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 잘 만들었지만 문제점은 그대로.

케이즈 작성일 17.06.15 02: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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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영화가 개봉하기 전, 

친구와 대화하던 도중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워너 형제들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적어도 원더우먼 한편, 배트맨 두편은 내놓고 뱃대슈를 내놨어야했어.'

 

그리고 저보다 먼저 영화를 본 친구는 감상평을 이렇게 내놨습니다.

'이 영화가 뱃대슈 전에 나왔어야 했어!!'

 

1.

일단 이 영화를 짚기전에 뱃대슈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부터 짚어보려합니다.

 

첫째.

캐릭터 개개인의 깊고 어두운 개인사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슈퍼맨을 제외하고는 DCEU 속에서 표현되었던 영웅이 없었습니다.

캐릭터들을 처음 소개하거나, 큰 비중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비중이 있고 나름의 비중이 있는 캐릭터들,

심지어 극을 이끌어가는 다른 기둥인 배트맨까지 아무런 표현이 없었습니다.

 

극 중 잠시 스쳐지나가는 '오랜 활동에 의한 피로감'이 잠시 비춰지긴 했지만

우리는 그 배트맨을 처음 맞이했었습니다.

그는 놀란의 배트맨이 아니었으니까요.

때문에 그 피로감이 어디서 온건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왜 조커가 낙서한 듯한 메세지가 스쳐지나간건지, 왜 신의 힘을 가진 슈퍼맨을 극도로 경계하는지에 대한 캐릭터 묘사가 부족했죠.

그리고 그건 그럴수밖에 없었습니다.

배트맨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낼 시간적 여유가 전무했으니까요.

 

배트맨의 개인사를 풀어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느금마사 드립에 큰 공감을 받지 못했던거죠.

과거 뱃대슈에 대한 리뷰를 적을 때, '이 영화는 나중에 재평가 될수도 있다'라는 리뷰를 적은 적이 있습니다.

 

마블로 치면, 어벤져스를 갑자기 툭 던져놓은 격이었기에

그 사이를 메꿔줄 다른 영화가 꾸준히 나와서 뱃대슈에서 표현 못했던 이런저런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다면

뱃대슈 자체가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심정으로 적은 이야기였죠.

(이 문제점은 후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둘째.

갈등을 해결하는 순간이 너무 가볍게 지나갔다.

느금마사라는 유명한 유행어를 탄생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 내내 이끌어오던 감정선을 세이브더마사 한마디로 끝내기엔 너무 가벼웠다는겁니다.

차라리 이 세이브더마사를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모를까.

 

이것 또한 첫번째 문제점에서 이어지는 지점입니다.

그들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시간이 있었다면 짧은 순간도 납득하게 풀어낼 수 있었겠지만...

(이 문제점은 후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222)

 

2.

그래서 원더우먼 리뷰를 하자면,

꽤 잘 만들었습니다.

 

성숙한 영웅이 아닌 미성숙하고 철부지인(혹은 순진한) 원더우먼을 표현함과 동시에

인간의 양면성을 겪게 하며 가치관의 혼돈을 준다는 기본 내용은 괜찮습니다.

 

그 짧은 내용을 길게 늘이기 위해 원더우먼의 활약상을 넣는다던지,

유년기의 성장과정을 그린다던지

(원더우먼의 성장과정을 담은 히어로 무비가 얼마나 되었나요 ㅎㅎ)

 

첫 장면에서 보여주는 뱃대슈와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며 자연스레 DCEU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습니다.

순서가 좀 바뀐 점은 있지만요.

 

액션이 어색한 장면도 있었지만 그 나름의 맛 또한 있었습니다.

 

만약 뱃대슈, 자살특공대를 보면서 실망하며 눈높이가 낮아진 관객이라면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죠.

 

3.

그러나 단점 또한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가장 첫번째로 꼽고 싶은건 남주,여주를 제외한 조연들의 비중입니다.

차라리 일반 소대원이라고 표현했으면 모를까,

장황하게 소개한 것 치고는 별 활약이 없습니다.

이 문제점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었는데,

 

여러 인간군상에 대해 겪게 하며 원더우먼에게 심적성장을 바라던 것이었다면

차라리 다른 신을 줄이고 그것에 좀 더 집중했다면 어떨까,하는게 아쉬웠습니다.

아니면 그냥 몇명 선발했다라는 느낌으로 주인공들에게 집중하게 하거나.

 

두번째는 긴 갈등에 비해 해결책이 너무 단순했다는 것.

트레버와 다이애나의 관계에 좀 더 집중했다면,

혹은 여러 인간군상들을 보며 좀 더 일찍 고민했었다면,

혹은 아레스의 본질에 대한 언질을 미리 받았다면.

모두 모자라거나 어정쩡했기에,

충격을 받은 원더우먼이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며 싸워주는 장면에서 작위적인 느낌이 충만했습니다.

 

마지막은 그냥 개인적인 아쉬움인데,

왜 악당이 굳이 자기의 약점이 될만한 부분을 혼자 주절주절 이야기했는지.

일본 만화나 전대물에서 나올법한 느낌.

그걸 굳이 왜 자기가 스스로 소개하는지에 대한 의구심....

이건 뭐 개개인의 차가 있는거니까요.

 

4.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게 눈에 보이는 것 만큼 희망적인 이야기는 없습니다.

DCEU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긴 인내를 갖고 생각한 스토리를 풀어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원더우먼이 나름의 성과를 낸 덕분에 워너형제에게 조금의 시간을 벌어줬다는게 다행스럽습니다.

 

---

 

덧.

개인적으로 느낀 두가지.

1. 질문을 했으면 적어도 대답을 들을 여유는 좀 가져라. 계속 질문만 하지 말고.

2. 저런 여자친구는 발암을 유발하니 넌 저러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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