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이탈리아의 부유한 사업가 가문으로 시집 온 엠마.
그녀 자신의 정체성은 잃어버린 채, 그저 한 부유한 가정의 아내이자 세 자녀를 둔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던 어느날,
아들의 친구인 요리사 안토니오에게 들불같은 사랑을 느낀다.
갇혀있던 자아가 풀리고 안토니오에게 정신없이 이끌리며 희열과 자유를 느끼는 엠마는,
그러나 현실의 벽 속에서 끔찍한 상실을 겪게 되고, 결국 그녀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중성적인 매력의 틸다 스윈튼을 너무나 잘 활용한 영화,
그리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광과 자연의 생명력을 극대화하고, 이탈리아 부유층의 생활도 엿볼 수 있는,
전체적으로 볼 거리가 많은 영화였다. 조연들의 연기와 역할도 좋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안토니오에게는 몰입하기가 힘들었지만,
시어머니와 집안의 가정부이자 사실상 대들보 같은, 그리고 엠마에게 정신적 동료이자 엄마 역할까지 했던 이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엠마의 감정을 그대로 따라가기엔 좀 힘들었지만,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역시 개인의 자아에 충실한 극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재개봉을 통해 만난 귀한 영화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