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LDRIVER - HOLD BACK THE DAY

영화재미없다 작성일 08.02.23 14: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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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놈들 관광 보내주는 노련한 센스가 한껏 돋보이는 한수위 NWOAH

90년대 초반 얼터너티브 메틀/모던 헤비니스계에 있어서 나름대로 인기 밴드였던 Coal Chamber 가 2,3번째 앨범의 연달은 상업적/음악적 실패로의 평가와 퇴물밴드 취급은 결국 해산이라는 결론을 맞이했다. Roadrunner Records 의 새로운 피로 엄청난 푸쉬와 주목을 받았던 Coal Chamber 는 데뷔작의 힛트와 호평을 뒤로한채 빠르게 해고와 공중분해를 겪으며 “당연한 결과다!” 라는 불쌍하지만 우악스러운 결론을 맞이했다. 그리고 밴드의 보컬리스트인 Dez Fafara 는 과감하게 이대로 고분고분하게 죽을 수 없다며 새로운 밴드를 만들었었다. 바로 본격적인 메틀밴드, DevilDriver 가 그 주인공이다.

DevilDriver 는 빠른 결성과 더불어 당연하다는 듯이 Roadrunner Records 와의 딜을 따내며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의아하지! 음악적, 상업적 평가 모두 다 완벽한 뇌사상태의 판정을 받았던 Chamber Music 과 Dark Days 를 따져본다면, 그 누가 Coal Chamber 출신의 Dez 의 새 밴드인 DevilDriver 에게 손을 내민단 말인가. 레이블에서의 일방적인 해고와 각 레이블의 러브콜 전혀 없음까지 따져본다면, Devildriver 가 빠르게 결성되고 빠르게 메틀계의 초 메이저인 Roadrunner Records 와 딜을 땄다는 사실은 너무나 의아하고, 혹시나 정말 궁둥짝 강하게 후려 차 줄만한 앨범을 들고 나오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기대감이 스물스물 올라왔다는 내 느낌은 비단 나혼자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짱구를 조금만 굴려봐도 다 아는 이야기. 여하간 2003년에 셀프 타이틀 데뷔작이 나오자 천지개벽 수준은 아니지만, DevilDriver 가 들려주는 메틀 사운드는 많은 사람들을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예테보리 스타일의 멜로딕 데스메틀 센스와 메틀릭 포스트 하드코어를 좀 더 Dez 화 시킨 질주감을 둘둘 뭉쳐서 계속해서 뽑아내는 사운드는 누가 뭐래도 Kick Ass Metal 이었다. 결론적으로 killswitch Engage 이후 가장 메틀 밀레니엄에 걸맞는 메틀 로스터 친구들이 된 DevilDriver 는 다른 밴드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바로 요즘 지금까지의 메틀 사운드와는 또 다른 컬러를 지닌 미국식 메틀인 New Wave Of American Heavy Metal 에 걸맞는 밴드로 말이다.

그러나 데뷔작은 이 나쁜노무 쉬키들 하고서 혼을 내줘야 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비디오 클립으로 빵빵하게 푸쉬를 넣어준 I Could Care Less 와 Nothing's Wrong? 같은 노래야 Coal Chamber 와는 다른 화끈함과 새로움, 적절한 유치함까지 고루 둘러담은 메틀넘버로 DevilDriver 라는 밴드를 좋은 인상으로 인도하고는 있지만, 많은 트랙들이 Coal Chamber 를 좀 메틀릭하게 표현한 전과 다를 바 없는 지루한 것들로 도배되었기 때문이다. 싱글컷에서는 메틀인 척 하지만, 결국적으로 Coal Chamber 가 내 놓아야만 했었던 새 앨범 수준의 곡들은 나쁘지는 않지만 결론적으로는 Coal Chamber 의 데뷔작과 전혀 다를바 없는 지루함의 홀로코스트였으니 욕이야 언제나 한 바가지 그득히 나오지 않겠는가? 여하간 절반까지도 아까운 1/3 정도만 메틀 밴드로써의 음악적인 성공을 해 낸 밴드로 평가를 하고 넘어가려는 찰나에 – 참고로 이들의 라이브는 확실하게 메틀밴드로의 위용을 떨친건 확실하다. 모던 헤비니스에 애들 장난질이라며 실소와 침뱉기를 아끼지 않았던 메틀헤드조차 이들의 메틀 사운드로의 라이브 액트에 대해서는 좋은 말들이 포럼에서 난무했으니. – 2번째 앨범인 The Fury Of Our Maker's Hand 가 2005년 중순에 발표되었다. 과연 얄팍한 밴드로 내 눈 밖에 어느정도 난 이 밴드의 두번째 앨범은 어떤 모습을 보여 줄 것인가.

이들의 신보 The Fury Of Our Maker's Hand 는 지금까지 벼르고 있던 악랄한 마음을 한방에 KO 시켜버리는 진짜 100% 메틀 사운드를 한껏 담았다. 진짜 DevilDriver 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정말 이 앨범을 통해서 Dez 는 100% 메틀러로 다시 태어났다! 멜로딕 데스메틀에서 영향받은 멜로디 센스와 더불어서 미국 밴드에서만 발견 할 수 있는 직선적이고 굵직한 헤비리프와 저돌적인 스피드는 예테보리 사운드에 대한 미국식 메틀의 가장 대단한 답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As I Lay Dying? The Black Dahlia Murder? 데뷔작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앨범 한두장 낸 애송이들과는 차원 자체가 다르다. 송라이팅도 완벽하게 모던 헤비니스에서 NWOAH 스타일로 변한 가운데 더욱 견고해 지고 탄탄해 졌으며, 전작에 있었던 Coal Chamber 인데 메틀인 척 하던 기분나쁜 냄새도 완벽하게 탈취 되었다. 스피디 넘치는 트랙에서부터, 미드템포, 슬로우넘버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귀에 착착 걸리는 멋진 훅은 물론이거니와 NWOAH 라는 카데고리에 걸맞는 메틀 밀레니엄적인 신세대적 묘미구비와 80년대 스래쉬메틀에서 풍겨나오는 유치찬란하지만 메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는 레트로한 구닥다리 센스까지 고루 갖춘 이들의 메틀 사운드는 너무나 노련하고 꽤나 새롭고, 꽤나 메틀다운 옛 향취까지 다 들어 있다. 특히나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노련미. 역시 패셔너블한 애들 밴드라도 좀 해 본 놈이 뭘 아나보다. 단 두장이지만, 10년 넘게 해 온 Dez 를 중심으로 한 송라이팅은 애송이와는 다르다. 앨범 4-5장 내 본 경험이 있는 밴드에서나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송라이팅과 각 파트의 플레이, 프로덕션은 아주 뛰어나다. 물론 저돌적인 메틀 카타르시스도 좋지만, 본인은 이 노련미적인 부분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만약 아직도 Dez 가 기괴한 머리에 편집증/애정결핍적인 가사에, 괴상하게 울부짖는 Coal Chamber 의 보컬리스트로 생각하고 푸하하 웃어 제낀다면? 그건 진짜 둘도없는 바보임에 틀림이 없다. 넌 바보야! 이제 그를 다시 봐야한다. 그는 머리도 길고, 팔에는 스파이크를 차고 있으며 쉴 새없이 빠른 메틀 사운드에 연신 머리를 돌려대며 괴성을 지르며 메틀이라는 걸 뿜어내고 있다. 그것도 요즘 시대에 걸맞는 새로움, 적절한 원초적 맛깔스러움을 동반하면서 DevilDriver 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적당히 챙겨서 말이다. 모르겠다고? 샘플만 들어봐라. 당신도 모르게 데블핑거를 위로 올린채 머리를 정신없이 흔들어 대고 있을테니까. 요즘 등장하는 신인급 NWOAH 도 대단한 밴드가 많지만, 나름대로 업종 변경한 Dez 의 투혼도 무시 할 수 없을 정도이며 몇몇은 그들을 능가한다. 일단은 그렇게 천지개벽 센스가 들어있지는 않으나, 우리가 아는 한도내에서의 메틀 사운드로는 굉장한 상급의 메틀을 뿜어내는건 사실. 데뷔 때와는 상황이 완벽하게 다르다. 멋진 메틀 앨범이다. 질주감, 멜로디 센스, 탁월한 송라이팅까지 문제가 전혀 없는 메틀 밀레니엄에 걸맞는 쿨한 앨범이다. 메틀계의 돌아온 외팔이. 메이저의 있을만한 놈들의 그 증거적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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