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공기업 지원으로 연간 약 20조 원이 들어간다”면서 “당장 어렵다고
개혁을 미루면 국가 경쟁력이 없어지고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일본의 공공개혁을 주도한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게이오대 교수를 만나 “개혁이 끝나고 바뀌면 환영받는데 우리 한국도 개혁하는 과정에서 환영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의 관료사회가 어려움을 겪은 것을 잘 알고 있고, 우리는 그 어려웠던
일본 개혁의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일본의 경험이 한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 “공기업의 기능이 분산돼 제대로 안 되고 있다든지
민간에서 맡는 것이 더 나은 공기업들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순서를 정해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케나카 교수는 공감을 표시하며 “정책에는 순서가 중요하다.
일본은 부실채권 문제가 커서 이를 먼저 해결하고 (이어) 우정 민영화를 진행했다”면서 “개혁에 논란이 따르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
우정 민영화의 경우도 국민 앞에 전 논의 과정을 공개해 누가 책임지고 이야기하는지 지켜보게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케나카 교수는 2001∼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정권에서 경제재정상, 금융상, 총무상 등을 맡아 우정 민영화, 부실채권 처리, 노동 규제 완화 등 공공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다케나카 교수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 고촉통 싱가포르 선임장관,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 15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국제자문단을 공식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