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면 톰 행크스가 무언가를 바꾸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톰 행크스 주연의 "찰리 윌슨의 전쟁"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같은 톰 행크스더라도
"찰리 윌슨"은 미국 하원 의원으로 공직 신분이지만
"스파이 브릿지"의 "제임스 도너반"은 한때는 검사였지만 퇴직하고나서 민간인이었다는 점입니다.
한 민간인이 냉전이라는 첨예한 국제 정치적 대립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협상을 해서 결국은 관련 당사자 모두가 원하는 것을 다 얻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스파이 브릿지"입니다.
스파이 혐의를 받는 사람을 변호하면서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여져야 한다!"라는 것을 보면
한 사람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발하는 영화인 한국 영화 "변호인"이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정치인을 다룬 영화고
민간인 노무현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일지라도 그 이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평가에 관련해 자유로울 수 없을 만큼
보수쪽 진영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폄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 찬반이 엇갈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스파이 브릿지"의 "제임스 도너반"은 정치적 행보를 걸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사람, 사람의 인격, 인권, 생명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둘러싼 모두를 만족시켰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전공은 "우주전쟁" "쥬라기 공원" 같은 기승전결로 흐르는 과정에서 자극적인 액션을 넣어 갈등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는 액션 영화보다는 "워 호스" "뮌헨" "쉰들러 리스트" 같은 기승전결의 흐름이 잔잔한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영화라는 것을 "스파이 브릿지"를 통해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인생의 경험이 다소 부족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액션이 많은 영화가 아니고,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성인의 세계에서 이해할 수 있는 정치적,군사적인 얘기도 상당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릴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협상을 어떻게 해서 모두를 만족시키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영화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1:1 협상에서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 것"은 있지만 막상 우리 자신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없는 경우가 많지요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