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현대 국가처럼 고도로 발전된 국가에서는 이를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지금의 자본주의는 완전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닌 이를 통합하고 잘 버무린 수정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시장이 스스로 잘 해내갈 수 있도록 하면서도 국가의 도움이 없다면 살아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시장이 스스로 하지 못하는 일이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려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의 일이기 때문이다.
설치류가 대통령이 된 후(참~대단한 나라다. 인간도 아닌 놈한테 모든 것을 주냐. 차라리 참새한테 방앗간을 줘라) 이명박은 스스로가 신자유주의자임을 천명했고 또한 정부가 너무나도 비대화가 되었으니, 군살을 줄인다고 했다.
설치류(라고 쓰고 이명박이라 읽는다.)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나는 군대에 있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처음 한 일은 정부의 기능을 통폐합하는 일로 알고 있다. 이 또한 비대화된 정부의 기능을 간소화시키기 위함이라고 자위하고 싶다. 원래 행정학을 배우다보면 행정의 가외성이라고 해서 일부러 행정의 중복성을 두는데 설치류도 지딴에는 주먹만 한 두뇌라도 있으니, 정부 각 처의 기능을 통폐합하면서 이 가외성을 나름대로 생각을 했으리라고 믿는다.
그래, 여기까지는 설치류가 주장한대로 프레드리히 폰 하이예크의 주장대로 신자유주의(아니, 밀턴 프리드만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바를 지 모르겠다만)의 선봉에 서고 있는 것이 맞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이다.
요즘 건설사가 죽을 맛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미분양 아파트가 엄청나게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는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마당에 부동산버블조짐조차 보이기 시작하고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려서 구입하는데 시중금리조차 오르는 판국이니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 아파트, 부동산으로 엄청난 '특수이익'을 맛 보았던 건설사들은(우리나라가 건설사들이 많긴 많다.) 이제 자신들이 죽겠다고 정부에 하소연을 했다.
뭐?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회사들이 도산을 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에 악조건이 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그렇게 말을 한다면 어쩔 수 없는데....
이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건설회사의 모럴 해저드(Moral Hazard)가 빚어낸 참사라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해도 그것은 개인 회사의 문제이며 자본주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절대 공개할 수 없다고 찌질거렸으면서도 과연 아파트 한채, 한 동을 건설하는데 얼마나 자금이 소요되는지 정확한 액수를 알 수도 없고 또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아파트 한 채를 사는데 얼마나 많은 '바가지'를 쓰면서 들어가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한다. 대형 건설회사들은 따내기만 하면 곧바로 수많은 하청업체들에게 일거리를 쪼개서 나눠 주기만 하고 자신들은 그냥 앉아서 돈을 따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는 건설업체의 하청이 이렇게 난립하는 국가가 또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자...그런데 이제는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물건들이 팔리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국가가 대신 사 줬다. 노가다 십장의 성향이 왕성한 설치류는 세금 2조원을 들여서 사준다.
좋다! 분명히 건설업체들 배불려 주려고 하는 짓임에 틀림 없지만, 이것은 국민경제를 위한 일이라고 내 스스로 세뇌시키겠다.
그러나...
이와는 정 반대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보자. 오늘은 환율이 20원 떨어지긴 했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환율이 정확히 1208원 이었다. 환율이 1200원을 넘기면 키코(KIKO)에 가입했던 중소기업의 70%가 위태위태하며 또한 총 손실액만 2조원에 달한다.
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알짜배기, 우량 중소기업들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며 우리나라의 실업율을 막는 것 역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다.
그런데 이런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마당에 우리의 호프 강만수는 역시 기대를 내 버리지 않고 또 다시 뻘짓을 자행한다.
건설업체들에게는 안 팔리는 물량 대신 사주는 거의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에게는 정작 ['무조건' 지원보다 '시장주의' 해법 택해]라는 식의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기사의 일부를 발췌하자.
[중소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선별적 지원방식을 해야된다는 점과 특히 키코(KIKO) 손실에 대한 책임 공방은 기본적으로 사적계약의 영역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웃기지 않은가? 건설업체의 모럴해저드는 방기한 체 2조원을 들여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 주겠다고 하면서 중소기업의 모럴해저드 때문에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생각은 이렇다. 투기성으로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말이다.
중소기업들이 자신들이 좋아서 키코에 가입한 사람들도 있지만, 강제로 가입한 이들도 있다. 주거래 은행에서 키코에 가입을 하지 않으면 대출을 안해주겠다는데 중소기업이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키코에 가입을 하지 않겠으며 환율이 잔뜩 떨어져 수출기업으로 손해를 보았던 과거가 있어서 가입한 중소기업도 있고. 무조건 키코가 좋은 상품이라고 온갖 감언이설을 쏟아 냈던 은행의 부도덕함 때문에 가입한 중소기업도 있다. 내가 금융쪽 공부를 안했지만, 파생상품이라는 것이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난해하고 어렵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그저 실적주의에 급급해서 키코를 팔아 넘기려고 했던 은행의 부도덕함을 먼저 지적을 해야지 중소기업의 투기성 키코 가입을 운운하는 강만수는 정말 대한민국의 암적인 존재이다.
그래, 그러면 건설업체의 모럴해저드는 아예 없어서 2조원 투입해서 도와주겠다는건가?
그리고 정부는 주거래은행을 통해서 키코 가입 중소기업을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오늘 뜬 뉴스를 보니 오히려 수많은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금액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그나마 중소기업에 대출을 늘리겠다고 한 은행은 몇몇 없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제대로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정부는 아직도 지금 상태가 된장인지 똥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확답형)
자신들이 편할 때는 하이예크 주의를 표방하고(사회복지예산 삭감, 공무원 신규채용, 봉급 동결, 신행정수도 관련 예산 축소, 공기업 민영화 기타 등등..) 또 자신들이 편하고자 할 때는 케인즈 주의를 표방하고(건설업체 몸 불려주기, 대운하 ㅈㄹ, 내년 정부 예산은 노무현 때보다도 오히려 상승 기타 등등...) 귀찮으면 시장에 맡기고(키코 가입 중소기업 대책) 자신들의 표밭에는 모든 것을 바치고(건설회사, 강부자 등등....) 동아일보가 500억 때문에 긴축에 들어가고 위태위태하다고 하는데, 난 이놈의 정부가 동아일보가 넘어가려고 하면 괴이망칙한 이론으로 무장해서 국민의 세금으로 동아일보를 구원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 본다.
하이예크가 사회주의에 관심을 가지다가 자유주의 경제학을 대변하게 된 이유는 사회주의, 전체주의와 싸우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런 하이예크가 내세운 자유주의 경제학을 받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체주의로 나가려는 설치류의 행위는 정말 짜증을 넘어선 분노로 들어선지 오래일 뿐이다.
정말이지....편할 땐 하이예크. 편할 땐 케인즈... 경제학의 양 거두들이 피눈물을 쏟아 내겠다, 이 자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