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수사를 .....

owenfan 작성일 09.07.09 10: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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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수사를...

 

지난 7월5일 늦은 6시경 사복경찰에 강제로 연행되었다 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수사를 받고,

어제 저녁에 불구속 기소되어 나왔습니다.

 

그간 수없이 많이 지지해 주시고 힘써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참 많이 놀랐습니다.

처음에 잡혔을때는 정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소환장이 발부된 상태도 아니었고,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도주중이지도 않았습니다. 느닷없이 나타나서는 거칠게 수갑을 채우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라는 말 한마디에 끌려갔습니다.

 

대게 관할 경찰서로 가는것이 보통이지만 어딘지 모르는 구석길로 자꾸만 들어갔습니다.

순간 불안이 엄습했습니다.

 

어느 빌딩앞에 멈춰서더니 문을 관리하는 의경이 우리를 확인하고 거대한 검은 철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홍제동 대공분실이었습니다. 오층 높이의 빨간벽돌로 지어진 빌딩 주변에는 5미터 이상의 높은 담과 철조망이 쳐 져 있었습니다. 일층은 보통 빌딩의 내부였습니다. 이때까지 저는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습니다.

순간 납치범에게 끌려온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삼층으로 올라가니 경찰청 마크의 유리문이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납치범에게 납치된것이 아니라

경찰에게 끌려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제가 들어간 곳은 제2조사실이었습니다. 이곳도 제게는 공포였습니다. 온통 하얀색 방에 안쪽에는 공개된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세면대와 양변기가 있었습니다.

과거 교과서, 영화에서만 보던 수사실이었습니다. 여기서 고문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덜컥 겁이 났습니다.

 

형사의 말로는 이곳은 대검찰청 소속의 보안수사대라고 자신은 저의 수사팀을 맡았다고 합니다.

혐의는 집회시위에관한 법률위반, 도로교통법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였습니다.

 

이때부터 근 이틀간 집요한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소지하고 있었던 모든 물품을 압수당하고 하나하나 체크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 USB, 휴대폰을 압수 당했습니다.

 

수사가 시작되고 저는 엄청난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가 집회현장에 있었던 사진을 모두 체증하여 확대시켜 문서화되어있었고,

저의 휴대폰 발신 기지국을 추적하여 몇시몇분 어디서 누구에게 발신했는지 하나하나 보고서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터넷에 게제한 모든 글, 이메일을 다 뒤져서 정리해 놓았습니다.

저에 관한 수사 보고서가 제 허리까지 올만큼 수천페이지화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수사하기위해 보안수사관 5~7명이 배치되어 근 서너달간 집중 수사하고

근 한달간은 미행을 했었다고 합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그렇게 할일이 없던가요? 저라는 사람을 수사하기 위해 한달에 몇백만원씩 월급받는 형사를 수명 배치할 정도로 할일이 없던가요? 대한민국 국민에 한 사람으로써 엄청나게 분개하고 정권에대한 불신이 극도로 달았습니다.

 

수사기 시작되고 2008년 5월 광우병 촛불집회 관련 20여 집회에 대한 집중 수사,

2009년 용산 집회 관련 5회 사건 수사

대전 화물노동자 파업 집회 수사

5월29~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집회 수사

6월10일 610 항쟁 기념 집회 수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엄청난 체증과 휴대폰 발신 추적은 너무나 황당했지만 집회에 참석했다라는 것을 확신하고 수사를 했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위의 수십가지 집회에 관해 근 100여페이지 가량의 조서가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집회에 대한 기물파손을 저에게 뒤집어 씌우려하고, 사회분란을 조장하였다는 명목이 너무나 어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총학생회장이 되기위해 광우병집회를 조직하고 단체를 결성하지 않았느냐 하는 어처구나 없는 수사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막나가는 이명박 정부였습니다.

 

밖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언론에서 취재하고, 학교의 친구들과 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 아버지가 많이 놀라셨습니다. 아들이 살인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잡아가도 되냐고 저를 만나서 눈물을 비추기도 하셨습니다. 이리저리 국회의원과 검찰청에 연락도 해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들려온 답변은 이 사건은 청와대 치안부 관할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이틀만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주신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루만에 백여명이 모이고, 부당한 연행과 수사를 언론에서 알려주었기 때문에 그들도 저를 더이상

붙잡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한 재판과 이후 혐의에대한 추가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완전히 혐의가 풀린것은 아닙니다. 또 무엇을 만들어 낼런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더욱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합니다.

저의 사건을 계기로 더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일어서야만 됩니다.

저를 구해주십시요. 아니 우리 모두를 구해주십시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모두가 피해자 입니다.

 

내 휴대폰이 추적당하고, 내 이메일이 강제 수사되고, 내가 인터넷에 게제한 모든 글들이 파헤쳐저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냅니다.

 

더욱 강력하게 투쟁해서 이 공안정권을 분쇄합시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립시다.

 

7월10일 늦은 3시반 제가 다니는 건국대학교에서 대학생 대표자 기습 연행 규탄! 공안정권 분쇄 대학생대회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모입시다. 우리의 힘으로 이 공안탄압을 분쇄합시다.

저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아니 우리 민중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우리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투쟁합시다.

 

풀려나고 여러 마음이 복잡합니다. 가슴아프셨을 부모님, 정말 고생많았던 주변 친구들..

앞으로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저를 석방시키기 위해 노력한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그간 충격을 씻고 다시 기운차려 7월10일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 민족건대 42대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하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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