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hahw님께.
1.
저의 댓글에서 분명히 '소통'에 대한 정의를 말씀드렸습니다.
자세하게 한 번 더 말씀드리자면, 이슈와 정책에 대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관점을 명확한 근거와 팩트로 설명하고 이야기를 주고 받아 정책적 근거로 삼는다는게 소통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도 소통이 안되는 현 상황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그들의 근거가 불명확하고 조작되었으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지적과 관점들이 있는데도 돌아온 것은 강압과 강행뿐이고 지금 현재 모든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디어법은 나경원 의원의 발언에서 그렇게 시급한 일이 아니라는 뉘앙스까지 나왔는데도 국민에 관한 여론조사조차 외면하며 서두르고 있고, 4대강에 관한 부분은 울산 태화강 살리기 사업을 왜곡시켜 들이밀고 있으며, 비정규법에 관한 한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듣지를 않습니다.
합의라도 해보자는 제스쳐의 일환일 뿐 기존입장이 바뀌지 않는데 이야기를 할 게 뭐가 있나요. 이야기를 하자고 먼저 청한 사람들의 태도가 그렇다면 그건 이미 결과없는 시간낭비에 불과할 뿐입니다. 근거도 팩트도 없는 자들의 태도가 그렇다면 그건 강압이고 강행일 뿐이죠.
대통령이든 총리든 간에 현 정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설득력있는 근거가 있다고 한다면 그걸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나오는 모든 지적에 대한 설득 자체가 전무한 실정입니다. 거기에 대한 해명 자체는 얼척없기 짝이 없구요.
그 소통의 역할을 중시하고 역대대통령 중 제일 잘했던 건 님이 안좋게 보는 바로 그 노무현이었습니다. 자기가 말을 하고, 틀렸으면 듣고, 들은대로 또 고치고.
님이 예로 들은 농림부장관의 이야기도 비상식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프랑스 대혁명 때라고 해볼께요. 왕을 없애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보자고 국왕이 나서는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어느 상식에 그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 흥분한 군중들 앞에 나선다는 게 있나요. 영화에서나, 낭만적인 생각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런 똘끼짓을 했단 말이죠. 그건 이성적인 생각보다는 되는대로 일처리를 하겠다는 반증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직접 근거들고 나와서 설득을 하고 소통을 하면 안되나요? 군중 앞에 나서는 것이 아닌 대화로 말이죠. 직접 나서서 명확한 근거와 팩트로 이렇게 해보자고 말하는게 그렇게 고위급 관리들에겐 힘든 일인가요? 그러면서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법해석과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 정당한가요?
2.
hahahaw님은 계속해서 홍보미비 문제를 이야기하셨습니다.
홍보가 안된다면 hahahw님은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근거와 팩트를 제대로 알고 계신단 이야기가 되는 거겠죠. 그렇지 않고서 홍보 문제를 논하신다면, 그것은 그저 님의 입맛에 맞는 막연한 추측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럼 그 근거와 팩트를 이야기하면 되지 굳이 이런저런 감정적으로 심란한 풍경들을 펼쳐놓고 그것을 님의 입맛에만 맞게 재단하면서 분노하실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래서 님에게 극단적이라고 말씀을 드린겁니다. 저도 감정의 함정에 빠진 경험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구요.
전의 비정규직 상정에서의 문제들도 우습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제가 민주당과 노무현의 행적 모두를 찬양하는 자로 님은 잘못 이해하신 것 같은데, 님이 지적한 그 부분을 인정 안하는게 아니에요. 전 그것 때문에 생판 한 번도 안해보던 노조활동까지 해봤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지금의 주요한 논점은 현 정권의 행태에 있는 것이지 지난 정권의 정책적 오류에 있는게 아닙니다. 기습처리된 비정규직 상정 내용은 아시나요? 2년에서 4년으로 정규직 전환의 유예가 되는 겁니다. 개정하려는 실질적인 비정규직법의 이전 내용은 아세요? 칸막이 하나 쳐놓고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 비정규직인 겁니다. 정규직과 같은 내용의 일과 시간을 할애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 비정규직 의존도는 높죠. 법과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풀어보려는 지난한 노력 없이 노동부는 물리적 공간의 분리라는 해괴한 관점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려 했던 겁니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법 자체에 노동부는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노무현 정권때는 덮는 것만 급급하다가 이제는 법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2년에서 4년 정규직 유예가 되는 비정규직법으로 개정한다면서 말이죠. 누가 봐도 상식적이 아닙니다. 원래 나쁜 법을 더 나쁘게 만든다는데 누가 동의합니까? 그것도 그 때는 조용하다 이제 와서 법이 잘못되었다면서 그러는 행태를.
3.
마지막으로, 님의 맘에 안들든 들든, 이해를 하건 하지 못하건 간에 정치와 정치인의 태생은 원래 그런 겁니다.
일반인들도 그런 입장 취하는 거야 다반사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계속 분노하신다면야 별 말씀은 안 드릴께요.
다만 김대중 정부에 대한 님의 지적과 분노는 정당한 팩트와 근거의 면이 있습니다.
아시죠? 그럼 그 정당한 면을 끌어오면 되는 겁니다. 또 그것으로 부분과 전체를 혼동하는 오류도 없이요.
보수논객 중에 이걸 잘하고 있는 사람이 전원책이라는 사람이란 것도 말씀드려봅니다.
각자의 입장이 있는 시위대와 전경의 이야기라든가 하는 불명확한 입장차의 이야기를 논점으로 삼지 마시구요.
(솔직히 그 시위이야기는 시작하면 끝도 없이 이어질 겁니다. 결국은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나게 되죠. 그리고 다음 이슈에서 또 되풀이. 낭비 아닌가요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