 사람..
감독은 이 마저 몸으로는 춤 추면서 입으로는 서로를 비판하는 아이러니하고 코믹한 연출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게다가 낸시가 자신을 버리고 간 전 남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몇 년을 사귀다 갑자기 나를 찾고싶다며 훌쩍 떠나 중국 여자와 바람이 났다'는
이 이야기 어디서 많이 들었다 싶지 않나요?
사이먼 패그가 이전에 연기했던 '꾸뻬씨의 행복여행'의 주인공 헥터의 상황이랑 똑같더군요.
귀여운 센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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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덕분에 체면을 차릴 수 있었고
서로가 호감도 생겼으나..
결국 첫 단추를 잘 못 꿴 격이라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고 헤어집니다.
잭은 34살 낸시가 아닌 24살 제시카를 만나러 가지요.
여자는 나이가 다가 아닌데.. 어리다고 좋지만은 않을텐데..
오해로 시작된 잘못된 만남이 되려 운명일 수도 있을 텐데..!
역시나 '낸시가 내 짝이었어!' 를 금방 깨닫게 된 잭은
낸시를 찾아헤매지만 페북도 하지 않는 그녀를 찾기는..
아, 방법이 있습니다.
낸시 동창 션.
하지만 낸시한테 꽂혀있었던 잭이 제대로 가르쳐줄리 만무하지요.
이상한 곳에서 낸시를 찾아헤매던 잭은
낸시가 보모를 했던 십대를 만나 파티를 즐기던 그 무리들과 함께 마침내 낸시를 찾게 됩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해피엔딩
이렇게 '우연히' 만들어낸 '우연'으로 '인연'이 된 잭과 낸시.
영화 '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은
언제 어느순간 찾아올지 모를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전혀 생각지 못 했던 상대,
전혀 생각지 못 했던 상황에서
전혀 생각지 못 했던 모습으로 다가 와 꽃 필 수 있는 거니까요.
나와 닮은 괴짜를 찾을 확률은 0.00000000001% 의 확률에 가까울지 모르나..
그래도 그 희박한 확률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건
내가 사랑할, 나를 사랑할 사람을 찾는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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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까지 부끄러움을 책임져야 할
괴짜 캐릭터의 두 주인공이지만
사랑을 이뤄 결국 마음 훈훈하게 만드는 영화
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착을 확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