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왠수네요.. 일방적 단순폭행으로 합의 노력중입니다.

계고신화 작성일 15.09.18 21:39:37
댓글 21조회 6,936추천 2

지난주 목요일 새벽 오랜만에 찾아온 군대 후배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거하게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고난 뒤 귀가하던 중 아파트 놀이터 앞에서 젊은 친구가 쳐다본다는 이유로 제가 먼저 시비를 걸었습니다.

 

쌍욕을 해가며 말다툼 하다 멱살쪽을 슬적 밀치고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해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파출소를 들어가봤습니다.

 

만취중인 저와 피해자를 보고 경찰분이 이자리에서 서로 좋게 화해하고 해결하라 하여 그때서야 정신차리고 무릎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입장바꿔 생각해도 제가 당했으면 정말 억울할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바로 해결되지 못하고 아닌건 아니라 하여

경찰서로 자리를 옮겨 조사를 받았습니다.

 

심야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라더군요 술깨고 맨정신에 다시 연락주면 와서 조사받자 하여 귀가하였습니다.

 

1주일 지나고 경찰서에서 담당 형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약속시간잡고 출석해 질문에 답하고 합의서와 피해자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농담섞인 말투로 여자꼬시기보다 더 우려울테니 노력 많이 해서 합의서에 피해자 지장을 받아오라 하더군요 ㅎㅎ..

 

개인적인 심정은 합의 여부를 떠나 술취해 진상짓 한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리고싶어 연락을 했습니다.

 

84년생인 저와 딱 띠동갑 차이나는 20세 재수생이었습니다.

 

띠동갑의 나이차에 더해 수능도 얼마 안남은 시점에 재수생에게 사고를 친것에 제 자신이 한없이 한심하고

몸 둘 바 없이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뭐라 딱히 말씀드릴 면목도 없고 죄송하단 말 밖에 진심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하며

용서를 구했는데 딱 잘라 합의의사는 절대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조사받기 전 먼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담당 형사분이 합의 없이 처벌되면 전과기록이 남을 수 있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연락처를 남기고 왔다고 합니다.

 

술이 깬 상황에 어떤말을 할지도 궁금했다고 하더군요.

 

일방적으로 제 잘못이기에 계속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재수 준비중인데 사고로 인해 며칠간 제대로 공부를 못했다고 대학 잘 못들어가면 어떻게 책임질것이냐는 말에

살짝 도가 좀 지나치다 느꼈습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 쳐다봤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고 밀친 제 잘못이 커 손 발이 닳는것 처럼 빌고 죄송하다 했습니다.

 

그 뒤로 다시 합의는 없을것이라고 말을 하더군요.

 

현실적인 입장에서 합의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것보다 큰것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합의 여부나 처벌 이후 전과등록이 중요한건 아니고 연락드린 제일 큰 목적은 대면을 하든 전화통화로 하든 정중히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고싶은거라 말했습니다.

 

그러고나니 피해자가 무슨말 하는지는 알겠지만 10~20만원으로 쉽게 합의할 생각은 없다.

단단히 준비해야할거다라고 말을합니다.

 

그말을 딱 듣는 순간 결국 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해 고등학교 갖 졸업한 친구가 이런식으로 금전적인 수단에 합의를 흥정하는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좋게 얘기하면 샘에 눈치가 빠른거고 나쁘게 얘기하면 영악하다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일단은 알았고 서로 바쁜시간이니 조금더 기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그 뒤로 일을 마치고 퇴근하여 곰곰히 생각해보고 장문의 문자 한통을 남긴 상태입니다.

-----------------------------------------------------------------------------------------------------

오후에 전화드렸던 최지민입니다.

죄송하다는 말이 항상 처음과 끝에 나올 수 밖에 없을만큼
상처와 충격을 드린것에 대해 면목이 없고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자주 문자와 통화로 연락 드리는것 조차 껄끄럽고 기분이 매우 상하실텐데
염치 불구하고 지난 사고에 대해 정중히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바란다는 제 입장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더군다나 한번도 힘든 대학입학 준비를 다시 준비하고 계신입장에 제가 저지른 사고로
영향을 받아 한창 중요한 시기에 피해를 드린것이 더더욱 죄송스럽고 안타깝네요.

 

제가 늦동이로 자라 93년생 조카가 있는 입장에서 띠동갑 차이가 나는 피해자분께
야만적인 행동으로 모욕을 드린것에 대해 심히 제 자신에게 실망을 하고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한것이 매우 후회스럽고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저번 사고로 인해 대다수의 기성세대들이 저와 같다고 편견을 갖지 않으시길 바라는 동시
하루빨리 지난 상처가 치유되어 남은 기간동안 이루고저 하는 목표에 만족하게 다가가셨으면 합니다.

 

아무쪼록 빠른시일 안에 노여움이 가라앉아 사고전의 평상적인 일상생활로 회복하시길 바라며

필요악이지만 통상적인 피해보상의 수단이 금전적인 분야이기에 희망하시는 금액이나
다른 방법의 보상수단을 말씀해 주시면 가능 범위에 한해 준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창 부푼 꿈을 안고 평생 중 가장 푸르고 활기차게 보낼 청춘의 초기에 저의 경거망동이 옥의 티가되어

피해를 드린점에 다시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준비하시는 일에 항상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으시길 바라며
마음이 추스려지신 뒤 언제든 연락 주시면 받도록 하겠습니다.

-----------------------------------------------------------------------------------------------------

 

지속적으로 잘못에 대한 사과는 할 생각인데

어린 친구가 한몫 뜯어보겠다는 심보로 이렇게 태도를 취하는게 괘씸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심란합니다.. 합의를 계속 제의해야 할지 다 때려치고 법적인 처벌을 받아버릴지..

 

언젠가 술로 한번 크게 사고칠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했는데

이젠 정말 눈과 속이 뒤집혀질 정도로 과음하는 버릇은 없애야될것 같습니다..

 

짱공여러분들도 절주하시면서 즐겁고 건강한 음주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계고신화의 최근 게시물

인생상담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