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동안 택배일 해본 경험입니다..

잠자는 시인 작성일 18.08.12 08: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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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장공 형 동생님들...

짧지만 힘들었던 2주의 택배경험 올립니다요

택배 종사하시는분들 사랑합니다..

 

 아는 형님이 택배 사무실을 운영하시거든요

 갑자기 기사한분이 간병때문에 한달동안 못나오시게 되어서 큰일이라고 하소연을 하시네요 ㅠㅠ

 월급기사인데 오랫동안 같이일한 기사라 자를수도 없고 워낙에 물량을 많이하시던 분이시라 용차를 구해도 무리라고...

 저야 개인사업자에 탑차도 몰줄아니  낮에 3~4시간 정도 시간빼서 도울수 있을것 같더라구요

"형님 그럼 한달정도 도와드릴께요!!"

이 한마디로 개고생이 시작될줄은......ㅋ

 

첫날 아침부터 물류샌터로 나오란다..

전 그냥 물건 가득 싣고 트럭이 오면 가져다 준다 생각했거든요 ㅋㅋ

뭐 어차피 도와주기로한거 일단 해보자 싶더라구요

"동생아 여기 레일에서 니 구역 물건 지나가면 낚아채서 옆에 쌓아두면 된다잉"

머리속으로 맡은구역 주소를 되뇌면서 물건만 뚫어져라 쳐다봅니다..(그래봐야 쉽게 아파트 몇개)

그래도 보통일 아니더군요..사무실 기사들 전부가 달라붙어 각자구역 물건분류

저야 잡은것보다 놓친게 많아서 다른 기사님들이 챙겨주시고ㅎ

이제 물건에 붙은 송장에서 기사송 송장을 또 다 때어내고 택배 박스에 보기쉽게 매직으로 주소 표기하고....

 옛날에 택배받으면

 "뭔 박스에 글자을 이렇게 크게 적어놨어?"

 하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겠더군요...택배차에서 찾기 편한이유도 있지만 아파트는 경비들이 입주민들이 찾기쉽게

 또 박스외부에 크게 적으라네요

그다음 바코드 입력하기

 그전에는 전 기사들이 박스보고 운행하는줄.....

 휴대폰 연동 어플에 바코드만 찍으면 물건 주소, 받는사람이름, 연락처까지 다 나옵니다

 원클릭으로 전화 연결까지...

내가 운행할 순서를 짜고 , 그 순서대로 바코드를 찍고, 어플로 고객들에게 몇세에 도착예정 문자까지 다보내니

어느덧 11시 ㅠㅠ

다른 기사분들은 벌~써 출발..저보다 짐이 2~3배는 많은데요..

 

일단 설레는 마음으로 xx아파트로 가봅니다 5개동 20여개의 물건..뭐..쉽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센터에서 출발해서 도착하니 벌써 12시

1동 경비실 앞에 차를 대고 1동 입주자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음..3분이시네...3분중 2분만 전화를 받습니다..그중 한분은 문앞에 두고가라고하고 한분은 집에있고, 한분은 전화 안받음..

시키는대로 하고 3동에서 처음으로 일이 생깁니다..경비아저씨...경비실에 물건두기 싫어하시나봐요...ㅋ

"전화해봤소?"

"네 몇통을 해봐도 전화를 안받으시네요"

"전화를 안받으면 집에 올라가서 있는지 확인해야지 무작정 여기다 던지면 어떡하노 에잉..."

폭염에 짜증이 올라오지만 도와주러 왔으니 그냥 암말 안하고 넘어갑니다

 

아직은 기사보다는 고객 입장인지라...전화가 안되면 몇통이나 하게되고

생물같은건 저건 폭염에 경비실에 두면 안될것 같은데 싶어 또 문앞까지 가져다 놓고..

하나 보내고 배달완료 찍고...

남들보다 시간이 2배는 넘게 걸린듯하네요

 

그런식으로 2~3시간이면 끝날일을 6시간만에 끝내고...

저녁에 형님이랑 소주한잔하면서

할수 있겠냐는거 괜한 오기에 

"에이 한달만 도와주면 되는거 못하겠습니가!!!" 큰소리치고 2주째 후회막급입니다...ㅋ

지금은 익숙해져서 아침부터 오후2시쯤이면 끝나고 제 사무실와서 제 일히고...살이 쪽쪽 빠지네요

 

2주밖에 안하고, 생업이 아니라 형님이 많이 맞춰주기에 택배업의 고충까지 깊이 알수는 없겠지만

제가 느낀 몇가지는

1. 정말 힘든 일은 맞네요..다른택배회사 구역에서 만나면 물건 여러개 들고 뛰어다니는데 운동하듯이 하는 제가

   부끄러울 정도...

2. 2주간 아파트 최고의 갑질은 경비아저씨..

   딱 퇴직하신 점잖은 어르신부터 못배워먹은 늙은이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긴 합니다만

   제 생각은 그렇거든요..가족들한테 말못할 상품이라도 시키면..(뭐 그런거 있잖아요)

   그래서 전화 안되면 경비실같은곳에 맡기는게 맞는것 같은데 그걸 저한테 인터폰 확인해라

   (어떤분은 본인이 확인해서 내차에 다시 집어던지시더라구요 다 갖다 주라면서...)

3.택배박스에 취급주의..의미없는 행동...엄청난 물량에 신경 못쓰겠더라구요 종이백이나 비닐에 단단한물건 보내시는분들

  계시는데 그런것들 날아다닙니다...

4.앞으로 물이나 쌀은 마트에서 사먹어야겠다...

5.앞으로 택배전화는 꼭 받아야겠다(요즘 타인과 전화통화 자체를무서워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건 진짜인듯) 아니면 어디 두라고 확실하게 적어야겠다

 

그리고 난 옷벗은 여자 두번 봤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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