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박정희의 그늘 아래 사는 한국경제

sksmstk 작성일 08.11.01 13: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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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을 해도 우리집에 있는 책들은 '잡탕'적인 성향이 상당히 강하다.

내가 중학교 당시에 역사스페셜(유인촌...젠장)을 보면서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는 이도학의 새로쓰는 백제사라든지 박영규나 윤내현 교수의 책들이 책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였다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하라는 수능공부는 하지 않고, 정치관련 책들과 월간 말지를 읽기 시작했다.(그러니 수능 점수가 개판이지...-_-) 그러다가 결국 군대를 다녀온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게 남은 것은 경제관련 책들이었다.

 

이렇게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역사책-정치관련서적-경제관련서적으로 나의 관심분야가 넘어오는 이 순간에도 끊임이 없이 나의 관심 중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만화책'이다.

 

내가 초딩 시절에 어머니께서 3년간 만화가게를 하셨던 영향이 지대하리라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여하튼, 잡설은 그만두고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이렇게 만화책을 좋아하는 것처럼 집에는 만화책도 꽤 많이 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은 '푸른길'이란 만화이다.

푸른길은 에도가와 케이시라는 일본인의 원작을 한국인 만화가 권가야가 그린 총 5권의 만화책이다.

이 만화는 원작자가 일본인임에도 특이하게 한국의 현대사가 만화의 주된 내용을 차지한다.

어차피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만화의 주된 내용이 아니니깐, 본론으로 넘어가기로 하겠다.

 

푸른길 5권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뭐, 간단하게 말하면 박 대통령 시대였지. 그 사람은 좋은 독재자, 또 나쁜 독재자였지. 일본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친일...제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전 관동군 부관이었지. 따라서 그의 일본 정치인맥은, 구 제국 육군에 힘깨나 쓰는 '쇼와의 괴물' 키시 노부스케를 비롯해 육사 쪽으로 대단했지.....(중략) 한국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공해를 무시했고, 일본 정부는 그걸 이용한게야. 즉...공해 때문에 문제가 되던 기업을 저쪽으로 유치시킨 거지. 그 정도면 알겠나? 일본의 원조란, 어차피 국익을 우선한 것. 일본 기업이 돈을 벌어 들이게 하기 위한 거였지. 공해 기업은 물론, 합병회사나 합자회사도, 일본 경제에 확실하게 이익이 돌아올 것을 계산한 원조였지."

(자아...일본인이 쓴 원작을 바탕으로 한 만화이니깐 좌빨논란을 펼치고 싶거든 일본가서 해라)

내가 굳이 집에 있는 만화책까지 뒤짚어보면서 이 대목을 찾은 이유는 이 부분이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크나큰 암덩어리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원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만화책에서는 나타나있지 않고 그저 일본의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두루뭉실하게 표현이 되어 있지만, 다들 알다시피 박정희와 일본간의 그러한 막후협정 가운데에는 한국의 기업들이 일본의 부품소재들을 수입해서 물건을 재조한다는 약조도 되어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1965년 한일협정이 체결되고 1966년부터 1975년까지 10년간 한국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청구권자금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어치의 자본재를 받기로 하고 식민지 보상문제를 타결지었다. 그래, 그것은 미국의 원자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어쩔 수없는 고유지책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청구권자금이 너무 부족하느니 뭐니 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니, 지금 그런 이야기는 제외하도록 하자.

여하튼,  청구권자금을 이용한 제품과 기계로 박정희 정권의 지도 아래 한국경제성장에 필요한 도로, 공장 등을 건설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일본의 배상금 5억달러는 현금이 아니라 현물로 이뤄졌다. 쉽게 말해서 한국정부가 5억달러를 받아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외국의 제품들을 수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일본제품만 쓰게 된 것이다.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 수많은 공장들(그것이 불순한 의도이든간에)이 들어왔지만, 정작 독립 이후에 이 공장들을 가동할 줄 몰랐던 이유는 공장을 가동할 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일본의 물건을 수입하고 일본의 기계를 수입해서 물건을 만드는데 사용했다면 사용법을 배워야 하므로 기술자를 초청해야 한다. 기계는쓰는 동안 고장이 나거나 마모되는 부품이 생기므로 새로운 기계와 부품을 사야 한다.

 

즉 한번 그 나라의 기계를 산 이상 마모되는 부품은 다른 나라 제품으로 교체할 수 없다. 오로지 일본제품만 하서 수입할 수 없는 관행이 이미 박정희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다.

 

1966년부터 한국에서 사용되는 많은 기계설비, 부품들이 일본제품으로 채워지게 되었고 한국은 자기가 그 제품을 만들어낼 기술을 스스로 습득할 때까지 계속 일본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것이 바로 대일무역적자의 기원이다. 그 전에도 대일적자는 존재했지만 절대액으로는 그리 큰 것이 아니었지만 1965년부터 적자의 절대액이 급증하였다. 또 90년대, 또 21세기 들어서도 한국경제가 미국이나 유럽, 중국과 동남아에 대해서는 무역흑자를 보면서도 유독 일본에게만은 적자를 보는 구조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런 항상적 대일적자구조는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에게전쟁배상을 받은 동남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내가 중학교 시절에 사회과부도를 보면서 어째서 다른 국가와는 달리 왜 일본에게만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여기에서 풀리게된다.)

 

일본정부는 청구권자금 지불 명목으로 한국에게 5억달러어치의 부품을 팔면서 제조업의 많은 분야에서 부품과 기계와 기술이 일본기업에게 종속되도록 한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크나큰 생각을 하게 된다.(아닌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다.

비록 박정희 시대부터 정치인과 싸바싸바(!)하면서 성장한 대기업이라지만(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나름대로 합리성을 가지고 있고 또한 덩치도 있기에 스스로 노력을 한다면 일본에서 핵심제품들을 수입해서 물건을 가공해서 다시 외국으로 파는 이런 악순환을 해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도 엄청난 대일 무역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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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나에 물건을 팔아서 벌어 들이는 돈을 모조리 일본에게 [다나카씨 물건 사용해서 감사했습니다~]하면서 바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일본에서 제품소재부분의 물건을 수입해서 외국으로 수출을 하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토종 부품소재부분의 물건을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야 질 좋은 일본의 제품을 수입해서 물건을 만들고 일본의 기계로 물건을 잘 만들고 있는데 왜 피곤하게 굳이 한국제품으로 바꾸느냐. 일본의 기계를 한국의 기계로 대체하는데에도 수많은 자금이 소요가 되는데 왜 바꾸는냐...이런 생각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내가 군대에 가기 전(적어도 3년 전)에 본 기사라 정확히 찾기가 어렵지만,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어떤 내용이냐면 어느 한 중소기업이 뛰어난 부품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것은 현재 대기업이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부품보다도 더 뛰어나다고 하는데 대기업에서는 이 중소기업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본의 부품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정확한 내용은 알기 힘들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물론 대기업 측에서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지 모른다. 일본의 제품을 사용하다가 한국의 그것으로 대체하기에는 일종의 '표준화'가 되지 않아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일 수도 있고(마치 한국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파이어폭스(Fire Fox. 모질라 재단에서 만들어낸 것으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발명이 된 것인데, 본인이 2004년 말에 사용한 바로는 한국의 웬만한 사이트의 이용에 불편함을 겪었다. 즉 우리나라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식민지~)를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질 좋기로 소문난 일제가 있는데 뭣하러 한국제품을 사용하냐...뭐 이런 이유에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이유를 들어서 계속해서 일본의 제품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일본의 기계를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에는 지금 심화되고 있는 대 일본 무역 적자를 계속해서 끌어안고 가겠다는 소리와 다름이 없으며, 동시에 대기업이 말하고 있는 중소기업과의 상생경영은 결국에는 공염불이라는 소리와 진배없다.

 

본인이 생각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경영은 이런 부푼소재공업과 같은 것은 중소기업이 맡고 남은 큼직한 일들이나 세일링과 같은 부분을 대기업이 맡아 서로 분업이 잘 되어있는 상태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처음부터 대기업은 이런 부분은 전혀 고려를 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에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으로 전락을 해 버리고, 그 때문에 수출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게 그 어떤 요구를 하든지 회사가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는 대기업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을 90% 이상 고용하는 중소기업은 점점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엔円화가 급속도로 오르고 무역 수지가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저 부분이 조속히 개선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말로는 상생경영을 하지 말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원조를 아끼지 않아서 자신들에게 맡는 최고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것이 일본제품보다 좋다면 생산라인에 그것을 넣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 정말일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그것이 제품의 표준화와 관계가 있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한국제품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것이 지난 세월동안 엄청나게 누적이 되어 온 대 일본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길이며 한국제품의 경제력 강화에도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 역시 윗 부분을 보면 퀠컴이라고 적힌 작은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것 역시 미국의 퀠컴사에 막대한 로열티를 제공하고 있다는 뜻이다. 휴대폰을 잔뜩 만들어서 팔면 뭐하나. 이렇게 그 일부는 항상 외국에게 가져다 바치는데. 이런 부분이 어서 고쳐졌으면 싶다.)

(한국 경제의 기초가 단단하다고? 일본 경제에 종속이 되어 있는 한국 경제나 제대로 고치고나서 그런 소리를 하든가.)

(미네르바가 괜히 지방 사립대 다니면 당장 때려치고 일본어나 지나어를 배우라고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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