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의 진실](3) 자연과 문화가 사라진다
ㆍ세계적 명소 경관 해치고 인공구조물 채운다
지난 20일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오랜 장마가 잠시 주춤한 덕인지 관광객이 북적였다.
부용대 앞에서 하회마을을 바라보던 관광객들은 강과 건너편 모래톱, 마을이 어우러져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서애 유성룡 선생이 하회마을 앞 옥연서당에서 이를 바라보며 국보 132호인 징비록을 썼다는
안내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하회마을은 세계적인 명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될 수 있는 예비목록인 잠정목록에 올라
공식 지정을 앞두고 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조지 H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적 인사들이 방문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옛 문화를 체험했다. 이런 하회마을이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마을 바로 앞에 강을 가로지르는 3m 높이의 보(洑)를 세울 계획이기 때문이다.
‘하회보’라는 이름의 이 보가 들어설 곳은 하회마을 앞 나루터에서 옥연정사를 잇는 하회마을의 중요한 지역이다.
보로 인해 경관이 훼손될 것은 뻔하다.
여기에 천연기념물인 만송정과 모래톱까지 위태롭게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안동시민연대 최윤환 집행위원장은 “이런 곳에 보를 세울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청에서는 하회보 설치 계획이 알려진 뒤 그 위치를 경암정과 나루터 사이라고 말하는 등 혼선도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하회보의 존재를 밝히지 않았다.
이후 그 존재가 알려지자 지자체의 건의를 받아 물놀이 등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만든다고 해명했다.
또 고무로 만드는 ‘고무보’인데다 규모가 작고, 평소에는 수면 아래에 잠겨 있기 때문에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으며
모래톱도 안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지금 현재 안동시내 낙동강에 설치된 고무보를 보면,
보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우도록 돼 있다”며 “강의 흐름과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1300년의 전통을 가진 가야진용신제(伽倻津龍神祭)를 지내는 제례공간인
경남 양산 ‘가야진사(伽倻津祠)’도 4대강 정비사업으로 수몰될 위기에 처했다.
양산시 원동면 일대 122만5000㎡를 준설해 강폭을 넓히기 위한 설계작업을 추진 중으로,
공사가 진행되면 낙동강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2006년 가야진사 인근에 10억여원을 들여 건립한
가야진용신제 전수관도 건립 3년 만에 수몰로 무용지물이 될 처지다.
4대강 사업으로 문화유산의 파괴가 얼마나 될지는 파악조차 힘들다.
문화재청은 사업 예정지역에 1482곳의 문화재 분포지가 있다고 집계했지만 이마저도 축소 조사 의혹이 일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이 강행되면 남한강 일대에서만 부라우 나루터를 비롯한 절경과
아직 발굴되지 못한 선사유적지 등이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4대강 정비사업은 문화유산과 자연 대신 자전거길과 체육시설 등 인공구조물로 강을 채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강을 살리기 위해 4대강 사업을 한다고 말하지만
직접 둘러본 한강과 낙동강은 정반대의 결과를 예상케 하고 있다. 경남 함안군의 함안보 예정지.
강길은 물론 도로변에서도 전형적인 모래하천인 낙동강의 특성을 보여주는
모래톱과 하중도(강물의 흐름이 느려지거나 방향이 바뀜에 따라 강 가운데 생기는 퇴적지형)를 쉽게 볼 수 있다.
함안보 예정지에서 창녕군 남지 쪽으로 차를 몰고 가다보면 강 건너편으로 하안단구의 모습도 나타난다.
하안단구는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거의 같은 높이의 평탄한 모래절벽이다.
우리나라 최대 하안단구 밀집지 중의 하나인 이 일대는 그것만으로도 볼거리였다.
이런 강의 모습이 4대강 사업으로 어떻게 파괴될지는 강천보 건설이 예정된 경기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인근
이호제방공사 현장이 잘 보여줬다.
갈대와 버드나무 군락이 있는 습지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강변의
반대편으로 회색의 콘트리트 호안블록이 설치돼 있는 장면은 4대강 사업이 자연을 죽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낙동강의 경우 모래톱, 하중도, 하안단구 등이 강의 자연스러운 생태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면서 “이렇게 살아 숨쉬는 강을 죽었다고 말하면서 파헤쳐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낙동강에 세울 10개의 보 중 11m가 넘는 대형보가 8개이다. 또 4대강 전체 준설량의 70% 이상이 낙동강에서 이뤄진다.
박 교수는 “모래하천인 낙동강에서 정부가 발표한 4대강 사업의 효과를 보려면 물길을 고정시키는
각종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이는 낙동강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본 모습을 죽이는 사업”
이라고 말했다.
<여주·안동·함안 |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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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피디수첩을 보고있자니 정말 처음부터 '왜??'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위험부담도 너무 클 뿐더러 자연경관이나 그들이 말하는 홍수 가뭄 예방에 좋을리 없는 사업인데
도대체 왜하는거지라는 의문밖에 안들더군요
더군다나 안동하회마을 수몰에 관해선 정부가 반발을 예상했는지 입도 뻥긋 안하고..저도 인터넷서핑하다 알았네요::
정말 놀라울 따름....충격적이네요.
기사는 7월에 이미 나온거고
링크는 여기>>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7211825005&code=920100
출처 :소울드레서 (SoulDresser) 원문보기▶ 글쓴이 : 먼지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