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서 수의사인 남편과 건강하고 활발하고 사랑스러운 세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던 크리스티. 언제든 서로 돕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고 함께 어울리며 기댈 수 있는 교우들이 있고 삶의 모든 부분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는 크리스티. 그녀의 삶은 안정감에서 오는 감사와 행복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애나의 병은 장기관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는 난치병으로 밝혀진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다는 보스턴의 의사에게 진료를 요청해 놓고 매일 병원으로 전화를 하지만 9개월 이후까지 진료예약이 꽉 차있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상황을 견딜 수 없어 화를 내고 절망하고 다시 병원으로 전화하기를 반복하는 나날... 크리스티의 마음도 믿음도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애나를 데리고 무작정 보스턴으로 간 그녀는 기적처럼 의사를 만나고 진단을 받고 치료에 들어간다. 하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한 애나는 차도를 보이지 않고 크리스티는 조금씩 지쳐간다.
이제는 아무 것도 기댈 수 없고 아무 것도 소망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의 시간.
실화다. 크리스티 빔과 그의 딸 애나, 가족들이 겪어낸 실화다.
그리고 크리스티 빔은 자신들이 겪은 일을 책으로 냈고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책이 영화 <미라클 프롬 헤븐>으로 만들어졌다. 애나에게 난치병이 생겨 매일 매 시간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 것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 고통 속에서 생명이 꺼져가는 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대신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 그건 천형과도 같이 크리스티의 모든 것을 갉아먹었을 것이다.
그런 이웃에게 당신은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그런 이웃을 보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사실 크리스티가 더 큰 절망과 상처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었던 건 낯선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 관계없는 사람들이 아닌, ‘교회공동체’에 속해있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고상한 척, 순결한 믿음을 지닌 척, 위로해주는 척 하면서 ‘죄’ 때문에 애나에게 ‘병’이라는 벌이 내려졌을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고 정죄하는 그들은 ‘크리스천’이었다. 그것도 매 주 같이 예배를 드리고 같이 하나님을 찬양했던, ‘형제자매’라 불리는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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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얘기가 나오지만 거부감없이 볼 수 있었던 감동실화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