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째서 그는 지금 사과를 한 걸까?
북이 위성을 쏘고 장자연리스트가 난리가 나고
수많은 뉴스들이 박연차 정도는 사뿐히 덮어줄 수 있는 이런 타이밍에?
무려 1년. 혹자들의 말 대로라면 뒤집어 까서 멍석을 털고 털어도 안나오는 연관성을
스스로가 입증했다.
왜? 단지 박연차 리스트 때문에?
2. 위의 '왜?'로 돌아가서,
사과의 원인은 측근인사가 뒤집어 쓸까봐 그랬다는 것이다.
혹자들의 말대로라면 집사람이 차용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1년이나 버텼고,
심지어 사저까지 지어 봉하궁전이란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 살면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 정도 배짱과 철면피의 인간이, 더러운 돈으로 사저 지어 사람들 환호성 속에서 이미지 구축하는 인간이,
단지 측근인사가 뒤집어 쓰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사과했다고 할 수 있는가?
인간의 욕망을 우습게 볼 일도 아니고,
정계가 그렇게 무른 동네는 아니며, 배신과 배반은 떡먹듯이 해대는 족속들이다.
그것을 관점의 차이 등으로 무마하는 것일뿐.
3. 그렇기 때문의 개나라당의 움찔대는 후각에 관한 뉴스가 웃기면서도
일견 그럴싸한 건 이런데 있다.
노무현은 개나라당의 개같은 족속들이
오만가지 개뻘짓거리를 해댔는데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승기를 잡은 사람이다.
그건 단순한 정치력은 아니다.
단지 이미지 따위만으로 대통령이 될 지경의 땅이 우리나라라면,
이인제는 박정희 외견을 닮았다는 것만으로 바로 대통령이 되었어야 할 거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그를 지지한 사람들이 있었으나 현실은 시궁창)
------------------개인적 추측.
만약 그렇다면 노무현의 지금 행보는 일종의 십자가 지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박연차 리스트가 정재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커넥션의 일각이라면,
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든 이는 정계에 대한 거대한 불신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고,
정계 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후의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병박이 당선 당시의 투표율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 얼마 되지도 않은 투표율에서 표를 던진 많은 사람들이 단지,
갱제라는 말 때문에 그냥 얼레벌레 넘어갔다.
그리고 그 뒤에는 크게 재미를 못보던 중산층들의 앞뒤없는 반감이 있었다.
혼탁한 상황에서 십자가 지기가, 누군가가 공적이 되는게
가장 상황을 풀어가는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선수를 친 마당에서는 공적은 그렇다 쳐도,
어느 정도의 동정까지 획득할 수도 있다.
개나라당의 걱정대로라면, 개나라당은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노무현을 이제까지 씹어왔던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하게 될 수도 있다.
왜냐고?
순교를 시킬 순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