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latteup 작성일 18.07.27 1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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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짜 로맨스를 만난다면,
이 세계도 영화처럼 빛나 보일 거야.”

영화감독을 꿈꾸는 ‘켄지’.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흑백 고전 영화 속 ‘미유키’ 공주를 동경하게 된 그는
 아무도 없는 극장에 남아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혼자 감상하는 것이 일상이 된다.
 
 폭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그에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바로 스크린 속 ‘미유키’ 공주가 현실 속으로 나타난 것.
 
 흑백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말괄량이 ‘미유키’ 공주와 해피 엔딩을 꿈꾸는 순수 청년 ‘켄지’의
 신분(!), 컬러(!),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로맨스가 시작된다!

 

 

 

[오늘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떠나서 디지털은 상상도 못하던, 오로지 아날로그만이 존재하던 시대에 영화를 마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메이저 영화사의 대형 스튜디오 안에서 도제식으로 제작진이 꾸려지고, 영화는 오로지 필름을 갖고 있는 극장에서만 마주할 수 있던 시대.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좀 더 극장으로 끌어 들일 수 있을까 궁리하던 끝에 총천연색의 화려한 컬러로 승부하느라 흑백의 단순함을 잊어가던 시대. 영화감독을 꿈꾸는 켄지(사카구치 켄타로)’란 사내가 있다. 늘 스튜디오에서 총천연색으로 세트를 만드는 일을 하지만 퇴근 후 극장에 가서 오래된 흑백 영화 속 공주인 미유키(아야세 하루카)’를 보는 게, 아니 만나는 게 삶의 낙이다. 하지만 하나 남은 필름마저 팔려 더 이상 미유키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던 켄지에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다. 바로 미유키가 현실에 나타난 것. 그것도 흑백의 모습으로.

영화는 이렇게 판타지적 설정으로 영화와 마주한다는 것, 더 나아가 실체-실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로맨스라는 장르적 플롯을 차용하여 풀어간다. 앞서 필름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영화가 담긴필름을 현실에서 만질 수 있는 것일 뿐 영화 그 자체는 은막에 비치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존재할 뿐이다. 다만 과거에 영화라는 허상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건 필름이라 하는 거대한 매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켄지도 그런 믿음을 갖고 영화에 접근했을 것이다. 미유키는 어쩌면 켄지의 믿음이 이루어진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이후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이 글에서 언급을 하지 않겠다만 켄지도 어느 순간 영화라는 것이 결국 다가갈 수 없는 환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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