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 82년생 개띠입니다. 아직 젊다면 젊은 나이고 먼가 삶을 준비한다기엔 늦었다면 늦은 나이인것 같네요.
몇번인가 짱공에 이직문제로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요..
우선 이제 3번째 회사에 온지 딱 일주일 되는 날입니다.
서울소재 괜찮은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만.. 대학성적이 워낙 좋지 않습니다..
제대로 놀았다기보단 친구들과 어울리고 게임 좋아하고 어줍잖게 노는것만 좋아하고 공부를 등한시했네요.
취직준비라는것도 제대로 한것도 없었고.. 그냥 말씀드리자면 학점은 2.5 간신히 채웠습니다.. 졸업을 간신히 한거죠.
1년을 백수로 지내다가 다행히도 시화공단 내의 철강회사에 재경팀 자리로 첫직장을 잡았습니다.
그래도 엑셀은 한때 어줍잖게 사용한 적도 있었고 숫자에 좀 강한 편이였는지 잘 적응해 나가며 일도 쉽게 배우고
큰 무리없이 직장 선배에게도 칭찬 많이 들으며 첫직장서 1년정도를 있었네요..
이때 연봉이 2200이였는데.. 솔직히 대학동기들 대기업 취직하고 은행들어가고 제 배로 버는 애들이 많은데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등한시했던 취직준비와 대학생활의 결과물이려니 그래도 운좋은거다하며 지냈죠.
안산공단에 기숙사에 지내며 그저 회사-기숙사 그리고 주말에 서울에서의 맥주한잔 요런 생활이 반복되다..
회사의 고지식적인 면과 팀장의 성격을 못버티다보니 결국 첫회사는 1년1개월만에 그만두게 됩니다.
그때도 너무 어렸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괜찮은 직장이였는데요 머 아직 그쪽에서 근무하는 직장동료들과 연락해보면
아니라고 2년 지나서 기억안나서 그런거라고 아직도 엉망이라고 하지만요 ㅎㅎ..
두번째 직장은 지인을 통해 IT계열 회사로 스카웃 비슷하게 들어갔습니다. (낙하산이나 찔러넣어준 요런건 아닙니다 ㅎㅎ..)
경력이라고 해봤자 1년 갓 넘긴 세무-회계 경력이였지만.. 대리로 대우해주고 연봉도 3천만원으로 훌쩍 올랐습니다..
다 이유가 있더군요... 회사자체가 참 재무쪽으로 너무나도 불건전했습니다..
들어간지 일주일만에 업무자체가 엄청났고.. 한때는 2주동안 20시간남짓 자면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입사하고 일주일만에 이 회사는 아니구나.. 당장 그만둬야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다니게 되었죠..
결국 때를 놓쳤고, 회사에 시체마냥 몇개월을 다니게 되었네요
근무시간이야 나중엔 조금 나아졌지만,, 반년쯤 지나자 월급도 밀리기 시작했고,
같은 재무팀의 상급자들은 전부 퇴사하는 바람에 건전하지 못한 업무의 중심에 제가 있게 되더라구요,,,
더이상은 못버티겠다는 생각에 매번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이 회사에서 9개월가량을 머물렀습니다...
그만두고도 밀린 월급 다 받아내는데 3개월이 걸렸습니다. 몇십만원 남아있지만 그나마 다른 퇴사자들에 비해 사정이
나은거라 그냥 잊구 살고 있지요.. ㅎㅎ..
서론이 너무나도 길었네요.. 어쨌든 그 회사를 퇴사한게 4월말이였고 3개월을 쉬었네요..
쉬는동안 젊을때 못해본 해외여행도 하게되었네요.. 처음으로 밟은 타국땅이 오사카였는데 너무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혼자였지만 너무 좋았떤 여행탓에 모아둔 돈 다 털어서.. 20일동안 유럽도 다녀왔습니다.. 이것도 혼자였지요..
참 행복했습니다.. 여행동안은요.. 헌데 이제 제 고민의 시작입니다..
이제 저는 회계/세무/재무 쪽으로 2년남짓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하는동안 놀고 있던 제 모습이
불안하셨는지 아버지께서 회사한곳을 물색해 놓으셨더군요... 지난 12일 금요일에 여행을 끝마치고 귀국했는데..
시차적응도 다 되지 않은 15일 월요일에 이 회사로 첫 출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포항으로 발령을 받았죠..
건설회사입니다.. 정확히는 개발(토목)회사입니다...
면접도 없이 들어왔습니다.. =_= 저희 아버지와 제 경력을 믿고 써준 내용은 참 감사하지요..
다만 건설회사가 이런 곳일줄은 전혀 아는바가 없었고,, 지금 맡은 일도 제 경력과는 다른 현장관리직입니다..
현장내에서 총무역활을 하게 되는거지요.. 처음엔 올해까지 즉 반년정도 현장에서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라는 취지에서 현장으로 발령을 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헌데 이제 얘기를 들어보고 회사의 생각을 알아보니 2년정도 길게는 3년까지 이렇게 현장직으로 이리저리 공사현장을
따라다니며 관리직으로 경험은 쌓고 난뒤에 본사로 들어가던가 그때의 상황에 맞춰 또 발령이 나던가 할 것 같습니다.
반년정도 현장에서 조금 고생하며 일하는 것에는 어느정도 각오가 있었던지라 괜찮지만..
2년 3년 지방으로 발령받으며 현장에서 지내는 것은 생각해본적 없기에.. 그리고 이렇게 일하는 동안은 그동안 가져온
제 재무/회계 경력과는 다른 업무를 하게 되기에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연봉은 3400으로 많이 높아졌습니다..
서울에서 연봉 3000을 받고 지낼때는 역시 안산에서 2200 받는것과 별 차이 없더군요.. 방월세에.. 교통비에..;;; 평일에
그렇게 지출을 많이 안하고 안산에서 있을때와 비교해 여가비로 쓰는건 비슷함에도 역시 서울은 돈 많이 듭니다.
연봉 3400이지만 이제 주 1회 휴무입니다.. 그것도 집이 멀다보니 2주에 2일을 붙여서 휴식하게 되네요..
12일 연속으로 출근하고 2일 휴무하게 되겠네요... 연봉외에 추가근무수당은 없구요...
전 저혼자 보낼수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아침 6시에 일어나 저녁7~8시까지 일하는 건설현장의 분위기가
(그리고 마련된 숙소도 방을 같이 써야하기때문에 좀 불편한 점이 아무래도 있습니다..) 버겁게 생각됩니다.
이젠 제 경력으로 괜찮은 직장을 다시 찾는다고 해봤자 연봉 2600 수준의 중소기업정도가 될껍니다..
단지 이 회사보단 좀더 제 시간을 가지며 좀 더 젊게 지낼수 있겠지요.. ( 이 말을 하는건... 건설회사다 보니 평균연령이
너무 높습니다 ㅎㅎ... 현장의 마을이라고 해도 이제 상대하고 같이 부대끼는건 평균 40~50대가 되겠지요).
제가 이 어려운 시기에 너무 편한 생각을 하고 사는걸까요?...
아직 미혼입니다.. 결혼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사람과 좀 부대끼며 지내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우선 올해까진 각오대로 머라도 얻어가자는 생각으로 근무해볼 생각입니다.. 그 이후가 문제겠지만요..
짱공 사회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건설쪽 일하시는분이라면 더 좋겠네요.
아직 차도 없고 해서 (구비할 여력도 현재로썬 없습니다) 정말 현장에 갇혀산다는 생각에 너무 힘드네요..
아버지께 논의하니 전 너무 이상적이라고 하시네요.. 이 어려운시기에 너무 편한생각하는건 아니냐고..
너가 힘들고 걱정되는건 이해되지만 그래도 버티고 살면서 그속에서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는게 맞지 않느냐구요..
하지만 생각이 많은 저로썬 쉽지 않네요.. 회사의 좋지않은 단면만 더 많이 보게 될것 같아 염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