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170만원 내논 '가난한 기부천사' 화제

쿠라라네 작성일 09.12.17 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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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170만원 내논 '가난한 기부천사' 화제

 

[광주=뉴시스] 안현주 기자 = 전재산이라곤 영구임대아파트 보증금 172만원과 몸뚱이가 전부.

이마저도 부질없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어놓은 '가난한 기부천사'의 선행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전남지역 1호 유산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이래인씨(62).
이씨의 기부가 남다른 것은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뒤로 하고,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본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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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지내는 그는 매달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40여만원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리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왼팔까지 잃어 혼자서는 음식도 못해먹는 처지지만, 매일 성당과 복지시설을 돌며 자신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의 삶을 살아가던 이씨가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임대보증금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3월.

모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모아온 수억원의 재산을 기부한 시장 할머니의 이야기를 접한 직후다.

"쥐꼬리만한 보증금도 받아줄까? 어느 단체에 물어봐야 하나?"
고민하던 이씨는 평소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을 보살펴 주던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떠올렸다.

"유산을 기부할 수 있다는데, 보잘 것 없는 제 것도 가능할까요?" 이씨는 공동모금회가 펼치고 있는 '행복한 유산 기부 캠페인' 참여방법에 대해 물었다.

이씨는 상담을 거쳐 자신의 아파트 임대보증금을 모두 내놓기로 서약했다.
공증을 거친 결과 임대보증금 총액은 172만3400원. 남에게 조금도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몇만원 안 되는 공증비용까지 모두 본인이 부담했다.

이씨는 광주·전남지역 첫번째 유산 기부자이자, 유일한 기부자다. 캠페인을 펼친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유산 기부자가 나오지 않고있다. 그의 기부가 빛나는 이유다.

그는 이미 자신의 시신도 기부한 상태다. 아낌없이 봉사하고, 미련없이 떠나겠다는 '가난한 기부천사'의 따뜻한 마음이다.

이씨의 선행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나눔·봉사 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해 이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도 했다.

공동모금회 장순희 모금팀 차장은 요즘에도 생활비를 한푼두푼 모아 종종 사무실을 찾고 있는 이씨를 '가진 물질은 없어도, 마음에서 오는 행복을 아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장 차장은 "이씨처럼 어려운 처지에도 이웃을 돕는 따뜻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설명이 모자라는 것 같다"며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기부금이 아닌 '시대의 생각'을 모금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2월 15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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