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저기 끌려다니는 우리나라 생각하면 이스라엘 멋지다!!

길쏘니 작성일 08.08.28 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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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있는 곳에 ‘이스라엘 무기’ 있다

 
20080828.01100209000001.02M.jpg프랑스의 ‘미라주 5’를 바탕으로 이스라엘항공산업(IAI)이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 ‘크피르’.
ㆍ냉전시절부터 독재국가·게릴라 가리지 않고 무기판매

ㆍ그루지야 군사지원 밝혀지자 ‘전쟁 커넥션’ 또 도마에

러시아가 남오세티야 자치공화국 문제로 그루지야와 전쟁을 벌이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신 냉전’을 방불케 하는 대립 속에서 난처한 상황에 빠진 나라가 있다. 그루지야에 무기를 공급하며 군사적 자문 역할을 맡아온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과 그루지야 간 은밀한 협력관계가 드러나면서, 냉전 시절부터 세계 곳곳에 뻗어간 이스라엘의 ‘전쟁 커넥션’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루지야 사태가 한창이던 이달 중순 하레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들은 그루지야에 대한 무기 수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들 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000년부터 그루지야에 2억달러(약 2100억원)어치의 무기를 공급해왔다. 이 중에는 원격조종 무인정찰기 450대와 로켓포, 전자제어장비, 야간 투시경 등이 포함돼 있다.

20080828.01100209000001.03M.jpg이스라엘의 한 공군 기지에 대기 중인 크피르 전투기.
그루지야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무기 판매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군사 전문가들을 파견,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체류하고 있는 미군 자문단과 함께 그루지야 군대를 훈련시키기도 했다. 2006년 레바논 전쟁을 지휘했던 이스라엘 군 전직 장성 갈 히르쉬, 텔아비브 시장을 지낸 로니 밀로 등이 트빌리시에서 그루지야 군의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지야를 비롯한 코카서스 지방에는 유대계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루지야 내각에도 유대계 장관이 2명이나 있다. 이스라엘은 근래 아랍계 인구 증가에 맞서기 위해 옛 소련권 국가들에서 유대계 주민들을 대거 불러들였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에는 대규모의 그루지야계 이주민 공동체가 존재하며, 두 나라 간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함께 그루지야 군대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자 러시아는 시리아에 무기를 판매할 뜻을 내비쳤다. 러시아는 이란에도 S-3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공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 지중해에서 이란을 공격할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미사일 공습 훈련을 벌인 이스라엘은 러시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냉전’이 불러온 군비 경쟁의 핵심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이스라엘의 무기 판매가 물의를 빚은 것이 한두번이 아닌 탓이다. 1960년대 이래 이스라엘은 미국산 무기를 사거나 원조받아 국방 규모를 키웠고, 군수산업을 발전시켰다. 이스라엘은 미국산 무기를 재판매하거나 자국산 무기를 팔아 국가 재정의 상당부분을 충당해왔다. 이스라엘 무기 커넥션의 대표적 사례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핵무기개발을 지원한 것을 들 수 있다.

73년 욤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이 일어나자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등을 돌렸다. 이때 이스라엘이 아프리카의 외교 상대로 택한 것이 악명높은 흑백 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고립돼있던 남아공 백인정권이다. 이스라엘은 70년대 남아공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지원해 6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도록 도왔다. 두 나라의 은밀한 거래가 폭로된 것은 77년. 이스라엘이 우라늄 50t을 건네받는 대가로 남아공에 방사능 물질인 트리튬(3중수소) 30g을 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스라엘은 남아공과의 핵 협력 의혹은 물론 핵무기 생산기술을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부인했다. 그러나 86년 핵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가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핵 시설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스라엘의 핵 개발 실태가 드러났다.

2000년 남아공의 전직 장성 디에터 게르하르트는 “이스라엘은 이미 74년 남아공에 여리고(Jericho)-2 미사일 8개와 핵탄두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폭로했다. 80년대 남아공이 개발한 RSA-3 탄도미사일 개발도 이스라엘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은 90년대 중반 흑인 정권이 들어선 뒤 핵무기를 자진 폐기하고 비핵 국가로 돌아섰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과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70년대 우간다의 이디 아민과 옛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의 모부투 세세 세코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여러 독재정권에 무기를 팔았다. 콩고 내전에 개입했던 레브단, 앙골라에서 활동했다는 소문이 있는 앙고-세구, 콜롬비아에서 활약한 실버 섀도 같은 민간 군수회사들은 이스라엘에 본부를 두고 있다. 2005년 유엔은 이스라엘이 안전보장이사회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무기를 팔고 있다며 조사를 벌였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놓고 정부군과 반군이 내전 중이었다. 2002년부터 5년 넘게 지속된 이 전쟁에서 수만명이 숨지고, 이들 중 상당수가 이스라엘제 무기에 목숨을 잃었다.

20080828.01100209000001.04M.jpg이스라엘과 미국, 터키 군이 지난 19일 이스라엘 북부의 하이파 인근 바다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하는 도중 이스라엘 병사들이 헬리콥터에 매달려있다.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개입은 더욱 폭넓고 직접적이었다. 콜롬비아 우익 민병대 AUC 출신인 카를로스 카스탕은 2003년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하며 80년대 이스라엘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콜롬비아 우파 정권과 미국의 지원을 받은 AUC는 좌익 게릴라 소탕을 빙자해 민간인들에 대한 고문·살해를 자행함으로써 악명을 떨친 준 군사조직이다. 카스탕은 많게는 50명에 이르는 AUC 조직원들이 이스라엘에서 훈련을 받았다면서 “이스라엘 군은 우리를 팔랑헤 민병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팔랑헤 민병대는 이스라엘의 후원 속에 활동한 레바논 민병대로, 82년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쳐들어가 주민 2000명을 몰살시켰다. 카스탕의 고백은 지구 반대편 레바논과 콜롬비아의 우익 민병대가 이스라엘의 치밀한 ‘가르침’을 받고 민간인 학살과 인권탄압을 자행했음을 드러내주는 것이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은 콜롬비아 우익 세력을 데려다 훈련을 시켰을 뿐 아니라, 콜롬비아 정글에 군사 전문가들을 보내 우익게릴라들의 무장을 돕기도 했다. 89년 공개된 콜롬비아 비밀경찰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지원 덕에 AUC가 1만~1만2000명의 병력을 거느린 대규모 준 군사조직이 될 수 있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과테말라에 근거지를 둔 기르사(GIRSA)라는 민간 군수회사를 동원해 칼리시니코프 소총 3000자루를 AUC에 건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70년대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정권의 민간인 학살, 이른바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에 개입했으며 엘살바도르 내전 때도 독재 정권에 무기를 공급했다. 미국 정보기관 평가에 따르면 75~79년 엘살바도르가 구입한 무기의 80% 가까이가 이스라엘제였다. 80년대에는 좌파 산디니스타 정권을 뒤엎고 집권한 니카라과 소모사 독재정권에 무기를 건넸다. 이스라엘의 군사개입 리스트에는 이밖에도 볼리비아,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아이티, 온두라스,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베네수엘라 등 거의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가 들어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의 베냐민 바이트 교수가 쓴 ‘이스라엘 커넥션’이라는 책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60~70년대 팔레비 왕조 치하의 이란에도 무기를 대량 공급했다. 국민의 지지를 받던 민족주의 정권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은 팔레비 왕조의 레자 샤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의 도움 속에 공포정치를 펼쳤다.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나 호메이니 세력이 집권한 뒤 이스라엘은 “이란이 역내 시아파 과격 무장세력을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란 무기의 상당수는 이스라엘이 팔레비 정권에 넘긴 것들이었다. 이스라엘은 사담 후세인 치하의 이라크 쿠르드족 반군과 터키 군부에도 무기를 보냈다.

냉전 시절 미국의 대리인으로 제3세계 내전에 개입해 이익을 얻은 이스라엘은 냉전이 저문 90년대 이후에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 강국들과의 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도는 2000년대 들어 이스라엘의 무기 판매액이 늘어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나라로 꼽힌다. 인도국방연구개발기구(DRDO)는 2006년 1월 이스라엘항공산업(IAI)과 4억8000만달러 규모의 무기개발 협력 협정을 맺었다. 인도 언론들은 “인도는 이스라엘의 최대 고객”이라면서 양국간 무기거래액이 15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인도가 사들인 것들은 이스라엘제 바라크 해상미사일방어 시스템, 개량형 팰컨 조기경보 시스템, 헤론 무인 항공기, 스파이더 지대공 미사일 등이다.

20080828.01100209000001.05M.jpg이스라엘이 독자 개발한 주력 전차 ‘메르카바’.
이스라엘은 미국의 경쟁 상대인 중국에도 무기를 팔려고 시도했다. 2003년 이스라엘은 중국에 팰컨 다층복합레이더 시스템을 판매하려다 미국과 마찰을 빚었다. 이 사건은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으면서도 무기를 팔기 위해서라면 미국과의 마찰도 불사하는 이스라엘의 ‘배짱’을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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