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병, 구타,질책 시달리다 현실 도피하려 수류탄 터뜨려

전남대 작성일 08.11.29 14: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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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9일(토) 3:04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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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상 누워 구석향해 던져… 소초장 구속 사단장 보직해임

강원 철원군 육군 모 부대의 최전방 감시소초(GP) 내무반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사건은 고립된 GP 근무환경과 선임병들의 잦은 질책을 견디지 못한 황모(20) 이병이 계획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육군 수사본부에 따르면 황 이병은 “추운 날씨에 제대로 못 쉬고 경계근무와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였고, 이를 외부에 알려 현실에서 도피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황 이병은 또 평소 동기인 이모 이병이 선임병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과 달리 자신은 동작이 느리고 근무수칙을 암기하지 못해 자주 질책을 받아 질투심과 열등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황 이병은 한 선임병에게 구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결과 황 이병은 22일 오후 10시 반경 외곽 소초의 경계근무를 마치고 상황실에 들러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간이 탄약상자에서 수류탄 1발을 훔친 뒤 내무실로 와 동료 병사들이 잠들자 23일 오전 1시 48분경 수류탄을 내무실 바닥에 던져 터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황 이병은 “수류탄의 살상반경을 15m가 아닌 5m로 잘못 알고 있었다”며 “수류탄을 빨래건조대와 총기함이 있는 내무실 구석 방향으로 던지면 터져도 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수사본부는 전했다.

육군은 황 이병에 대해 군용물 절도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사고 GP의 허술한 탄약관리와 경계근무 실태가 드러남에 따라 소초장과 부소초장을 명령 위반죄로 구속하는 한편 지휘 책임을 물어 대대장과 연대장, 사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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