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the buried and me - mordecai천재다!

영화재미없다 작성일 08.02.23 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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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수수께끼에 대한 모범적인 힌트가 들어있는, 재미 그 이상의 커버 앨범

최근 등장한 NWOAH 밴드들 중 가장 괴팍한 인상의 밴드는 누가 뭐래도 between the buried and me 일 것이다. 단 3장의 정규작에서 그들이 보여 준 것은, 광폭하고 어지럽지만 아름다운 스케일이 살아있는 독특한 하이브리드 익스트림 메틀이었다 그 누구도 데스메틀, 케이오틱 하드코어, 기타 비루투오소, 재즈, 프로그레시브/아트락, 이모/인디락을 한번에 구사하리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다. 아직도 이들의 대표곡이자 첫 비디오클립으로도 발표 된 Mordecai 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다. 케이오틱 센스를 동반한 데스메틀로 시작해서 중간에 프리재즈/아트락적인 분위기로 잠깐 새더니, 이모음악의 감성미와 거대한 스케일의 심포니락 사운드가 합체 된 멋진 멜로디 락으로 끝을 내는 놈들이 충격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는가? 사운드의 극과극을 손바닥 뒤집듯 간단하게 변환시키는 이들의 무시무시한 음악적 정신세계/센스는 들을 때 마다 경이롭다. 들을 때 마다 수수께끼 같은 이들이 작년 최고의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Alaska 의 충격과 의문이 가시지 않은 채 새 앨범이자 커버 앨범인 The Anatomy Of 를 발표했다.

신보는 트랙리스트만 봐도 지금까지의 3장과 이어지는 아찔함이 느껴진다. Metallica, Sepultura, Earth Crisis, Pantera 와 같은 메틀/하드코어 커버야 당연하다 치고, 거대한 스케일로 왔다갔다 하는 곡들에서 느껴지듯 Pink Floyd 나 King Crimson 커버도 어느정도 이해는 가지만 Motley Crue, Queen, Blind Melon, Smashing Pumpkins 와 같은 트랙들은 이것들이 미쳐도 제대로 미쳤나 하는 미묘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상이니까 말이다. 지금까지의 정규작에서의 음악에서 느껴지듯 이러한 “지극히 평범한 인상의 명곡” 을 BTBAM 스타일로 해체하고 조립하고 쥐어 비틀지 궁금했다. 그러고도 남을 밴드니까. 그러나 이들은 자기 스타일로 분해하고 개조하지 않았다. 이들은 덤덤히 재해석 없이 거의 비슷하게 커버를 해 댈 뿐이다. 말 그대로 평범한 인상의 커버앨범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음악활동을 보아왔다면 이들의 이런 지극히 평범한 커버는 이들답지 않고, 꽤나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표면적인 문제에 봉착한다. 그러나 이 커버앨범은 지금까지 BTBAM 의 음악을 충분히 재밌게 즐겨왔다면, 이 놈들의 음악적 정신세계가 너무나 이상해서 의문감이 넘쳐 흐른다면 매우 중요한 앨범임에 틀림이 없다. 이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상의 평범한 커버곡을 통해서 자신들의 음악적 요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을 통해서 이들이 보여주려는 건 극단적인 재해석으로 인한 이들의 특출난 기량표출이 아니다. 많은 커버 앨범들이 그렇겠지만, 이 앨범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두기 바란다. 이 앨범을 통해서 보여주는건, 바로 자신들의 다양하고 극과극적인 인상의 사운드적 스케이프를 분해해서 하나하나 보여주는 것이다. 커버곡으로 말이다. 이들의 대표곡 Mordecai 를 예를 들어서 이야기 해 보자. 혼돈적인 광폭함으로 시작해서 거대한 스케일의 이모셔널로 끝나며, 전체적인 구성은 프로그레시브/아트락인 그 노래를 보면 다양한 요소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을것이다. 광폭한 헤비함에 들어있는 메틀과 하드코어는 Metallica, Sepultura, Earth Crisis 와 같은 곡으로, 거대한 스케일의 구성은 Pink Floyd, King Crimson 과 같은 곡으로, 멜랑콜리함과 거대한 스케일의 하모니라인은 Queen, Blind Melon 과 같은 곡으로, 메틀/하드코어/아트락에 양념적인 요소로 간간히 보여주는 센스는 Soundgarden, Faith No More, Smashing Pumpkins 와 같은 곡으로 각기 해체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종합한 음악을 하는지, 어떤 요소를 가지고 음악을 해 왔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다. 지금까지 좀 이들의 음악이 어려웠는가? 이 앨범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하나 하나 따로 따로 분리해서 자세하게 말이다. 이러한 자세한 설명속에 들어있는 멤버들의 특출난 기량도 돋보인다. 메틀의 사악함과 프로그레시브의 허무한 인상, 어쿠스틱 발라드 넘버에서의 애상미 등 무리없이 다양하게 각 시대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장르의 특색을 걸맞게 소화해내는 실력은 대단하다. 기본적으로 숨 쉴새없이 극악한 보컬을 내 뿜는 인상이나, 보통의 클린보컬 음색도 굉장한 매력이 살아 있어 단순히 질러대기만 하는 보컬과는 격이 다른 실력을 느낄 수 있다. 기타리스트 역시 대단한데, 기타 솔로에 있어서는 기타연주로만 먹고사는 아티스트의 그런 오오라가 느껴질 정도. 특히나 King Crimson 의 커버에서 (약간 구렁이 담 넘듯 처리한 느낌이지만) Robert Fripp 의 전매특허적인 기묘한 솔로를 잘 처리했다는 사실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원래 커버 앨범이 곡을 얼마나 색다르게 연주했냐로 많은 시간동안 “재미” 를 우리에게 선사했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러한 재미도 있지만서도 자신들의 음악을 커버곡으로 풀어서 이야기 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꽤나 인상적인 작품으로 다가오며, 역으로 자신들의 음악의 독특함을 알리는 능수능란한 전략은 꽤나 새 앨범의 호평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이들의 음악이 감성적으로 끝내준다 해도, 이성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 이 앨범으로 즐기면서 BTBAM 을 이해 하기를 바란다. 더불어서 BTBAM 에 첫 도전을 하면서 되도록 빠르고 수월하게 이해를 하고 싶다면? 정규작 아무거나와 이 앨범을 꼭 동시에 구입해서 연구를 하기 바란다. 그런 가이드역활이 제대로 들어있으니까 말이다. 재미로 듣는 커버앨범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BTBAM 음악 역사에 있어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앨범임에 틀림이 없다. 수수께끼는 모두는 아닐지 몰라도 매우 많이 풀렸다. 이 앨범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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