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신세한탄을 하시더니 갑자기 덥석 내 손에 흰 봉투를 쥐어줬다. 그리고 하는 말.
"<조선일보> 1년만 봐줘요."
'<조선일보>는 안 되는데'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순식간에 이름 묻고 하더니 봉투를 꼭 쥐어주고 가셨다. 5만 원짜리 상품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후 1년, 어찌어찌 봐 보려고 애를 써봤으나 보면 울화통이 터져 봐줄 수가 없었다. 1년 되자마자 끊겠다고 도저히 못 봐주겠다고 통사정을 했다. 그랬더니 아저씨는 더 애절한 목소리로 그럼 경제신문이라도 좀 봐달란다. 서비스 많이 해주겠단다.
그놈의 정 때문에 <한국경제>를 보기로 하고 그 대신 서비스는 받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몇 달을 봤는데 진짜 볼 게 너무 없었다(얼마 전 우리 아들 초등학교 입학식에 갔더니 그 <조선일보> 아저씨가 어린이 신문을 공짜로 넣어주겠다며 교문 앞에서 판촉 중이셨는데 맘이 짠했다).
<중앙>이 쓰는 노무현 기사... 피가 거꾸로 솟는다
▲ 17일 오전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앞에서 민생민주국민회의(준) 주최로 '조중동 불법경품'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권우성 조중동 불법경품 그러던 중 전화가 한 통 왔는데, 이번엔 <중앙일보>라고 한다. 신문 판촉 정말 '징하다'. 본사라고 하면서 1년 보면 올해 공짜로 넣어주고, 상품권도 주고 <이코노미스트>, <여성중앙>도 1년 동안 공짜로 넣어주겠단다.
어차피 종이신문은 문화·연예·스포츠 이런 것만 보니, 요리 좋아하고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나는 <여성중앙>에 혹해서 보기로 했다. 그리고 상담사가 지국과는 상관없이 자기가 담당자라며 이름을 문자로 보내왔다. 그날 <조선일보>에 전화해서 끊는다고 말했다. 서비스 받은 거 없으니 순순히 끊어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위속에서 뭔가가 계속 올라오는 것 같았다. 덕수궁에 다녀왔는데 분노와 설움이 북받쳤다. 오는 내내 '내 몫을 하리라' 생각했다.
가장 먼저 신문부터 바꾸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으면서도 확실한 일이었다. 바로 <한겨레>를 구독 신청하고, <중앙일보> 콜센터에 전화해서 담당자 이름을 대며 바꿔달라고 했더니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신문 끊겠다고 하고, 며칠 안 봤지만 한 달치 다 계산하겠으니 지로만 우편함에 넣어달라고 말했다.
콜센터 직원은 알았다고 하더니, 담당자의 연락이 곧 가니 기다리란다. 그러나 기다려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매일 아침 현관엔 <중앙일보>가 놓여 있었고, <중앙일보>가 써대는 노 전 대통령의 기사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가 거꾸로 치솟았다.
다시 전화했다. 왜 담당자 연락이 안 오냐고, 신문 넣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고. 돈은 다 주겠다고 따지니, 담당자가 바빠서 그럴 수 있으니 마냥 기다려보란다. 이미 구독취소로 접수는 되어있다면서. 그래서 또 기다렸다.
그러나 계속 연락도 없고, 신문은 계속 왔다. 안 되겠다 싶어 문 앞에 붙였다. '중앙일보 넣지 마세요, 콜센터에 접수되었습니다, 우편함에 지로 넣어주시면 계산하겠습니다'라고. 그래도 계속 온다.
거의 매일 아침 <중앙일보> 콜센터에 전화했다. 내일 아침에 또 넣으면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두고 봐야겠다. 이번엔 끝장을 볼 생각이다. 법에 대해 잘 모르니, 공짜 신문을 받은 것도 죄라면 그 죄 값 받을 생각이다.
내 아들을 조·중·동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게 할 순 없다
▲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회원이 18일 낮 서울 명동에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불법경품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선대식 민언련
지금도 우리 집 앞 인도에서는 <조선일보>·<중앙일보> 아저씨들이 상품권을 흔들며 신문 보라고 "사모님 사모님!" 외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마음에 분노가 계속 쌓여갔다. 그냥 쌓이기만 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를 옹호하는 신문들은 피하고 안 봤다.
그런데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께서 그렇게 가셨다. 거기엔 <조선>·<중앙>·<동아>가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쌓였던 분노가 터졌다. 그리고 내 아들에게 이런 나라, 이런 신문이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 나라에 살게 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만큼 발전한다는 말을 봤다. 그저 내 한 몸 내 가족 눈앞의 것만 보아서는 결국 모두 불행해진다는 걸 많은 사람이 깨달아야 한다.
나는 내 아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애기할 수 있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나 또한 그런 나라에 살고 싶다.
출처 : 구독취소 전화하고 열받은 적 없나요?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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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고고!!!! 망하는 날이 언제쯤일까요??? 조중동은!!!!
그날이 제가 살아 있을때 올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