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이 자살 위조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맥락인데요
1) 자살이긴 한데 유서가 날조된 것이 아니냐,
2) 유서 날조를 포함하여 아예 자살이 아닌 타살인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로
a) 컴퓨터 파일로 작성된 유서가 미심적으며
b) 경호원 1인이 대동한 것 역시 수상하고
c) 과연 자살을 생각할 만 한 상황이었을까 라는 의문
d) 정부가 서둘러 자살로 사건을 종결짓고 있다는 것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의 경우 그런 의혹 제기를 할 개연성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처음 유서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저 역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증 받은 유서와 형식과 절차가 생략되어 있으므로 그런 의혹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국의 전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자신의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를
제3자에게 보인다거나 나아가서 공증 받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어쩌면 생을 마감한다는 다분히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상황 하에서
유서는 꼭 자필로 써야한다는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작성된 유서를 발견한 제3자가 수정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검증해봐야 할 필요는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2)의 경우에 대한 의혹은 반드시 충분한 개연성을 바탕으로 제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타살이라 할 경우 타살의 주체가 누구인지와 그로 인해 어떤 이득 또는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아마 타살론을 제기하는 분들은 우선 정치적 반대세력을 지목하시는 듯 합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현재는 물론 서거 이전의 상황으로 미루어보건데
노 전대통령의 죽음으로 이득을 볼 것이 없습니다.
물론, 혹자는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 하지만
무혐의로 인한 정치적 손실이 사망으로 인한 반감에 의한 손실보다 적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모든 사건에는 그 배경과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타살이라 함은, 특히 이미 공공연하게 지목받고 있는 반대 세력에 의한 타살은
실패 했을 경우나 그 행위가 밝혀졌을 때 그들이 받을 충격을 상회하고도 남을
확실한 이익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감정적인 돌출행동일 것인데, 나름 정치의 베테랑들이라는
사람들이 자살이라 해도 대번에 타살 의혹이 번져갈 것이 뻔한 것을 알고도
그런 짓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이휘소 박사 사망 같은 사건을 거론하며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과거와 달리 정치권과 정권에 내부에 (그들의 표현대로) "빨대"가 있기에
어설픈 연기나 정보차단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구태의연한 방법이 먹힐 때가 아닙니다.
물론 그분의 자살을 반겨할 이도 없거니와 그 상심이 큰 것은 이해합니다만,
명확한 타당성이나 근거가 수반되지 않는 감정적인 추측은 촛불시위 때에 봤듯이
반대 정치세력과 견찰들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추모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폭도 내지는 적화통일 세력으로 몰아가는 빌비를 제공하게될 것입니다.
그런 생각이 없는 대다수의 분들에게는 불필요한 글이겠으나,
행여라도 필요 이상의 추측을 하시는 분들이 단 한분이라도 있을까
걱정되어 끄적여 봅니다.
더 이상 그 분의 가슴아픈 선택이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발전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무더위에도 많은 조문객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는 분들은 마음속으로라도 함께 조문하셨을테니
그분도 고마워하시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퇴근 후에 잠시 들려봐야겠네요...
점심 시간을 쪼개서 쓰다보니 두서없게 됐습니다. 다소 생략된 내용이 있더라도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