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가 나오고, 제목만 보고 로맨스물인가 생각을 했다.
예고편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로맨스물을 가장한 스릴러물이겠구나.
영화를 보면서 이 생각은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범죄자 탕웨이를 사랑한 형사 박해일의 갈등을 그린 스릴러물이겠구나 생각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이러한 선입견들이 다 부서지고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것 같았다.
이 영화는 로맨스를 가장한 스릴러물이 아니라 스릴러를 가장한 로맨스물이었다.
그리고 끝까지 다 보고서야 왜 제목이 [헤어질 결심]인지, 그리고 이 제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 보고 나서 감독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박찬욱 감독은 장르를 가지고 노는 감독이구나! 스릴러와 로맨스를 넘나들며 관객을 헛갈리게 하는데 능숙한 감독이구나!
영화가 끝나고 나는 혼자 조용히 박수를 쳤다.
배우가, 스토리가 생각나는게 아니라 감독을 곱씹어 보게끔 만들었다.
해외 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감독상을 받았다고 했을 땐 그냥 영화에 주는 상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왜 다른 상이 아닌 감독상이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같이 본 딸도 잘 만든 영화라고 칭찬하는 걸 보면 나만 잘 만들었다고 느끼는 건 아닌 것 같다.
평론가들이 좋아할 만한, 할 말이 많을 그런 영화다.
영화 리뷰는 간간이 해도 추천하는 영화는 많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추천한다.
재미도 있고, 깊은 여운이 남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